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계약금반환 등 사건 상고심에서 원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 해제조항에 따라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약정해제권에 관한 계약 내용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대전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5다220052 판결).
C는 2020. 12. 28. 피고(애드메이트)와 사이에 이 사건 오피스텔 제3203호를 3억 9180만 원에 분양받기로 하는 이 사건 분양계약을 체결했고, 원고는 2022. 5. 23. C의 수분양자 지위를 승계했다.
이 사건 분양계약 제6조 제4항 제2호(이하 ‘이 사건 해제조항’)는 “수분양자는 분양자가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이하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제10조에 따라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제12조에 따른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은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오피스텔 건물과 관련하여 2023. 12. 29. 대구 달서구청장으로부터 분양광고안 내용 누락, 즉 ‘건축물분양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5호의3 각 목에 따른 지구단위계획 수립 여부 및 교육환경보호구역 설정 여부에 관한 사항 누락’을 이유로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았다.
원고는 2024. 3. 14. 제1심법원에 ‘피고가 이 사건 시정명령을 받은 것은 이 사건 해제조항에서 정한 약정해제 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한다’는 취지가 담긴 이 사건 소장을 제출했고, 그 부본이 2024. 4. 2. 피고에게 송달됐다.
원고는 계약금 3918만 원과 지출한 중도금 대출이자 433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청구했다.
(쟁점사안)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서 정한 시정명령에 따라 해제조항에서 정한 약정해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1심(대전지법 천안지원 2024. 12. 4. 선고 2024가단106712 판결)은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했다.
이 사건 분양계약 중 원고가 주장하는 약정해제권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시정명령’은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허가권자의 모든 시정명령이 아니라 분양사업자가 시정명령을 이행한다고 하더라도 분양계약의 내용이 기존의 내용과 현저히 달라지는 등의 이유로 수분양자들이 계약 당시 그 위반 내용을 알았다면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정도로 위반의 내용이 중대한 경우에 이를 시정하는 명령을 뜻한다고 한정해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2심 대전지방법원 2025. 10. 30. 선고 2025나200071 판결)은 1심판결은 정당하다며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원고가 이 사건 해제조항에 따라 분양계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서 정한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시정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을 고려할 때 그 위반사항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하거나 원고가 이러한 위반 사실을 알았더라면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것이어야 하는데, 이 사건 시정명령은 그에 이르지 못한 경미한 위반사항으로 인한 것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해제조항에 따라 이 사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계약에서 해제·해지사유를 약정한 경우 그 약정에 의하여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 및 그 효력은 계약에서 약정한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 당사자가 어떤 의사로 해제권 조항을 둔 것인지는 결국 의사해석 문제로서, 계약 체결의 목적, 해제권 조항을 둔 경위, 조항 자체의 문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계약당사자 사이에 약정해제 사유를 처분문서로 작성한 경우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와 달리 해석함으로써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게 되는 때에는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2025. 12. 24. 선고 2025다21644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해제조항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법정해제권을 주의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건축물분양법 제6조 제4항 및 건축물분양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11호 가목에서 ‘분양사업자가 분양대상 건축물과 관련하여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분양받은 자가 분양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는 사항’을 분양계약서에 넣도록 규정함에 따라 이 사건 분양계약에 특유한 해제사유를 정한 것이다.
이러한 문언의 객관적 의미와 달리, 시정명령의 원인이 된 위반사항의 경중이나 그 위반사항이 당사자의 계약체결 의사 및 계약의 목적 달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해제권 발생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그 문언을 해석하기는 어렵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해제조항에 따라 분양계약 해제할 수 없다는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06-12 14: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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