청소년 절도범 신고한 찜질방 과징금 부과 잘못

서울행정법원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피해 훨씬 커 위법” 기사입력:2008-04-14 10:07:39
찜질방 청소년 출입제한시간대인 새벽에 물건을 훔치려는 청소년을 적발한 경우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할까. 만약 신고하면 관할 구청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게 되는 상황이다.

현행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은 24시간 찜질방 업자로 하여금 오후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보호자와 동반하지 않은 청소년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신고가 망설여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고를 해도 된다. 이런 경우 구청의 행정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중림동에서 대형 찜질방을 운영하는 (주)S물산은 지난해 4월16일 오후 6시30분에 입실한 청소년인 A(16·여)양과 B(16·여)양에 대해 출입제한시간 이후 퇴실조치를 취하지 않고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머무르게 했다는 이유로 관할구청으로부터 영업정지 10일에 갈음하는 과징금 213만원을 부과 받았다.

이 찜질방이 과징금을 받게 된 경위는 이렇다. 먼저 찜질방은 지하1층에 지상5층 규모의 건물로 사우나 시설 외에 식당, 게임방 등 휴게시설과 영화방, 세미나실, 노래방 등 오락시설과 불한증막, 황토불가마 등 찜질시설 등 약 400평 규모의 남녀 수면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청소년인 A양과 B양은 이날 주간이용표를 구매해 찜질방에 입장했는데, 이들은 학교를 그만 둔 상태였고, 파마머리에 짙은 화장을 했으며 높은 구두를 신고 있어 성인여성과 구별이 쉽지 않았다.

한편 찜질방 출입구에는 보호자와 동반하지 않은 청소년은 오후 10시부터 퇴거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게시돼 있었고, 또한 찜질방 측은 매일 오후 9시30분부터 10시 사이에 청소년들은 자발적으로 귀가해야 한다는 취지의 안내방송을 실시한 후 소속 직원들로 하여금 순찰을 실시해 왔다.

그런데 A양과 B양은 4월17일 새벽 6시30분께 여자탈의실에서 다른 고객의 물건을 훔치다 적발됐다. 이에 짐찔방 측은 이들을 경찰에 인계했고, 이들은 당시 화장을 짙게 한 상태인 데다가 매우 성숙한 외모를 가져 경찰도 청소년임을 쉽게 알 수 없었다.

이들은 조사결과 잘 곳이 없어 찜질방에 갔는데, 들어간 직후부터 계속 잠을 자다가 새벽 4시경에 일어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찜질방 측은 “이들은 매우 성숙한 외모를 가졌으며, 찜질방은 매우 규모가 커서 절도할 목적으로 숨어 있는 경우 발견하기가 쉽지 않고, 또한 이 사건 규정은 청소년의 범죄예방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특수절도범을 경찰에 인계한 신고정신은 장려돼야 하며, 범죄신고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도 과징금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성지용 부장판사)는 4월3일 찜질방을 운영하는 S물산이 서울 중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과징금 213만원 부과를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양과 B양이 청소년의 출입이 가능한 시간인 오후 6시30분에 정상적으로 입장했고, 찜질방에서 잠을 하기 위해 들어온 것으로 보이며, 이들이 짙은 화장을 한 상태에서 수면실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경우 성인 여성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원고는 매일 밤 청소년에 대한 출입제한시간이 시작되기 30분전부터 관련 안내방송을 해왔고, 직원들에게 순찰을 돌게 하는 등 나름대로 규정을 준수하려고 노려해 온 점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 찜질방이 다양한 위락시설로 구성된 대규모 시설인 점, 과징금 부과 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하면 과징금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원고의 피해가 훨씬 커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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