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여대 "발전기금 대가성 없다"…진학어플라이 내부메일엔 '3년 단독접수 조건'

공정위, 2023년 1억5000만원 단독계약 조건으로 판단…2017년에도 같은 금액 지급

이윤선 총장 취임 후 시정명령…2027학년도 수시도 같은 업체 이용, 학교는 본지 질의 무응답
기사입력:2026-11-09 07:05:00
서울여자대학교 이윤선 총장. 사진=서울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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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3년 단독접수 조건입니다. (연간 5천만원, 일시불 기탁)

원서접수 대행업체 진학어플라이가 서울여자대학교에 발전기금 1억5000만원을 지급하면서 내부 메일에 남긴 문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돈을 단독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판단했지만, 서울여대는 앞서 발전기금의 대가성을 부인했다. 서울여대는 공정위 시정명령 이후인 2027학년도에도 진학어플라이를 통해 수시 원서를 접수했다.

◆ '대가성 없다'던 서울여대…공정위 "1억5000만원은 단독계약 조건"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10월 18일 서울여대가 진학어플라이에서 3억원 이상, 유웨이어플라이에서 1억원의 발전기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서울여대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발전기금 수령에 대해 "소위 말하는 어떤 대가성이나 이런 것들이 아니라고 저희는 확신하고"라며 업체 선정의 대가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공정위 의결서에는 서울여대가 받은 발전기금 1억5000만원이 원서접수 대행 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지급됐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

공정위는 2025년 4월 25일 진학어플라이가 발전기금과 물품 등을 제공해 대학의 원서접수 대행 계약을 유인한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고객유인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진학어플라이는 2013년부터 2024년 1월까지 78개 대학에 현금과 물품 등 46억9192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결서 본문은 대학명을 '△△대학교'로 가렸으나, 공개된 PDF 별지의 텍스트 정보에는 대학명이 남아 있었다. 본지가 이를 대조한 결과, 해당 사례의 발전기금 5건과 물품 9건 등 총 14건의 지급 일자와 금액이 서울여대 관련 기록과 모두 일치했다.

의결서 58~59쪽에 따르면 진학어플라이는 2023년 5월 15일 서울여대에 발전기금 1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당시 업체 내부 품의 요청 메일에는 "3년 단독접수 조건입니다. (연간 5천만원, 일시불 기탁)"라는 문구가 기재됐다.

공정위는 이 메일을 근거로 해당 발전기금이 원서접수 대행서비스 단독계약 체결의 조건으로 지급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기부금 지급과 계약의 관련성을 추정한 것이 아니라, 지급 조건을 명시한 내부 문건을 근거로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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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2023년 각각 1억5000만원…계약 주기와 맞물린 발전기금

진학어플라이의 발전기금 지급 내역을 원서접수 대행 계약 기간과 대조하면 두 차례의 거액 지급이 특정 계약 시기와 맞물린다.

서울여대가 진학어플라이로부터 받은 발전기금은 2014년 500만원, 2015년 500만원, 2016년 600만원이었다. 그러나 2017년 4월 28일에는 전년의 25배인 1억5000만원이 지급됐다. 이는 2018~2020학년도 원서접수 대행 계약과 관련된 금액으로 공정위 의결서에 기재돼 있다.

이후 2021~2023학년도에는 서울여대와 진학어플라이 사이에 수시·정시·편입학 원서접수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해당 학년도 계약과 관련한 경제적 이익 제공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대학원 원서접수 대행 관계는 이 기간에도 이어졌다.

진학어플라이가 다시 1억5000만원을 지급한 시점은 2023년 5월이었다. 이번에는 2024~2026학년도 3개년 계약과 관련된 지급으로, 내부 메일에 연간 5000만원씩 일시불로 기탁한다는 조건이 남아 있었다.

공정위 역시 이러한 계약·지급 내역을 근거로 경제적 이익 제공과 원서접수 대행서비스 계약 사이의 연관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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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억5000만원 입금 직전 장비·솔루션 지원 집중…경제적 이익 3억5107만원

2023년 발전기금 지급에 앞서 서울여대에 대한 장비와 입학 관련 서비스 지원도 집중됐다.

