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먼저 주차하려다 다툼 발생 차량이 '위험한 물건' 해당 원심 파기환송

이 사건 범행이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특수상해 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기사입력:2026-09-24 09: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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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동일한 주차자리를 두고 먼저 주차하려다 다툼이 발생한 상황의 특수상해 사건 상고심에서 피고인 차량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의정부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9. 3. 선고 2026도8822 판결).

어떤 물건이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판단 기준은 자동차를 사용하여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10256 판결 등 참조).

피고인(40대)은 2023. 8. 6. 오후 1시 33분경 남양주시에 있는 D 지하 1층 주차장에서 피해자 E(30대)와 자신이 먼저 왔다며 주차문제로 말다툼하던 중 후진해 피고인 차량의 뒤 범퍼 부분으로 피해자를 들이받아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했다.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량 뒤에 서 있는 줄 알지 못한 채 후진했을 뿐, 상해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충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5. 2. 13. 선고 2024고단1114 판결)은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초범인 점, 피해정도가 중하지 않으며 피해자에게 이 사건 범행으 발생 또는 피해의 확대에 어느 정도 잘못이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

적어도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의 진로를 방해하고 있는 피해자로 하여금 자리에서 벗어나도록 피고인 차량을 후진시키면서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피고인 차량에 부딪혀 다치더라도 이를 용인하겠다는 내심의 의사, 즉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또 그러한 상황에서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단지 실수로 후방카메라의 영상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심(2심 의정부지방법원 2026. 5. 19. 선고 2025노539 판결)은 피고인의 차량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1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항소를 기각했다.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1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동일한 주차자리를 두고 먼저 주차하려다 다툼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피해자 측 차량의 주차를 도와주기 위해 피고인 차량의 트렁크 부근으로 이동해 피고인 차량과 40~50cm의 거리를 두고 서 있었고, 피해자 측 차량 측면에는 피해자의 부친이 같은 목적으로 서 있었다.

몇 초 뒤 피고인 차량이 후진하기 시작했고, 곧바로 피고인 차량의 트렁크와 뒤 범퍼 부분으로 피해자의 왼쪽 다리와 허리 부위를 충격했다.

당시 피고인 차량에는 피고인의 가족이 동승한 상태로, 피고인은 피해자 일행들과 사이에 주차자리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다투던 와중에 피고인 차량을 후진한 결과 피해자를 충격하게 되었으나, 그로 인해 피해자가 넘어지거나 튕겨 나가지는 않았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차량에 그대로 밀려나면서 6~7걸음 정도 움직이게 된 것이 전부이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 차량의 속도는 매우 느렸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차량과의 충격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고관절의 상세불명 부위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는데 상해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해 통원치료를 받았을 뿐 입원치료를 받지는 않았다.

대법원은 이 같은 이 사건의 경위와 정황, 피고인이 차량을 후진한 의도 및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차량의 운행으로 인하여 사회통념상 피해자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위험을 느꼈으리라고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이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특수상해 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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