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도입 위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개별 동의서 과반수만으로는 부족… 집단적 의사결정 거쳐야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 여부에 따라 변경의 효력과 임금 청구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 기사입력:2026-07-30 09:00:00
최종하 변호사. 사진제공=법무법인 청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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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대법원은 최근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취업규칙 변경 사안에서, 인트라넷을 통해 변경 내용을 공지하고 개별 동의서를 통해 형식적으로 과반수의 동의를 얻었더라도 그 의견 형성 과정에 근로자 상호간 의견을 교환하고 찬반 의견을 집약하는 회의 등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이 수반되지 않았다면 유효한 동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해당 사건에서 사용자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되지 않은 노동조합과 정년연장·임금피크제 도입을 합의한 뒤, 사내 전산망에 개정안과 동의서를 게시하고 약 7일간 동의 절차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전체 근로자 4,906명 중 약 78%에 해당하는 3,857명이 동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이에 원심은 근로자들이 개정 내용을 확인하고 부동의할 기회가 있었다는 등의 이유로 근로자 과반수의 유효한 동의가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① 근로자들이 동의에 앞서 사업장 전체 또는 부서별로 회합하여 의견을 교환하고 찬반 의사를 모으는 절차를 거쳤다고 볼 객관적 증거가 없고, 단체교섭 후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동의 주체인 전체 근로자의 회합으로 볼 수 없는 점, ② 공지사항·동의서만으로는 임금피크제의 내용과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이 충분히 설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전국에 산재한 근로자들이 7일이라는 단기간에 회합·의견교환을 하기 어려웠고 사용자가 집단적 논의를 독려한 사정도 없어 집단적 의사 형성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과반수로 조직되지 않은 노동조합과의 합의가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의사결정을 대체할 수 없는 점 등을 지적하였다. 나아가 대법원은 개별적으로 동의서를 받는 방식을 쓰더라도 그 의견 형성 과정에 근로자 상호간 의견을 교환하고 찬반 의견을 집약하는 회의 방식 등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이 수반되어야 하며, 그러한 실질이 없는 이상 개별 동의자의 수가 형식적으로 과반수를 넘더라도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번 판결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필요한 과반수 동의가 단순히 개별 동의서를 취합해 숫자상 과반수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 상호간 의견 교환과 찬반 집약이라는 집단적 의사결정의 실질을 갖추어야 한다는 종래의 법리를 다시 한번 명확히 한 것이며,특히 사업장이 전국에 분산되어 있거나 사내 전산망을 통해 온라인으로 동의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 형식적 동의율이 높더라도 집단적 토론 절차가 결여되면 취업규칙 변경 자체가 무효로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용자로서는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할 때 변경 내용과 근로자가 입을 불이익을 충분히 설명한 뒤, 부서·사업장 단위의 회의나 설명회 등을 통해 근로자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찬반을 모을 수 있는 실질적 기회를 보장하고 그 과정을 객관적으로 기록해 두어야 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임금피크제 등 불이익 변경에 대한 동의 절차가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변경의 효력과 임금 청구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도움말 법무법인 청출 최종하 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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