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통풍은 과거 술과 고기를 즐기는 중년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20~30대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배달음식과 음주가 잦은 식습관부터 간헐적 단식 등 급격한 체중 감량까지, 2030 세대에서 많이 보이는 잘못된 생활습관이 요산 수치에 영향을 미쳐 통풍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이소연 교수와 함께 젊은 통풍 환자가 늘고 있는 이유와 2030 생활습관에 맞춘 관리법을 살펴본다.
5년 새 2030 통풍 환자 12.9% 증가
통풍(질병코드 M10)은 혈액 속 요산이 과도하게 쌓여 요산 결정이 관절에 침착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이름의 뜻처럼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통풍 환자는 2021년 약 138만 명에서 2025년 약 149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중 20~30대 환자는 같은 기간 약 33만 1,000명에서 약 37만 4,000명으로 12.9% 늘어 전체 환자 증가율(약 8%)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배달음식·음주·무리한 다이어트, 요산 증가 주요 원인
젊은 층 통풍 환자 증가에는 식습관과 음주, 무리한 다이어트 등 2030 세대의 생활습관이 큰 영향을 미친다. 튀김류나 육류 위주로 구성된 식사와 잦은 음주는 혈액 속 요산 수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배달음식은 고퓨린 식단인 경우가 많아 자주 섭취하면 체내 요산 생성이 증가할 수 있으며, 알코올은 요산의 배출을 방해해 혈중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다. 비만 역시 통풍 위험을 키우며, 반대로 급격한 체중 감량도 통풍 발작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이소연 교수는 “다이어트나 회식 등으로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20~30대일수록 요산 수치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며 “통풍을 단순히 고기나 술만 피하면 되는 질환으로 여기기보다 전반적인 식습관과 생활 패턴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단백 식단·간헐적 단식도 통풍 환자는 주의
체중 감량이나 체형 관리를 위해 고단백 식단과 간헐적 단식을 시도하는 20~30대도 적지 않다. 통풍 환자라고 해서 단백질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지만, 단백질의 종류와 섭취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닭가슴살은 붉은 고기보다 퓨린 함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지만, 과도할 경우 요산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단백질 보충제 역시 제품의 성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유청단백 보충제가 비교적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이나 과도한 절식도 주의해야 한다. 식사량을 급격하게 줄이거나 장시간 금식하면 지방 분해로 생기는 대사산물인 케톤체가 증가해 신장의 요산 배출을 방해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통풍 발작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과체중이라면 체중 감량 자체는 요산 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무리하게 감량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며 서서히 감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로’, ‘무알코올’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른바 ‘헬시플레저’ 트렌드로 ‘제로’ 음료나 ‘무알코올’ 맥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통풍 관리 측면에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제로 음료는 일반 탄산음료보다 당 섭취를 줄일 수 있지만, 대사 과정에서 요산을 높일 수 있어 물 대신 즐겨 마시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무알코올 맥주 역시 알코올 함량이 낮거나 없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알코올만 제거됐을 뿐 원료인 맥아와 보리에 함유된 퓨린 성분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제로’나 ‘무알코올’ 표시만으로 안심하기보다 제품의 성분과 원재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통증 사라져도 임의 중단 금물
급성 통풍 발작으로 인한 통증은 소염진통제로 비교적 빠르게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통증이 사라지면 다 나았다고 여겨 치료를 스스로 중단하는 ‘가짜 완치감’이다. 특히 바쁜 일상으로 병원을 자주 찾기 어려운 20~30대 환자일수록 통증만 없으면 괜찮다고 판단해 임의로 약을 끊기 쉽다. 그러나 통증이 사라진 것일 뿐 관절에 쌓인 요산 결정은 그대로 남아 재발을 반복하고 만성화되기도 한다. 실제로 발작이 반복되면 관절 손상과 변형이 나타나고, 장기적으로는 심혈관계와 신장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통증이 가라앉았더라도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산 수치 6mg/dL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
통풍 관절염을 진단받은 후에는 통증이 없더라도 혈중 요산 수치를 6mg/dL 미만으로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요산생성억제제나 요산배출촉진제 등 약물치료와 함께 체중 관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 등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특히 육류 내장류, 알코올, 액상과당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이소연 교수는 “통풍은 단기적인 증상 완화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요산 수치를 조절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질환”이라며 “젊을 때부터 꾸준한 진료와 자기관리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술자리는 잦고 끼니는 거르고… 2030 통풍 환자 늘었다
기사입력:2026-08-24 17: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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