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지난 2024년 4월, 육군 행정보급관 A씨는 여군들에게 "왜 화장을 안 하냐", "살을 빼야 남자들이 좋아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정직 1개월 징계처분을 받았다. 징계 처분에 불복한 A씨는 징계항고심의위원회에서 항고가 기각되자 이듬해 2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선배로서 조언을 한 것일 뿐이라고 성희롱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들의 외모를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발언을 상당 기간 수차례 했다"며 “발언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성적 불쾌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군인 성희롱은 군 복무 과정에서 성적 언동이나 지위를 이용한 언행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단순한 신체 접촉뿐 아니라 외모 평가, 성적인 농담, 특정 성 역할을 강요하는 발언 등도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 군은 상명하복의 조직 특성과 공동생활 환경을 고려해 성희롱을 단순한 개인 간 갈등이 아닌 조직 기강과 건전한 병영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성 관련 비위로 보고 있다.
군인 성희롱 사건은 군 징계 대상으로, 성희롱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군인사법 제56조에 따라 징계 절차가 진행되며, 행위의 정도와 피해 정도 등에 따라 징계 수위가 결정된다.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 1의3] 성 관련 사건 징계기준에 따라 기본적으로 정직-감봉 처분이 고려되며, 감경 사유가 있으면 감봉-견책까지 낮아지는 반면, 가중 사유가 인정될 경우 파면-강등 처분이 내려진다.
직업군인이 징계위원회에서 파면 처분을 받으면 군인연금재해보상법에 의해 퇴직급여, 퇴직수당의 절반이 삭감되며, 재임용 또한 불가능하다. 파면, 해임 처분을 피했더라도 중징계 1회 또는 경징계 2회 처분을 받게 될 경우 현역복무부적합심사 대상자로 회부되며, 심사 결과에 따라 강제 전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군 내부의 엄격한 관리 기조에 발맞춰 국방부도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섰다. 국방부는 2026년 6월 군 내 성희롱을 의무 신고 대상에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행위자의 특정 여부 혹은 신분과 무관하게 신고 대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현행 법률상 '성희롱·성추행 및 성폭력 등의 행위'를 '성폭력등'으로 정의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기존 성추행·성폭력 중심이었던 규정을 성희롱까지 포괄하도록 범위를 명확히 했다.
이와 더불어 신고 의무 대상도 확대했다. 현행법은 군인이 병영생활에서 다른 군인의 성추행·성폭력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딥페이크와 같은 새로운 디지털 성범죄가 늘어나면서 현행 제도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은 행위자의 신분이나 특정 여부와 관계없이 병영생활에서 성희롱 등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신고하도록 했다. 즉, 성희롱도 신고 대상에 포함했으며,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딥페이크 성범죄 등도 신고할 수 있도록 개정한 것이다.
이처럼 신고 범위가 확대되고 군의 대응 역량이 강화되면서 성희롱 사건에 대한 초기 대응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게 군형법전문변호사의 조언이다.
최근 군 내 성희롱 사건은 신고 범위 확대와 신고 채널 다각화, 전담 조직 법제화 등을 통해 병영 내 성 관련 비위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군 조직은 일반 사회보다 성비위 징계 기준이 훨씬 엄격하고, 단 한 번의 처분으로도 군인 연금 삭감이나 강제 전역 등 커리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억울한 비위 혐의를 받거나 사건에 휘말렸다면 섣부른 개인적 대응은 지양하고, 조사 초기 단계부터 군형사 사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소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움말 법무법인 일로 군형법 전문 변경식 대표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국방부, 군인 성희롱 의무 신고 명시한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 입법예고
기사입력:2026-06-2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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