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피해, 영상 삭제만으로 끝나지 않아

기사입력:2026-05-29 10:57:30
윤보현 변호사. 사진=여울 여성특화센터 제공

윤보현 변호사. 사진=여울 여성특화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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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불법촬영 피해는 단순한 사생활 침해를 넘어 피해자의 일상과 인간관계, 사회생활 전반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촬영뿐 아니라 SNS 비공개 공유방, 텔레그램 대화방, 딥페이크 합성물까지 확산되면서 피해 유형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연인 관계나 지인 관계 안에서 촬영된 영상이 이별 이후 유포되거나 협박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어, 피해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성폭력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촬영 당시 동의가 있었더라도 이후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해당 영상을 반포·판매·제공·전시·상영한 경우 역시 처벌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단순 유포 행위를 넘어 불법촬영물을 저장·소지·시청하거나 재유포한 정황까지 디지털 포렌식 수사를 통해 확인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대응이다.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면 게시물 URL, 대화내용, 계정 정보, 업로드 시간, 닉네임 등을 가능한 범위에서 캡처하고 삭제 전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증거 확보를 위해 상대방 계정에 무단 접속하거나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식은 또 다른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현재 여성가족부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는 불법촬영물 삭제지원, 유포현황 모니터링, 수사·법률·심리 지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텔레그램이나 해외 사이트를 통한 유포는 완전 삭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단순히 “영상만 내리면 끝난다”는 접근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피해자는 반복적인 재유포 가능성과 2차 피해 문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불법촬영피해 사건에서는 가해자와의 관계도 중요한 쟁점이 된다. 교제 중 촬영된 영상이라도 유포 동의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장난이었다”, “둘만 보려고 저장했다”는 주장만으로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최근에는 헤어진 연인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영상을 유포하거나, 피해자의 얼굴을 합성해 성적 이미지로 제작하는 범죄도 증가하고 있어 수사기관 역시 디지털성범죄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영상 삭제 여부만큼 심리적 불안과 일상 회복도 중요하다. 신고 이후에도 가해자의 연락이나 합의 압박, 추가 유포 협박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혼자 대응하기보다 초기 단계부터 증거 보존과 삭제지원, 접근금지 조치 가능성 등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법촬영피해는 단순히 영상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의 인간관계와 일상 전체에 장기적인 영향을 남길 수 있는 범죄다. 초기에는 게시물 캡처와 URL 확보 등 증거를 보존하고,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삭제지원과 수사기관 대응을 병행하면서 추가 유포 가능성까지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여울 여성특화센터 윤보현 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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