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공주석, 이하 공노총)은 8월 27일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120만공무원 노동자의 업무과중 사례 중 하나인 국정·행정감사의 관행개선을 논의하고자 '국정·행정감사기간 행정력 낭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라는 주제의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7월 13일 공무원 직장 내 괴롭힘 대책 마련을 촉구한 토론회와 8월 19 기초연금 차별 해소와 제도개선 방안 논의를 위한 토론회에 이어 진행한 3번째 정책토론회이다.
공노총은 이날 국정·행정감사기간 과도한 자료 요구를 비롯해 부적절한 요구사항, 감사 현장내 갑질등 각종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입법기관과 행정기관의 상호 존중을 위한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하기 위한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회는고문현 한국ESG학회 회장을 좌장으로, 조정찬 입법Q&A 대표가 '국정감사 수감관행실태조사 및 입법·행정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고, 김명수 전국광역시도공무원노동조합연맹(이하 광역연맹) 위원장과 주한준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국가데이터처지부(국공노 국가데이터처지부) 위원장, 이수종 정책연합당 주비위원회 위원, 박윤미 월요신문 부국장, 강기철 前 국회 비서관 등이 발제에 관한 토론을 이어갔다.
발제에 나선 조정찬 대표는 "국정감사와 지방의회의 행정감사가 국회와 지방의회의 고유권한으로 존중되어야 하지만, 감사 과정에서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와 촉박한 제출기한, 반복·중복 자료요구, 불합리한 현장 관행 등으로 피감기관 실무공무원의 업무부담과 행정력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공노총 조합원 884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국정감사 자료 제출 준비가 '초과근무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국가직·소방직 45%, 광역시·도 56%로 나타났고, 국정감사 준비를 위해 연평균 10일 이상 초과근무 했다는 응답도 각각 36%, 34%라고 밝혔다.
이밖에 이미 제출한것과 유사한 자료를반복적으로 요구받은 경우도 국가직·소방직은 '7회이상'이 35%, 광역시·도는 '3회 이상'이 59%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감사에서도 자료 제출 준비가 '초과근무 없이는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광역시·도 61%, 시·군·구 66%, 광역시·도교육청 59%로 나타났고, 이미 제출한 자료와 유사한 자료를 3회 이상 다시 요구받았다는 응답도 각각 58%, 44%, 50%였다.
조 대표는 연구 과정에서 현장 사례로 국정감사나 업무보고 전날 전화로 자료 제출을 요청하거나, 실무자를 의원회관으로 불러 자료 설명과 추가자료 제출 요구, 이미 제출했던 연도의 자료까지 다시 요구하는 사례 등이 있다고 밝혔고, 질의내용을 늦게 입수하면서 실무자들이 밤샘 대기와 답변자료 작성에 투입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행정감사에서는 사무실 방문·설명 요구와 감사 전 사전 보고 관행, 감사 지연에 따른 장시간 대기 등의 사례가 조사됐으며, 피감기관 내부에서도 과도한 예상 질의 작성과 불필요한 대기 등으로 실무자의 부담이 가중되는 사례를 제시했다.
조 대표는 말미에 자료 제출 요구 단계부터 제출이유·제출범위·제출기준일·제출 시한을 명확히 하고, 같거나 이미 제출한 자료의 중복제출을 제한하는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급박한 사정이 없는 한 자료 작성 기간을 7일 이상 보장하고, 추가자료를 요구하면 그 사유를 명시하도록 하는 방안과 함께 국정감사 질의 요지를 48시간 전에 통지하는 방안, 전자적 자료제출을 원칙으로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행정감사에 관해서도 관련 조례와 의회 규칙 등을 활용해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명수 광역연맹 위원장은 "매년 국정감사 시기마다 광역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방대한 자료를 촉박한 기한 안에 준비하면서 행정력이 소진되고 있다"고 했다.
김위원장은 현행 국정감사자료 제출의 문제점으로 ①촉박한 제출기한내 방대한 자료를 준비해야하는 과다한 자료 요구 ② 지방자치단체 고유사무까지 포함되는 무분별한 요구 ③ 동일·유사자료를 매년 다시 작성해야 하는 반복 요 ④ 국정감사 때마다 노동조합이 개별 의원실을 찾아 협의해야 하는 임시방편적 대응 구조를 꼽았다. 특히 "과도한 자료 요구를 제한할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해마다 노동조합의 개별 대응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자료요구가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과도한 자료 요구를 제한할 구체적 기준 마련, 국가사무와 지방고유사무의 명확한 구분 및 지방고유사무의 원칙적 제외, 충분한 자료 준비기간 보장과 사전예고제 도입, 동일·유사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 및 상시 공유·활용시스템구축, 자료요구 확정 전 지방자치단체와 공무원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상설 사전협의 채널 마련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자료제출을 줄이는것은 행정력낭비를 막고 대민행정서비스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국정감사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라며, 개별 협의가 아닌 제도개선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한준 국공노 국가데이터처지부 위원장은 국정감사가 국회의원뿐 아니라 보좌진과 국회 연락관, 피감기관 담당자 등 여러주체가 얽혀 진행되는 과정인 만큼, 각자의 입장과 역할을 이해하는것이 관행개선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주위원장은 "국회보좌진이 질의와 자료요구를 실질적으로 준비하고, 국회 연락관은 의원실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기관과 국회 사이를 조정하며, 피감기관 담당자는 요구된 질의와 자료에 충실히 대응하면서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하고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론회에서 "피감기관직원들도 연중 수시로 이어지는 자료 요구와 제출기한의 임의적 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개별 의원실은 자신의 제출기한을 우선시하지만, 기관의 자료취합 부서는 국정감사 전후 다수 의원실의 요구가 한꺼번에 집중되면서 지속적인 과부하 상태에 놓인다고 했다.
