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직원들을 결혼중개업 법인의 공범으로 본 원심 파기환송

행위자를 벌하는 별도의 규정인 '양벌규정(결혼중개업법 제27조)'을 적용해야 기사입력:2026-06-01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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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 결혼중개업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대표자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직원들을 법인의 공범으로 보아 유죄로 본 원심판결에 대해 양벌규정 및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이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5도12357 판결).

피고인 A(40대·여)는 2018. 7. 27. 국제결혼중개업을 등록한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 피고인 B는 피고인 A의 배우자로 이 사건 회사의 팀장, 피고인 C(60대)는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이다.

결혼중개업자는 국가ㆍ인종ㆍ성별ㆍ연령ㆍ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 또는 인신매매나 인권 침해의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

피고인들은 공모해 베트남 국적 여성들의 얼굴 사진과 키·몸무게 등이 담긴 정보를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일반인(정식 회원가입 계약 이전의 사람)에게 전송했다.

팀장 B는 2020년 3월 베트남 하이즈엉에 위치한 협력업체로부터 베트남 국적 여성들의 얼굴 사진과 키·몸무게 등이 담긴 USB를 송달받아 대표 A에게 전달했다. 대표 A씨는 USB를 직원 C에게 넘기며 영업에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직원 C씨는 2021년 5월과 7월 회사 홈페이지 가입자(홈페이지에는 가입했으나 결혼중개업 서비스 가입 계약은 맺지 않은 사람)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해 베트남 여성들의 얼굴 사진과 키·몸무게 등 정보를 두 차례 걸쳐 전송하면서 가입 계약을 권유했다.

검찰은 이 같은 행위가 국가, 인종,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이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는 결혼중개업법(제12조)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기소했다.

(쟁점사안) ①위반행위의 주체이자 처벌 대상인 '결혼중개업자'를 법인 자체로 볼 것인지, 대표자인 개인으로 볼 것인지 여부. ②신분범(결혼중개업자)이 아닌 종업원(팀장과 직원)을 처벌할 때 형법상 공범 규정(제30조·제33조)을 적용해 법인과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아니면 특별법의 양벌규정(결혼중개업법 제27조)을 적용해야 하는지 여부. ③공소장의 기재 내용에 혼선이 있을 때 법원이 석명권을 행사해 검사의 취지를 명확히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1심(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4. 7. 4. 선고 2023고정492 판결)은 피고인들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대표자 피고인 A와 팀장 피고인 B에게 각 벌금 200만 원, 직원 피고인 C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대표자 A는 결혼중개업법 위반 행위의 주체, 팀장과 종업원은 형법 제30조·제33조를 적용해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했다.

피고인들은 항소했다.

원심(2심 의정부지방법원 2025. 7. 10. 선고 2024노2093 판결)는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피고인 B, C의 항소는 기각해 1심 벌금형을 유지했다.

원심은 이 사건의 '결혼중개업자'는 대표자 A(개인)가 아니라 주식회사(법인)이므로 진정신분범 요건에 따라 대표자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팀장 B와 직원 C에 대해서는 신분이 없더라도 행위에 가담했으므로 법인(결혼중개업자)과의 공동정범(형법 제30조·제33조)으로서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결혼중개업자'가 법인을 의미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옳다고 봤으나 법인 사업주와 실제 행위자(종업원 등)의 관계는 형법상 공동정범 관계와 동일하게 볼 수 없으므로, 비신분자인 B와 C에게 공범 규정을 적용해 처벌할 수는 없고, 행위자를 벌하는 별도의 규정인 '양벌규정(결혼중개업법 제27조)'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검사의 공소사실과 적용법조 사이에 모순이 있어 소송의 취지가 불분명(공소장에는 '양벌규정'을 적어놓고도 의견서에서는 '공범'이라고 주장하는 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검사에게 취지를 바로잡거나 명확히 하도록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대표자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B, C를 법인의 공범으로 보아 유죄로 단정한 것은 양벌규정 및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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