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진행 중 법원의 조정과 화해권고를 통해 이혼에 어느 정도 합의를 본 상태에서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면 간통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A(44·여)씨는 1989년 6월 B씨와 결혼해 슬하에 삼 남매를 두었지만 2005년 5월 남편으로부터 흉기로 위협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A씨는 남편을 상대로 주거에서 100m 접근금지를 명하는 법원의 임시조치결정을 받아내면서 그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별거에 들어갔다.
이후 2005년 12월 A씨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청구, 친권행사 및 양육자 지정, 위자료 5000만원 및 재산분할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남편 B씨는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혼인 파탄은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저녁부터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돌아다니는 아내의 방탕한 생활과 남편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아내와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점은 인정하지만, 친권행사 및 양육자 지정청구는 아이들의 의사에 따라야 하고, 위자료는 자신이 받아야 하며, 아내가 6200만원을 갖고 갔으므로 재산분할청구는 응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2006년 3월 B씨는 “아내와 이혼하고, 자녀들에 대한 친권행사 및 양육권자로 자신을 지정하며, 아내는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는 포기한다”는 내용의 조정조항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부산지법 가정지원은 B씨의 조정조항에 남편이 아이들을 대학교까지 책임지고 교육한다는 내용을 추가해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006년 5월 재산분할청구를 2억원까지 확장하고, 양육비를 추가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해 이혼이 성립되지 않았다.
때마침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고 있는 B씨는 아내를 미행하다가 2006년 7월3일 오후 11시경 부산 초읍동에 있는 한 공원 주차장에서 아내가 다른 남자와 간통을 하는 불륜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이에 B씨는 아내와 불륜 상대남자 C(44)씨를 간통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해 4월 1심인 부산지법은 A씨와 C씨에 대해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간통을 했더라도 그 이전에 남편과 이혼 의사의 명백한 합치가 있었고, 그 합의 속에는 간통에 대한 종용의 의사표시가 포함돼 있는 만큼 남편의 간통 고소는 부적법하다”며 항소했다.
한편 A씨와 B씨는 지난해 12월 법원의 조정으로 이혼을 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박용표 부장판사)는 간통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1심 판결을 깨고, 무죄 취지로 공소기각 판결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혼인당사자가 더 이상 혼인관계를 지속할 의사가 없고,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치가 있는 경우, 비록 법률적으로는 혼인관계가 존속하더라도 상대방의 간통에 대한 사전 동의라고 할 수 있는 ‘종용’에 관한 의사표시가 그 합의 속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반드시 서면에 의한 합의서가 작성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언행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봐 혼인당사자 쌍방이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었던 사정이 인정되고, 어느 일방의 이혼청구에 상대방이 진정으로 응낙하는 언행을 보이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간통죄는 친고죄로서 배우자가 간통을 종용한 때에는 고소를 할 없다”며 “이 사건의 경우 2006년 3월 이혼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이뤄져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 이후의 간통행위는 결국 남편이 아내의 간통을 종용한 경우에 해당돼 간통 고소는 적법한 고소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은 간통에 대한 공소를 기각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죄로 인정한 것은 간통죄에 있어서 고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는 만큼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밝혔다.
이혼소송 중 배우자 불륜은 ‘간통’ 아니다
항소심 재판부, 유죄 인정한 1심 깨고 공소기각 판결 기사입력:2008-03-26 15: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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