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무면허 운전은 그 자체로도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런데 무면허 상태에서 타인의 재물을 파손하거나 인명 피해를 내는 ‘무면허사고’로 이어지면 처벌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진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교특법)상 12대 중과실 항목에 포함되어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형사 처벌을 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은 행위자의 준법의식 부재와 재발 위험성을 근거로 구속 수사를 적극 검토하기 때문이다.
무면허운전이라고 하면 ‘처음부터 면허를 취득한 적이 없는 경우’만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적성검사 미필이나 벌점 초과로 인한 면허 정지·취소 기간 중 운전, 혹은 운전할 수 있는 차종 범위(종별 면허)를 위반하여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경우 역시 모두 법적으로 동일한 무면허사고로 분류된다. 특히 면허 정지나 취소 상태임을 인지하면서도 "잠깐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낸 정황은 수사 과정에서 엄중한 고의성 가중 요인으로 평가된다.
무면허사고가 발생했을 때 당사자가 범하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사고 후 당황하여 현장을 이탈하거나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행위다. 무면허 처벌이 두려워 현장을 조치 없이 이탈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가 추가되어 오히려 처벌이 무거워진다. 또한 동승자가 운전대를 잡았다고 거짓 진술을 할 경우,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크다. 운전자 바꿔치기에 응한 동승자 또한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다.
한편, 금융·민사적 관점에서도 무면허사고는 치명적인 후폭풍을 불러온다. 무면허 운전 중 발생한 사고는 자동차보험의 임의보험 항목이 적용되지 않거나 면책 금액이 대폭 상향된다. 피해자의 치료비와 합의금, 차량 수리비 등 막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운전자 본인이 개인 자산으로 전액 부담해야 하며 렌터카나 타인 차량을 운행했을 경우 보험사로부터 거액의 구상권 청구 소송을 당하게 된다.
이처럼 무면허사고는 피해자와 과실 비율을 다투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수사 초기 단계부터 수사기관의 죄질 평가와 도주 우려를 탄핵하고 민·형사상 합의 절차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복합 형사 사건이다. 수사기관의 신문과 추궁에 거짓으로 일관하기 보다는 자신의 잘못을 수용하고 유효한 양형 참작 사유가 최대한 받아들여지도록 노력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법을 경시하는 태도는 수사기관과 사법부가 가장 지양하는 요소다. 무면허사고는 그 성격부터 죄질이 몹시 나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사후 대응 과정에서 조금만 실수해도 구속 수사의 위험이 급격이 커진다. 결코 현장을 이탈하거나 운전자를 바꾸려는 등의 시도를 해서는 안 되며 사건의 경위를 정확히 소명하고 진정성 있는 피해 회복 및 반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박민희 대표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무면허사고, ‘면허 정지·취소 중 운전’도 가중 처벌 피하기 어렵다
기사입력:2026-09-2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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