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나와 헤어지면 몸에 불을 붙이겠다”고 말하는 여자친구의 옛 애인에게 “그럼 죽어봐”라고 말하며 라이터를 던져 준 새 남자친구에게 법원이 자살방조의 책임을 물어 법정 구속했다.
박OO(26)씨는 여자친구인 오OO씨와 지난해 3월 헤어졌으나, 오씨를 잊지 못해 여러 차례 오씨를 찾아가 “나와 헤어지면 네 앞에서 죽겠다”는 말을 했다.
오씨의 새로운 남자친구인 장OO(30)씨도 이런 사실을 알게 돼 오씨와 함께 박씨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25일 새벽 3시 30분경 박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휘발유를 준비해 PC방에 있던 오씨를 근처 놀이터로 불러낸 뒤 “너 보는 앞에서 죽을 테니까 평생 후회하며 살아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씨가 아랑고하지 않고 그냥 PC방으로 들어가자, 화가 난 박씨는 휘발유를 몸에 끼얹고 PC방에 오씨와 함께 있던 장씨를 찾아갔다. 강한 휘발유 냄새에 PC방 주인이 경찰에 신고를 하자, 장씨와 오씨는 PC방에서 나와 승용차에 탔다.
이 때 박씨는 차를 막아서며 “오OO이 차에서 내리자 않으면 보는 앞에서 죽어 버리겠다. 정말 몸에 불을 붙이겠다”고 말했다.
장씨는 현장을 떠나려고 차를 후진하려 했다. 그런데도 박씨가 계속 따라붙자, 화가 난 장씨는 “그럼, 그냥 죽어라. 죽을 테면 죽어봐”라고 말하며, 창문을 열고 라이터를 던져줬다.
잠시 망설이던 박씨는 라이터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고, 결국 화염 화상으로 인해 중상을 입은 박씨는 지난해 12월 사망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자살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자, 장씨는 “피해자에게 라이터를 건넨 것은 사실이지만 분신 자살할 것을 예상할 수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조현일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장씨의 자살방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여러 차례 자살의사를 표시했던 피해자가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있어 분신자살을 할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자살을 충동질하는 언사를 하고, 분신에 이용될 수 있는 라이터를 건네준 것은 자살방조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다”며 “결국 이로 인해 피해자가 자살에 이르게 한 것으로 죄질과 범정이 매우 중하다”고 판시했다.
또 “그럼에도 피해자의 유족에 대해 사죄나 피해 변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이 충분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분신하겠다는 사람에게 라이터 줘 법정구속
서울서부지법 “죄질과 범정 매우 중해…징역 1년” 기사입력:2008-04-04 11: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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