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노출한 건 네 선택이잖아"... '온라인 괴롭힘' 정당화하는 SNS 댓글들

[크라임렌즈] SNS에 드러난 '질투와 혐오의 범죄'… 인플루언서 괴롭힘 실태 스페인 연구가 밝힌 인플루언서 대상 온라인 폭력의 구조 기사입력:2025-06-20 10:05:23
- 스페인 인플루언서 76명 중 70% 이상이 온라인 괴롭힘 경험… 스토킹성 메시지·음란물 전송 등 심각
- "사생활 노출한 건 네 탓"이라며 가해 정당화… "삶을 팔아 돈 번다" 질투와 혐오 드러내
- 사이버 공간서 '이상적 피해자' 인정받지 못해… 온라인 괴롭힘 범죄 인식 개선 시급

SNS는 이제 일상 속 깊숙이 자리 잡았습니다. SNS 활동이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괴롭힘과 폭력 노출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이용자를 해치거나 불쾌하게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행되는 행동을 '온라인 괴롭힘(Online Harassment)'이라 합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성인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1%가 어떤 형태로든 온라인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조차도 이를 범죄가 아닌 SNS의 일상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아, 온라인 괴롭힘이 그만큼 보편화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인스타그램(Instagram)을 중심으로 한 SNS 환경은 혐오, 유해한 소통, 괴롭힘이 확산되기 쉬운 구조를 지닙니다. 이에 따라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괴롭힘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페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European Journal of Criminal Policy and Research>에 게재되었는데, 이 연구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사이버 괴롭힘의 유형, 영향, 정당화 논리, 피해자의 반응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실증적 연구입니다.

다음은 Valenzuela‑Garcia와 연구진(2023)의 'Too lucky to be a victim? An exploratory study of online harassment and hate messages faced by social media influencers' 연구의 주요 내용입니다.

스페인의 한 연구에 따르면, 70% 이상의 인플루언서가 온라인 괴롭힘을 경험하며, 모욕과 스토킹성 메시지가 주요 유형으로 나타났다. 이는 질투와 사회적 편견에서 비롯된 정당화 논리로 이어져 피해자 지원이 약화되고 있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디자인팀

스페인의 한 연구에 따르면, 70% 이상의 인플루언서가 온라인 괴롭힘을 경험하며, 모욕과 스토킹성 메시지가 주요 유형으로 나타났다. 이는 질투와 사회적 편견에서 비롯된 정당화 논리로 이어져 피해자 지원이 약화되고 있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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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대상, 자신의 피해 경험 조사... 모욕, 음란물, 스토킹성 메시지까지 다양

연구진은 스페인 내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지난 1년간 괴롭힘 경험을 설문조사했다. 조사에 참여한 인플루언서는 총 76명으로, 팔로워 수 기준으로는 나노(nano) 인플루언서(5,000 - 10,000명)가 25%, 마이크로(micro) 인플루언서(10,001 - 50,000명)가 39.5%, 메조(meso) 인플루언서(50,001- 500,000명)가 26.3%, 매크로(macro) 인플루언서(500k – 2,500,000)는 7명에 불과했다. 이 중 92.1%가 공개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80.3%는 자신의 실명을 사용하고 있었다. 계정 유형은 라이프스타일(61.6%), 패션(35.6%), 뷰티(24.7%) 분야가 주를 이뤘다.

응답자 중 70% 이상이 온라인 괴롭힘이나 유해한 비난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가장 흔한 괴롭힘 유형은 정체불명의 인물로부터 반복적으로 받은 메시지(76.3%)였으며, 이는 스토킹 범주에 해당한다. 그 외 원치 않는 음란물 전송(75%)과 모욕성 발언(71.1%)도 높은 빈도를 보였다. 반면 해킹이나 사생활 침해는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다.

