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중개행위 없이 전세계약서만 작성해준 피고(공인중개사)로 인해 대출금 상당 손해를 입었다는 대여금 사건 상고심에서, 피고의 중개상 과실 및 원고 주장 손해사이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새한파트너스대부)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울산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5다220652 판결).
대법원은 피고의 과실이 없고 과실과 원고 주장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인중개사의 주의의무, 과실에 의한 방조로 인한 공동불법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L 등은 가장 임차인을 모집하고 전세계약서 등을 위조한 후 금융기관으로부터 전세보증금 담보 대출을 받는 방법의 대출금 편취 범행을 저질러, 사기죄 등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위 범행의 피해자인 원고는 공인중개사인 피고가 쌍방대리인으로 행세한 L의 말만 믿고 임대인과 임차인을 대면하지 않은 채 전세계약서만 작성해줌으로써 대출금 상당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공동불법행위 손해배상을 구했다.
-1심(울산지방법원 2025. 4. 22. 선고 2024가단127217 판결)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피고가 L 일당의 불법행위에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과정에서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과 원고의 손해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어렵다.
1심 재판부는 위조된 임대차계약서로 1억 원을 대출받은 공동 피고 L은 원고에게 91,231,406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7. 2.부터 2021. 7. 10.까지 연 17.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5%의 각 비율로 계산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는 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는 제1심 공동피고 L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91,231,406원 중 4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7. 11.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 달라며 항소했다. 1심판결 중 제1심 공동피고 L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패소한 B이 항소하지 않아 분리·확정됐다.
-원심(2심 울산지방법원 2025. 11. 19. 선고 2025나10744 판결)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해 1심과 같이 피고의 중개상 과실 및 위 과실 및 원고 주장 손해사이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봤다. 피고가 중개행위 없이 전세계약서만 작성하여 L에게 교부한 행위는 공인중개사법상 공인중개사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이로 인해 실제 거래당사자가 아닌 가장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 담보 대출을 실행한 원고가 대출금 상당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L 등의 대출금 편취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방조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피고가 작성해준 전세계약서상 권리의무관계를 진실한 것으로 믿고 가장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 담보 대출을 실행한 원고의 손해는,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공인중개사가 자신의 중개로 부동산거래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음에도 부동산거래에 관한 계약서를 작성하여 실제의 거래당사자가 아닌 사람에게 교부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서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3항, 제4항, 제26조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L이 소지한 임대인 도장은 인감도장이 아니고, L이 피고에게 임대인으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았음을 증빙할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했다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아 피고가 L의 대리권 확인을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전세계약서의 임대인란 및 임차인란에는 대리인 기재가 없고, 마치 계약당사자 본인들이 직접 계약서를 작성한 것처럼 서명, 날인이 되어있다.
한편 L이 피고에게 임대인의 실제 개인 정보를 제공한 점, 전세계약서상 임대인 계좌로 보증금이 입금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도 L 일당의 조직적·계획적 범행에 속아 전세계약서를 작성해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사정만으로 피고에게 과실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다만 이를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제한 사유로 볼 여지가 있을 뿐이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중개행위 없이 전세계약서만 작성해준 공인중개사 손배책임 부정 원심 파기환송
전세계약서만 작성·교부한 행위는 주의의무 위반…원고가 대출금 상당 손해 입어 기사입력:2026-07-2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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