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준號 신보, 투자금 95% 감액하고 대위변제 829억…5년 무회수 824곳 기록은 공란

기사입력:2026-10-15 17:17:45
신용보증기금 강승준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신용보증기금 강승준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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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심준보 기자]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이 보증과 투자를 함께 집행한 기업별 기록에서 투자금의 94.9%를 감액 손실 처리하고, 관련 보증에 대해서도 829억원을 대위변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와 보증이 동시에 부실화한 ‘이중 손실’이다. 여기에 대위변제 이후 5년 이상 회수 실적이 없는 824곳의 자료에는 재산조사 여부만 일괄적으로 기재됐고, 구상권 행사 내용과 미회수 사유는 공란으로 남았다.

지난 14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신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투자 손실과 대위변제 합계는 1347억8000만원에 달했다.

보증연계투자는 신용보증 관계가 성립한 기업에 신보가 주식이나 전환사채 등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제도다. 보증과 투자는 법적으로 별개의 업무지만 같은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을 공유한다. 이번 자료에 나타난 94건의 기업별 기록에서 투자금은 546억4000만원, 감액 손실은 518억6000만원이었다. 투자금 대비 손실률은 94.9%다. 대위변제액은 829억2000만원으로, 해당 기록의 보증금액 1323억원 대비 62.7%에 해당한다. 다만 94건이 서로 다른 고유 기업 94곳을 뜻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투자 손실은 최근 투자분에서도 심각했다. 연도별 자료상 2022년 투자금 36억9900만원과 2023년 투자금 7억9900만원은 각각 전액 감액 처리됐다. 두 해의 투자분 모두 손실률이 100%다. 특히 2023년에는 보증금액이 17억2400만원인데 대위변제액은 17억5700만원으로 집계됐다. 대위변제액이 보증금액을 3300만원 웃돈다. 이자와 비용 등이 포함됐는지 확인해야 하므로 보증 원금을 초과한 금액 자체를 곧바로 이상 거래로 볼 수는 없다. 투자금 전액 감액과 대위변제가 함께 발생한 사례인 만큼, 투자와 보증 심사에서 위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관리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위변제 이후 회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동반 부실 기록의 구상권 회수액은 167억8000만원, 잔액은 327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대위변제액에서 회수액과 잔액을 뺀 금액은 334억3000만원이다. 이 금액이 이미 상각 등으로 정리된 부분이라고 가정하면 투자 감액 손실 518억6000만원을 합친 약 852억9000만원이 사실상 확정 손실에 가까운 규모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제공된 숫자를 이용한 산술적 추정치다. 실제 상각액과 회계상 손실 확정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는 확정 손실로 단정할 수 없다. 잔액 327억1000만원 역시 추가 회수 여부에 따라 최종 손실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더 직접적인 관리 쟁점은 장기 미회수 채권 자료에서 드러난다. 신보가 제출한 자료상 대위변제 후 5년 이상 회수액이 없는 기업은 824곳이며, 관련 대위변제액은 1130억4000만원이다. 한 곳당 평균 약 1억3700만원이다. 해당 자료에는 대표자와 관계인에 대한 재산조사 여부가 모두 ‘여’로 표시됐지만, 구상권을 어떤 방식으로 행사했는지와 회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공란이었다.

