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이 미끼가 될 때...주식 리딩방·가짜 주식 앱 보이스피싱 주의보

기사입력:2026-08-07 18:31:00
법무법인 세담 박종민 변호사

법무법인 세담 박종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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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증시가 크게 출렁이거나 상승장이 이어지는 시기에는 누구나 ‘이번엔 나도?’ 하는 마음이 커진다. 보이스피싱·투자사기 조직은 바로 그 심리를 노린다.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은 물론이고, 주식 경험이 있는 투자자 역시 어디선가 이름이나 얼굴을 본 적 있는 ‘주식 전문가’를 사칭한 그럴듯한 광고 앞에서는 경계심이 무너지기 쉽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른바 ‘주식 리딩방·가짜 거래 앱’ 사기가 특히 위험한 이유다.

최근 투자사기는 단순히 고수익을 약속하고 돈을 받아 가는 수준을 넘어, 실제 증권거래가 이뤄지는 것처럼 앱과 사이트를 정교하게 만들어 피해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화면에 표시되는 수익률이나 계좌 잔고 자체가 조작된 숫자일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수익을 ‘맛보게’ 한 뒤 더 큰돈을 노린다. 수법은 정교하다. 우선 SNS·문자·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에 유명 주식 전문가나 증권사를 사칭한 광고를 노출시켜 이른바 ‘리딩방’으로 피해자를 유인한다. 이후 실제 증권사 앱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가짜 거래 앱이나 사이트를 설치하거나 접속하도록 한다.

피해자가 앱을 신뢰하기 시작하면 ‘예수금’,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특정 계좌에 돈을 입금하도록 유도한다. 실제 금융회사의 정상적인 투자계좌가 아니라 대포통장 등 사기 조직이 관리하는 계좌로 돈을 보내게 하는 방식이다.

이후 가짜 앱 화면에는 실제 주식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종목과 매수가격, 수익률 등이 표시되고 투자금이 크게 불어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를 근거로 추가 투자를 권유하고, 피해자가 출금을 요청하면 “프로젝트 기간에는 출금할 수 없다”, “약정 기간이 끝나야 한다” 등의 이유를 들어 시간을 끈다.

특히 경계해야 할 부분은 이들이 처음부터 출금을 막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소액을 투자하도록 한 뒤 실제로 일정 금액의 ‘수익금’을 피해자 계좌로 보내주기도 한다. 피해자가 실제 돈을 받아보면 가짜 투자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높아지고, 이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투자 규모를 키우게 된다.

초기 소액 출금은 사기 조직이 피해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전형적인 방식 중 하나다. 처음 몇 차례 돈을 돌려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투자업체나 플랫폼이 정상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 채팅방의 ‘회원’도 한편일 수 있다. 리딩방에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의 회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피해자를 제외한 상당수가 사기 조직과 연결된 이른바 ‘바람잡이’일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채팅방에서 “오늘도 수익이 났다”, “대표님 덕분에 몇천만 원 벌었다”, “추가 투자했다”는 식의 수익 인증과 감사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올린다.

일부는 피해자에게 개인적으로 접근해 “나도 처음에는 의심했는데 실제로 출금됐다”며 안심시키기도 한다.

가짜 거래 화면, 수익 인증, 다른 회원들의 반응까지 한꺼번에 접하게 되면 피해자는 자신이 정상적인 투자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가장 큰 피해는 마지막 출금 단계에서 터진다. 더 큰 문제는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이후다.

예를 들어 실제로 피해자가 1억~2억 원을 송금했지만 가짜 앱의 계좌 잔고에는 투자 수익을 포함해 5억 원이 있는 것처럼 표시될 수 있다.

이때 피해자가 출금을 요구하면 사기 조직은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다.

“수익금에 대한 세금을 먼저 납부해야 한다”, “출금 수수료가 필요하다”, “보증금을 추가로 입금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자금세탁 방지 절차 때문에 예치금을 추가해야 한다”는 식이다.

가령 화면상 5억 원이 있는데 “5,000만 원의 세금만 입금하면 전액 출금할 수 있다”고 하면 피해자는 이미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대출을 받거나 주변에서 돈을 빌려 마지막 송금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앱에 표시된 5억 원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돈일 수 있다. 실제 주식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해당 수익도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이를 출금하기 위한 별도의 세금이나 보증금을 사전에 송금해야 할 이유 역시 없다.

이미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피해자일수록 ‘조금만 더 보내면 원금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추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출금을 조건으로 세금이나 보증금, 인증비, 수수료 등의 추가 입금을 요구한다면 더 이상 송금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자사기가 의심될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추가 송금을 중단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지금 입금하지 않으면 기존 투자금도 받을 수 없다”, “오늘까지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계좌가 동결된다”는 식으로 압박하더라도 이에 응해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송금내역, 계좌번호, 문자와 메신저 대화 내용, 리딩방 대화, 상대방 전화번호, 투자 앱 화면, 사이트 주소 등 관련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투자사기 피해가 발생한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계좌가 폐쇄되거나 사이트가 사라지고 대화방에서 강제 퇴장당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인지한 즉시 관련 증거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금계좌 지급정지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형사절차와 피해금 회수 방안을 신속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억해야 할 원칙은 단순하다. 검증되지 않은 앱이나 사이트를 통해 투자금을 보내라고 하거나, 출금을 위해 세금·수수료·보증금 등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한다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이들이 말하는 ‘비밀 프로젝트’, ‘기관 전용 투자’, ‘VIP 특별 종목’, ‘상장 전 내부정보’ 역시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낸 장치일 가능성이 크다.

안전하고 확실하게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비밀 프로젝트’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불특정 다수를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광고로 모집할 이유는 없다.

투자사기는 피해자가 욕심이 많아서 발생한다기보다 신뢰를 단계적으로 만들어 판단을 흐리게 하는 범죄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대화를 중단하고 송금하기 전에 금융회사나 수사기관, 법률전문가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송금 전에 한 번 더 의심하는 것. 그 한 번의 의심이 전 재산을 지킬 수 있다.

도움말 법무법인 세담 박종민 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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