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교통사고나 화상사고 등 외부 사고를 겪은 뒤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경우 보험회사는 흔히 사망원인이 질병이라는 이유로 상해 사망보험금이나 재해 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사인이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질병사망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사고가 심근경색의 발생이나 악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다면 사고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지방법원 2024. 6. 21. 선고 2022나66088 판결이 대표적이다. 피보험자는 바지선 인양작업 중 가열된 오일로 안면과 목, 발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이후 통원치료를 받던 중 몸에 이상을 느껴 입원하였고, 급성 심근경색 치료를 받다가 심인성 쇼크로 사망하였다.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장기간 당뇨병을 앓고 있었고 흡연,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도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사망원인은 외부 사고가 아닌 기존 질환이라고 주장하였다. 화상사고가 영향을 미쳤더라도 사망을 초래할 정도의 중요한 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피보험자의 당뇨가 비교적 조절되고 있었고, 화상사고로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의료감정에서도 화상사고를 심근경색과 무관한 경미한 외부요인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기존 동맥경화의 급성 악화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특히 법원은 민사상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기존 질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고로 인한 신체적 손상과 스트레스가 함께 작용하여 심근경색과 사망을 초래하였다면 법률상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결국 법원은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을 명하였다.
따라서 사고 이후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혈관질환 등 질병으로 사망한 사건에서는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병명만으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사고 전 건강상태와 기존 질환의 관리 정도, 사고의 강도, 치료 경과, 사고와 발병 사이의 시간적 관계, 의료진의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보험회사가 기존 질환을 이유로 면책을 주장하더라도 사고가 사망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러한 사건은 의학적 판단과 법률상 상당 인과관계 판단이 함께 요구되는 만큼 보험 전문 변호사와 함께 초기부터 의무기록과 의료소견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법률사무소 한성 대표 소혜림 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더라도 상해 사망보험금 인정될 수 있어
기사입력:2026-09-23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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