직업 유형에 따라 괴롭힘 양상도 달랐다. 라이프스타일 계정 운영자의 경우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광고했다'는 비난을 받은 비율이 64.4%에 달했다. 인플루언서를 전업으로 하는 이들 중 65%는 가짜 계정 생성 피해를 경험한 반면, 비전업 인플루언서의 해당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팔로워 수가 많을수록 괴롭힘 강도는 더 높았다. 특히 광고 콘텐츠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비난 메시지, 주목 욕구가 드러나는 댓글, 위협, 모욕 등의 메시지가 많았다. 또한, 젊은 인플루언서일수록 피해 경험 비율이 높았으며, 일상 노출과 콘텐츠 중심 활동이 많은 인플루언서일수록 괴롭힘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괴롭힘이 끼치는 정서적·경제적 영향…"브랜드 협업 포기" 하기도

괴롭힘은 인플루언서의 정신 건강과 직업 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 중 49.3%는 피해를 참으려 노력했으나, 분노(33.3%), 우울감(29%), 불안(20.3%) 등을 겪었다. 직업적으로도 타격이 컸다. 89.1%는 브랜드 협업이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포기했고, 19.6%는 실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성별에 따른 반응 차이도 드러났다. 여성 인플루언서는 괴롭힘 후 충격 상태에 빠지는 '정지 상태'를 호소한 반면, 남성은 피해 자체를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경향이 컸다. 경제적 피해도 여성에게만 나타났다. 가장 일반적인 대응 방식은 '무시'(74.2%)였으며, 이어 '가해자에게 직접 대응'(37.9%), '개인정보 노출 줄이기'(31.8%)가 뒤를 이었다. 피해를 주변인에게 공유한 비율은 친구(69.1%), 파트너(54.4%), 가족(48.5%) 순이었다. 여성 인플루언서는 남성보다 증거 수집에 더 적극적이었고(89.5%), 전업 인플루언서일수록 공개 폭로(58.3%) 및 심리 상담 이용(62.5%) 비율도 높았다.

인스타그램 악성 메시지, 질투·편견이 만든 '정당한 처벌' 환상

연구진은 인플루언서 계정에 남겨진 댓글과 포럼 내용을 분석해 괴롭힘 유형을 추가로 분류했다. 대표적 형태는 모욕적이고 굴욕적인 언어를 사용한 댓글로, 이는 주로 외모, 옷차림, 양육 방식 등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여성 인플루언서의 경우 '남성과의 관계로 성취를 설명하려는' 성적 폄하가 두드러졌다.

가해자들은 인플루언서가 사생활을 스스로 노출했기 때문에 비난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거나, 괴롭힘과 비판을 구분하는 논리(예: "비판하는 것과 위협하거나 괴롭히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를 내세워 자신들의 공격을 정당화했다. 이런 혐오 정당화의 배경에는 인플루언서에 대한 질투, 혐오감, 사회적 본보기로서의 부적합성 인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인플루언서를 "삶을 팔아 돈을 번다"는 인식으로 바라봤으며, 이는 부당한 보상에 대한 불만(불평등 회피 이론; inequality aversion)과도 관련된다. 다시 말해, 인플루언서가 받는 비난은 그들이 누리는 특권적 삶의 대가로 간주되는 것이다.

집단적 조롱과 혐오, 정당한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가해 정당화

결과적으로 이 연구는 인플루언서가 사이버 공간에서 '이상적인 피해자(ideal victim: 취약하고 연약한 존재 또는 비난받을 이유가 없거나, 악의적인 세력이나 행위자에 의해 피해를 입는 등의 피해자)'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회는 이들의 피해를 정당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이는 이들에 대한 시기와 경멸, 혐오와 괴롭힘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된다. 개인적 선택(예: 사적인 모습을 노출하는 등)이 지속적으로 비난받고, 괴롭힘은 익명의 다수에 의해 집단적으로 이루어져 도덕적 책임이 분산된다. 이러한 구조는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약화시키고, 2차 피해와 심리적 고립을 유발한다.

온라인 괴롭힘이 사회적 현상으로 보편화되어가는 지금, 인플루언서를 향한 사이버 폭력도 마땅히 범죄로 인식되어야 한다. 대중이 이러한 괴롭힘을 '괴롭힘'으로 인식하지 못할 경우, 예방 프로그램이나 인식 개선 캠페인 역시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밖에 없다.

▶기사 연구논문
Valenzuela‑García, N., Maldonado‑Guzmán, D. J., García‑Pérez, A., & Del‑Real, C., (2023). Too lucky to be a victim? An exploratory study of online harassment and hate messages faced by social media influencers*. European Journal on Criminal Policy and Research, 29*, 397-421.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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