공정위 의결서 <표 59>에 따르면 진학어플라이는 2023년 4월 28일 서울여대에 HP·신도리코 프린터 및 복합기 3대를 제공했다. 같은 날 2000만원 상당의 입학사이트 유지보수 서비스도 지원했다.

이어 5월 3일 삼성 갤럭시북2 노트북 3대, 5월 8일 노트북 가방 3개, 5월 9일 신도리코 복합기 1대를 제공했다. 발전기금 1억5000만원은 마지막 장비 지원으로부터 엿새 뒤인 5월 15일 지급됐다.

이 기간 제공된 물품은 6건, 815만9540원 상당이다. 입학사이트 유지보수 2000만원을 포함하면 발전기금 지급 직전인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2815만9540원 상당의 물품·서비스 지원이 이뤄진 셈이다.

발전기금 지급 이후에도 충원녹취서버, 휴대용 와이파이 대여, 삼성역 광고, 카카오 광고 등의 지원이 이어졌다.

진학어플라이가 서울여대에 제공한 경제적 이익은 발전기금 3억1600만원, 물품 928만7040원, 솔루션 2003만3000원, 광고·홍보 575만원 등 총 3억5107만40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가 부당한 고객유인으로 판단한 것은 현금과 물품을 제공한 행위다. 솔루션·광고 제공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인정하지 않고 주의를 촉구했다.

공정위는 진학어플라이의 금전·물품 제공이 원서접수 대행 계약이라는 반대급부를 목적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어 반대급부 없는 기부금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입학 관련 솔루션과 광고·홍보는 정상적인 서비스 경쟁의 성격을 인정했다.

◆ 공정위 제재 이후에도 같은 업체 이용…이윤선 호, 후속 점검 경위 답변 없어

공정위 제재 이후 서울여대의 업체 선정 및 발전기금 관리 실태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여대 2027학년도 수시모집요강에 따르면 학교는 지난 9월 8일부터 11일까지 진학어플라이를 통해 원서를 접수했다. 공정위가 2025년 4월 시정명령을 내린 지 약 1년 4개월 만에도 같은 업체가 수시 원서접수를 담당한 것이다.

이윤선 총장은 2025년 3월 제10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2023년 발전기금 1억5000만원 지급은 전임 승현우 총장 재임기에 이뤄졌지만,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2027학년도 원서접수는 이 총장 취임 이후의 일이다.

공정위 시정명령은 진학어플라이의 부당한 금품 제공행위를 금지한 것으로, 대학이 해당 업체와 원서접수 대행 계약을 맺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다만 서울여대가 공정위 판단 이후 기존 업체 선정 절차를 점검했는지, 2027학년도 계약에서 발전기금이나 물품 등 경제적 이익 제공 조건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원서접수 대행 수수료는 대학이 수험생에게 받은 입학전형료 가운데 일부를 업체에 지급하는 구조다. 공정위는 정상적인 업체 간 경쟁이 수수료와 원서접수 시스템의 안정성·보안성·서비스 품질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진학어플라이는 학교발전기금과 물품을 계약 확보를 위한 판촉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판단을 받았다.

받은 금액의 회계처리도 별도 쟁점이다. 사립학교법은 학교가 받은 기부금을 교비회계 수입으로 처리하고 별도 계좌로 관리하도록 규정한다. 진학어플라이가 지급한 발전기금이 서울여대의 어느 회계로 편입돼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본지는 서울여대에 발전기금 1억5000만원의 계약 조건 인지 여부와 지급 경위, 회계처리 및 사용처, 기부금영수증 발급 여부 등을 질의했다. 공정위 의결 이후 2027학년도 원서접수 대행업체 선정 경위와 후속 조치도 확인을 요청했으나 끝내 답변을 받지 못했다.

서울여대가 내세운 '대가성 없다'는 설명과 진학어플라이 내부 문건에 남은 '단독접수 조건' 사이의 간극은 발전기금이라는 명목만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특히 공정위 시정명령 이후에도 같은 업체가 원서접수를 맡은 만큼, 이윤선 총장 체제에서 과거 발전기금 수령 경위와 업체 선정 절차를 어떻게 점검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요구된다.

※ 이 기사는 기사 작성 과정의 일부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했으며, 기사 내용의 정확성과 책임은 본사에 있습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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