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착공지연 배상 조항은 '착공 자체가 지연'된 경우 적용되지 않아

기사입력:2026-07-20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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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공동수급인인 원고들이 도급인인 피고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의 소 상고심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인 1심과 달리 이 사건 조항은 도급인의 책임 있는 사유와 현장감독자의 정지 지시를 요건으로 하여 ‘착공 후 공사가 정지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착공 자체가 지연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을 수긍해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했다(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6다200798 판결).

피고는 화성 봉담 국도 43호선 확·포장 및 지하차도 공사(이 사건 공사)의 도급인이고, 원고들은 공동수급인이다.

원고들은 2009년 12월 24일 착공신고서를 제출했으나, 피고의 사업부지 확보 등 절차 지연으로 장기간 착공이 지연됐다.

원고들은 이 사건 공사의 현장관리인을 계속하여 배치했고, 피고는 2012년경부터 원고들에게 여러 차례 이 사건 공사의 현장관리방안을 통보하거나 착공을 준비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피고는 2015년 8월 10일 원고들에게 착공 요청 공문을 발송했고, 원고들은 2015년 8월 24일 착공해 2021년 6월 30일경 이 사건 공사를 마쳤다. 피고는 공사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 전액을 지급했다.

원고들은,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에 의한 공사정지 기간의 지연배상'을 정한 이 사건 공사계약 일반조건 제47조 제4항(이 사건 조항)에 따라 피고에게 착공지연 기간(2010. 7. 6.~2015. 8. 23. 1,875일)에 대한 배상금(104억3303만 원) 지급을 구했다.

피고는 착공지연도 원고들과 피고의 합의에 따라 원고들이 제출한 지연착공신고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피고의 지시에 의한 공사정지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또 공법의 변경으로 사업부지 확보 절차 완료 이전에 착공 가능했음에도 원고들이 반대하여 그 착공이 지연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지기간은 피고의 책임있는 사유로 인한 공사정기기간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쟁점사안) 공사정지 기간의 지연배상을 정한 공사계약 일반조건 제47조 제4항이 착공지연의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1심(수원지방법원 2024. 12. 11. 선고 2022가합11190 판결)은 이 사건 조항이 인정된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공법의 변경은 이 사건 공사계약 내용의 변경을 의미하므로 원고들이 피고가 제안하는 공법변경에 동의하지 않은 것을 바로 원고들에게 공사 정지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근거로 보긴 어렵다.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지연보상금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판단해 50%를 감액했다.

-원심(2심 수원고등법원 2025. 12. 19. 선고 2025나11033 판결)인 이 사건 조항이 적용 안된다며 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 사건 일반조건 제47조 제4항에 따르면, 공사 정지기간이 60일을 초과하는 날 현재의 잔여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지연배상금을 산출하도록 되어 있다. 공사 중단 시까지의 공사 진행상황이 더 진척되어 있을수록 지연배상금은 점차 줄어드는 구조이다. 이 사건 일반조건 제47조 제4항이 착공 지연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할 경우, 공사 진행 중 중단된 경우보다 착공 지연의 경우에 더 많은 액수의 지연배상금이 산정되는 불합리가 발생한다.

이 사건 일반조건 제25조 제3항 제3호, 제26조 제1, 4항에 따라 계약기간 연장 및 계약금액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일반조건 제47조 제4항의 적용범위에서 ‘착공 지연’을 배제하더라도, 발주자의 귀책사유에 기한 착공 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계약상대자가 전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대법 판단) 이 사건 조항은 발주기관의 책임있는 사유로 인해 공사가 정지된 경우 그에 따른 계약상대방의 손실을 고려하여 정한 일종의 지체상금 약정에 해당한다.

이 사건 조항은 발주기관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해 공사가 정지된 경우 그에 따른 계약상대방의 손실을 고려하여 정한 일종의 지체상금 약정에 해당한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다82155 판결, 대법원 2021. 12. 10. 선고 2020다300336(본소), 300343 (반소) 판결 등 참조].

피고에게 지체상금 지급책음을 부과하는 이 사건 조항의 적용요건을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조항은 '착공 후 공사가 정지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조항이 착공지연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면, 도급인의 책임 있는 사유로 착공이 지연되었음에도 그에 따른 손실을 수급인이 부담하게 될 우려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수급인은 이를 이유로 계약기간 연장 및 계약금액 조정을 신청할 수 있으므로((이 사건 공사계약 일반조건 제25조 제3항 제3호, 제26조 제1항, 제4항), 위와 같이 해석하더라도 수급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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