재산조사를 했다는 표기만으로 회수 관리가 적정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재산조사 이후 소송이나 지급명령, 압류 등 후속 조치를 진행했는지, 채무자의 재산 상태가 바뀌었는지,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어떤 근거로 관리했는지가 함께 확인돼야 한다. 반대로 제출 자료의 공란이 신보 내부에 기록 자체가 없다는 뜻인지, 국회 제출 과정에서 항목이 누락된 것인지는 구분해야 한다. 현재 확인되는 문제는 824곳의 회수 조치와 미회수 사유를 제출 자료만으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구상채권의 소멸시효 관리 여부도 확인 대상이다. 상사채권에는 원칙적으로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될 수 있지만, 채권의 법적 성격과 개별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재판상 청구나 압류 등 법정 요건을 충족하는 조치가 있었다면 시효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5년 이상 회수 실적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채권이 소멸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장기 미회수 채권에 대해 시효중단 조치가 적절히 이뤄졌는지, 조치 내역을 기록하고 점검하는 절차가 있었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시효 관리가 미흡했다면 회수 가능성이 남아 있던 채권의 권리 행사에 문제가 생겼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보증에서도 부실 관련 지표가 악화했다. 부실금액은 2022년 1조2556억원에서 2025년 2조2991억원으로 83.1% 증가했다. 부실률은 같은 기간 2.0%에서 3.6%로 상승했다. 대위변제액도 2022년 1조1509억원에서 2025년 2조4362억원으로 약 2.12배 늘었고, 대위변제율은 1.9%에서 3.8%로 높아졌다. 2026년 8월까지 대위변제액은 1조6039억원이다. 단순 연환산하면 약 2조4060억원으로 2025년 수준과 비슷하지만, 이는 연말 실적 전망치가 아니라 8개월 실적을 월평균으로 환산한 수치다.

구상권 회수 지표는 부실 확대와 함께 봐야 한다. 신보의 구상권 미회수 잔액은 2026년 8월 기준 8조931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수율은 2022년 3.5%에서 2025년 2.7%로 낮아졌고, 2026년 8월에는 2.9%를 기록했다. 대위변제 이후 회수가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회수 채권이 누적되는 구조다. 최종손실액도 2022년 1조2161억원에서 2025년 1조9135억원으로 57.3% 증가했다. 최종손실액은 출자전환과 채무면제, 매각, 상각 등을 포함한 수치로, 단순 대위변제액과는 구분해야 한다.

부실 증가를 신보의 심사·관리 실패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코로나19 시기 도입된 위기대응 특례보증의 만기와 고금리, 경기 둔화 등 외부 요인이 기업의 상환 능력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환경적 요인이 있더라도 보증과 투자를 함께 집행한 기업의 위험을 합산해 관리했는지, 부실 발생 뒤 구상권 회수와 시효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는 별개의 평가 대상이다.

신보는 업체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보증잔액이 늘어나는 흐름도 보였다. 보증잔액은 2022년 61조3961억원에서 2026년 8월 65조538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증 이용 업체 수는 22만8197곳에서 21만682곳으로 감소했다. 단순 평균으로 계산한 업체당 보증잔액은 약 2억6900만원에서 3억1100만원으로 15.7% 늘었다. 업체 수 감소와 평균 보증잔액 증가는 보증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졌음을 보여주지만, 이 수치만으로 특정 기업에 대한 보증 쏠림이나 위험 집중을 단정할 수는 없다.

신보는 앞서 별도의 관리·심사 문제로도 외부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이 2026년 7월 공개한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1~2025년 예비창업보증 지원액 가운데 전문자격기업 비중은 95.9%였고, 의약계열이 전체 보증 규모의 85.6%를 차지했다. 보증 브로커 의심자의 소개로 업무를 처리하면서 신고 절차를 지키지 않은 팀장급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 요구가 나왔다. 이번 국회 제출 자료의 동반 부실과 장기 미회수 채권 문제는 감사원 지적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사안은 아니지만, 신보의 심사와 사후관리 체계를 각각 점검해야 할 이유를 보여준다.

강승준 이사장은 2026년 3월 취임했다. 따라서 장기간 누적된 투자 부실과 일반보증 부실 증가 전체를 강 이사장 재임 중 발생한 문제로 돌릴 수는 없다. 특히 2016~2021년 투자분의 손실은 해당 시기 투자와 운용 경위를 따로 살펴야 한다. 다만 현 이사장 재임기에 제출된 자료에서 824곳의 구상권 행사 내용과 미회수 사유가 공란으로 남았고, 2026년 8월 기준 대위변제율도 3.8%에 이른 만큼, 현 경영진은 장기 미회수 채권의 기록과 시효 관리 체계를 어떻게 점검하고 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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