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지하철역 승강장이나 에스컬레이터, 전동차 내부에서 발생하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현장 단속이나 신고로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 "전신을 찍었을 뿐이다", "풍경을 찍다가 실수로 찍혔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더라도, 법원은 촬영자의 주관적 해명보다 판례 등으로 확립된 기준을 토대로 엄격하게 유·무죄를 가른다.
가장 중요한 요건은 촬영 대상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피의자들은 흔히 노출이 있는 부위나 특정 민감 부위만을 대상으로 생각하지만, 대법원 판례는 단순히 노출 여부로만 판단하지 않는다.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 정도는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 구도, 카메라의 각도와 거리,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렌즈 줌 및 강조 여부, 피사체의 전신 대비 특정 부위 비율을 종합적으로 심리한다. 따라서 일상적인 복장을 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래에서 위로 훑어 올리는 각도로 촬영했거나 특정 부위를 부각해 구도를 잡았다면 법원은 객관적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평가한다.
두 번째 요건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촬영과 기수의 도달 시점이다. 명시적인 거부 의사표시가 없었더라도 객관적인 정황상 동의를 얻지 않은 촬영이라면 의사에 반한 것으로 본다. 나아가 법원은 카메라 등 디지털 기기의 저장 버튼을 누르지 않았거나 파일 저장이 완료되지 않은 단계라 할지라도, 카메라 렌즈를 통해 피사체가 화면 상에 피사체로 찍히어 영상 장치에 입력된 순간 이미 촬영의 실행에 착수한 상태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적발되어 즉시 촬영을 중단하거나 파일을 삭제했다 하더라도 기수 성립을 피하기 어렵다.
세 번째 요건은 행위자의 주관적 범의, 즉 고의에 대한 입증이다. 피의자가 "실수로 촬영 버튼이 눌렸다"거나 "주변 풍경을 찍다가 우연히히 들어갔다"고 주장할 경우, 수사기관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기기 내 동영상 및 사진 데이터, 촬영 연사 횟수, 줌 설정 기록, 유사 촬영물의 과거 저장 이력 등을 분석한다. 의도적 구도 잡기나 연속 촬영 흔적이 확인될 경우 고의가 인정된다.
지하철몰카로 인해 카메라등이용촬영죄 혐의가 인정되면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미수범이라 하더라도 처벌이 가능하며, 만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불법 촬영을 저질렀다면 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대폭 높아질 수 있다.
노출이 심한 경우에만 불법촬영 범죄가 인정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설령 노출이 없는 전신이라 하더라도 촬영 각도, 거리, 특정 부위 부각 여부 및 렌즈 입력 시점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 때, 성립요건을 충족한다면 얼마든지 유죄 판결이 가능하다. 포렌식을 통해 촬영 당시의 구도나 과거 이력이 정밀하게 분석되는 만큼, 수사 초기부터 본인의 행위가 대법원 판례상 성립요건 중 어느 대목에 해당하는지 제대로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 어설픈 거짓말로는 절대 혐의를 벗을 수 없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유한규 대표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지하철몰카' 단속 후 포렌식까지...법원이 가르는 유·무죄와 양형의 경계
기사입력:2026-09-2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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