이어 자료 제출 창구를 일원화하고 제출 전 보안성을 검토하는 등 기관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 위원장은 국정감사 관행 개선을 위해 국회와 피감기관 간의 대립보다는 충분한 소통과 설득이 중요하다고 했다.
자료제출 과정에서는 제출기한과 자료의 충실성을 확보하되, 보좌진이 자료를 요구하는 의도를 확인하고, 제출이 어려운 자료는 사전에 사유를 설명해 양해를 구하며 필요할 경우 자료 열람으로 대체하는 등의 방식이 필요하다. 또 피감기관 직원들에게는 국회와의 전화 응대 과정에서 감정을 관리하고 자료의 사용처를 먼저 확인한 뒤 결론부터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것을 주문하고, 국회 방문 시에도 보좌진을 상대로 '이기려 하기보다 설득한다'라는 자세로 경청과 소통을 통해 협력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종 정책연합당 위원은 이번 발제가 기존 국정감사 연구와 달리 자료작성과 밤샘 근무, 대기 등 수감 과정에 참여하는 실무 공무원의 입장에서 제도개선을 다뤘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국회의 감사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견제권을 유지하면서 그 행사 방식을 바로잡는데 초점을 둬야한다. 제도개선의 핵심메시지를 '견제권의 축소'가 아닌 '견제의 질 제고'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 위원은 "불필요한 자료 요구와 촉박한 질의·답변 관행은 피감기관의 행정력을 소모하는 동시에 국회가 필요한 자료를 제때 확보하고 충실한 정책 검증을 시행하는 데에도 장애가 될 수 있는 만큼, 공무원 권익 보호를 넘어 국정감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개선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위원은 과도·중복 자료 요구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 국회와 행정부간 정보 비대칭을 지적하며, 자료 요구를 단순히 규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요구할 필요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국정감사 정보시스템을 확대해 국회에 한 번 제출된 자료는 비공개 사유가 없는 한 다른 의원실과 국민도 활용할 수 있는 자료 아카이브로 구축하면 중복 요구를 줄이고, 자료의 사적 활용을 억제하며, 의원실별 자료 요구 내역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발제문이 제안한 질의 요지 48시간 사전통지에 대해서는 정책질의와 업무보고에는 사전통지를 원칙으로하되, 특정 의혹이나 비리·과오 규명을 위한 신문에는 예외를 두는 등 질의 성격에 따른 이원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위원은 제도개선의 추진방식과 관련해서는 국회규칙 제정만을 기다리기보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먼저 정비하는 전략에 무게를 둘 것을 주문했다. 자료 요구 시 제출이유·범위·기준일·시한 명시, 다년도 중복 요구 금지, 전자 제출 원칙, 의원실 사전 보고 강요 및 과도한 의전 관행 개선 등을 담은 표준조례안을 마련하고, 국회의장 명의의 자료 요구 가이드라인이나 국회운영위원회 권고, 상임위원회감사계획서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국정감사의최종 수혜자는 국민이라는 점에서 "제출자료의 시민 공개와 시민사회의 국정감사 모니터링까지 협력적 거버넌스의 한 축으로 포함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견제의 약화가 아닌 견제의 질 제고, 규제가 아닌 공개, 국회규칙에 앞선 조례와 가이드라인, 시민이 함께하는 거버넌스'로 논의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윤미 월요신문 부국장은 "감사 업무가 창과 방패와같이 공방을 주고받는 상황이다보니 국회와 기관이 상호 동반자적 관계로 자리 잡을 수 없는 현실이다. 국회와 기관 모두 서로 업무 파트너라는 인식으로 상생 발전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기철 前 비서관은 "공무원도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겠지만, 국회 구성원들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애로사항이 많다. 공무원의 현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국회 역시 국정감사 등과 관련해 고충사항이 많은 만큼, 이제는 서로 대화와 타협으로 입법·행정 기관이 상호 화합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주석 위원장은 "감사를 준비하느라 정작 국민을 위한 행정이 멈춘다면, 그 감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감사입니까?"라며 "감사라는 이유로 노동권과 휴식권, 인격권까지 침해 받아서는 안 된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감사의 폐지가 아니다. 불필요한 자료는 줄이고, 중복 요구와 과도한 의전은 없애고, 정책과 책임을 제대로 묻는 '감사다운 감사'를 만들자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공노총, 국정감사 및 행정감사관행 개선 국회 토론회
'국정·행정감사기간 행정력 낭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입법기관과 행정기관의 상호 존중 위한 가이드라인 등 마련 기사입력:2026-08-27 15: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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