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심준보 기자] 글로벌 숙박예약 플랫폼 아고다가 ‘환불불가’를 이유로 환급을 거절했다가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과정에서 돌려준 사례가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274건, 1억8150만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사업자의 환불불가 관련 환급 종결 사건 1835건 가운데 14.9%가 아고다 한 곳에서 나왔다. 옴리 모겐슈테른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아고다는 환불 관련 분쟁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주요 거래조건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문제로도 올해 7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서 과징금 24억2400만원을 부과받았다.
한국소비자원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고다의 환불불가 관련 피해구제 사건 가운데 환급으로 종결된 사례는 274건으로, 비교 대상 상위 5개 사업자 전체 389건의 70.4%를 차지했다. 2위 트립닷컴의 41건과 비교하면 6.7배다. 처음 환급을 거절한 뒤 소비자원 피해구제 절차를 거쳐 돈을 돌려받는 이른바 ‘버티기 환불’이 반복된 셈이다. 다만 환급으로 종결된 사례만 집계한 수치로, 최초 거절이 모두 부당하거나 위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도별로는 2022년 8건에서 2023년 39건, 2024년 84건, 2025년 113건으로 늘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2025년 환급 종결 건수는 약 14.1배다. 올해는 8월까지 30건으로, 월평균 3.75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월평균 약 9.4건과 비교하면 약 60% 감소한 수준이다. 분쟁이 줄어든 배경이 환불 절차 개선인지, 소비자 신청 감소인지 확인할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환급액에서도 아고다의 비중이 컸다. 274건의 환급액은 총 1억8150만1219원으로, 상위 5개사의 합산 환급액 약 2억2416만원의 81.0%를 차지했다. 건당 평균 환급액은 약 66만2000원이다. 트립닷컴은 약 41만9000원, 여기어때는 약 29만3000원, 네이버는 약 10만9000원이었다. 호텔스닷컴은 건수가 16건으로 적었지만 건당 환급액은 약 79만원으로 아고다보다 높았다.
이 수치는 소비자원 피해구제 절차에서 환급으로 종결된 사건에 한정된다. 예약 거래량을 반영한 피해 발생률이 아니므로, 아고다의 이용 규모가 다른 사업자보다 크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별도로 헤럴드경제는 올해 6월 아고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2021년부터 2025년 7월까지 2190건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환급 종결 건수와 기간 및 집계 범위가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환급으로 끝난 사례만으로 전체 분쟁 규모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불 관련 문제는 예약 화면의 정보 제공을 둘러싼 규제에서도 드러났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7월 6일 아고다에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와 관련해 과징금 24억24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환불 가능 여부와 수수료 등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거래 화면에서 충분히 안내하지 않았고, ‘나중에 결제하기’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5% 수수료도 사전에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소비자가 결제 전에 알아야 할 조건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게 만든 행위에 대해 행정 제재가 내려진 것이다.
예약 취소와 환불 분쟁의 해결 절차도 쟁점이다. 아고다의 글로벌 약관에는 관련 분쟁을 싱가포르 법원에서 다루도록 하는 관할 조항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국내 소비자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 법원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해당 조항의 국내 소비자에 대한 효력과 약관법·국제사법 위반 여부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사건에 따라 판단해야 하며, 현재 단계에서 위법으로 확정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023년 대법원 판결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아고다의 환불불가 조건 자체가 불공정 약관에 해당하는지를 다룬 사건에서 대법원은 아고다 측 손을 들어줬다. 따라서 환불불가 상품을 판매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에 확인된 환급 종결 건수 역시 개별 사건에서 최초 거절이 정당했는지까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핵심은 환불불가 조건이 사전에 충분히 고지됐는지, 숙박업체의 귀책이나 결제 오류 등 개별 사정이 있었는지, 소비자의 환급 요구가 어떤 기준으로 처리됐는지다.
김재섭 의원실이 제시한 소비자원 자료에는 최초 환급 거절 사유와 피해구제 과정에서 환급으로 전환된 구체적인 경위가 별도로 집계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274건 중 숙박업체의 귀책이나 시스템 오류가 있었던 사건이 얼마나 되는지, 단순 변심에 따른 취소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소비자 분쟁의 원인과 사업자의 대응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거절 사유와 최종 처리 결과를 구분한 자료가 필요하다.
아고다는 ‘환불불가’ 조건으로 처음 환급을 거절했던 사건 가운데 274건을 소비자원 피해구제 과정에서 환급으로 종결했다. 거래조건 안내 미흡으로 과징금 24억2400만원을 부과받은 사실까지 고려하면, 환불 정책과 결제 화면의 정보 제공, 분쟁 처리 기준을 소비자가 실제로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는지가 핵심 점검 대상이다. 소비자원 절차를 거쳐야 환급으로 끝나는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초 거절 사유와 환급 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옴리 모겐슈테른號 아고다의 ‘버티기 환불’ 논란은 개별 환급 사례를 넘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거래정보와 분쟁 처리 절차의 실효성을 묻고 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아고다, ‘환불불가’라더니 274건 환급…소비자원 가야 돌려줘
기사입력:2026-10-13 17: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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