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누나만 받은 아파트”도 상속 정산 대상... 달라진 유류분, 부모 부양한 자녀 사정 반영

기사입력:2026-10-15 09:30:01
사진=법무법인 정음 강윤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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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이지훈 기자] 명절에 모인 형제들이 부모의 유산 문제를 이야기하다 갈등을 겪는 일이 적지 않다. 특히 부모가 생전에 특정 자녀에게만 집이나 목돈을 증여한 경우, 다른 형제들은 "이미 오래전 일인데 이제 와서 따질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오래전 증여도 유류분 산정에 포함될 수 있다. 가족이 아닌 제3자에게 한 증여는 원칙적으로 사망 전 1년 이내의 것만 유류분 계산에 포함되지만, 공동상속인인 자녀에게 한 증여는 시기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민법 제1008조는 공동상속인 가운데 증여를 받은 사람이 있으면 그 가액을 상속분에서 미리 받은 몫으로 계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유류분 규정인 제1118조가 이를 준용하기 때문이다.

10년, 20년 전 증여라도 상속인에게 한 것이면 계산에 다시 들어온다.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은 금액인데, 증여 당시가 아니라 부모가 사망한 당시의 시가가 기준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셋이고 남은 상속재산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장녀가 생전에 받은 아파트의 부모 사망 당시 시가가 12억원이라면, 이 금액이 유류분 계산의 기초가 된다. 자녀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절반이므로 각자 6분의 1에 해당하며, 나머지 두 자녀는 각각 2억원을 청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모든 증여가 유류분 계산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면서 지출한 통상적인 학비나 생활비는 일반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결혼할 때 마련해 준 주택이나 사업자금으로 지급한 목돈, 무상으로 넘긴 토지 등은 '상속분을 미리 받은 것'으로 평가돼 계산에 포함될 수 있다.

유류분 제도는 최근 개정됐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위헌으로 판단하고, 부모를 학대하거나 부양하지 않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제한하지 못하는 부분과 부모를 특별히 부양한 자녀의 기여를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국회는 올해 2월 민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 민법은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는 등의 사유가 있는 상속인에 대해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으며, 상속권을 잃으면 유류분도 함께 상실하도록 했다. 또한 부모를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자녀가 그 보상으로 받은 증여는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부모를 오래 모신 쪽이든 연락을 끊고 지낸 쪽이든, 그 사정을 입증할 기록이 결론을 바꾸는 시대가 됐다. 간병 기간, 병원비를 누가 냈는지, 부모와 주고받은 연락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하다.

유류분 반환 청구는 기한이 짧다. 민법 제1117조에 따라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한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상속세 신고는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하므로 유류분 문제에 집중하다 다른 법정 기한을 놓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형제에게 먼저 연락해 '증여받은 것 다 안다'고 말하면, 상대가 그때부터 자료를 보완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장례를 치른 뒤 등기부에서 형제의 이름을 확인했다면, 감정을 정리하기 전에 기한부터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도움말 법무법인 정음 강윤석 변호사

이지훈 로이슈(lawissue) 기자 ljh78@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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