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이제 형사 재판보다 무섭다… ‘기록 관리’ 실패가 입시·취업까지 좌우

기사입력:2026-02-04 16:06:04
사진=전서현 변호사

사진=전서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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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학교폭력이 더 이상 교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입시, 취업, 사회 진출까지 영향을 미치는 ‘법적 기록’의 문제가 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교육부가 추진 중인 학교폭력 관련 제도 강화 기조와 맞물리며,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아이 인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법조계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폭력을 ‘대입 변수’ 정도로만 인식하지만, 실제 영향 범위는 그보다 훨씬 넓다. 학교폭력 조치사항은 대입 전형뿐 아니라 △장학금 심사 △교환학생 선발 △일부 공공기관·기업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 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

로어스 법률사무소 전서현 대표변호사는 “학교폭력 기록은 단순한 생활지도 자료가 아니라, 특정 시점에서는 사실상 ‘결격 사유’로 기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에는 대학뿐 아니라 일부 기관에서 ‘인성 검증’ 자료로 학교폭력 이력 확인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 번의 조치가 수년 뒤까지 따라붙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학교폭력 조치는 1호(서면사과)부터 9호(퇴학)까지 총 9단계로 나뉜다. 문제는 많은 보호자들이 “1~3호는 큰 문제없다”고 오해한다는 점이다. 1~3호 조치는 생활기록부 기재가 유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조건부 유예이기 때문에 조치사항을 이행하지 않거나 동일 학교급에 재학하는 동안 다른 학교폭력사건으로 조치를 받는 경우에는 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제21조).

전서현 변호사는 “일부 상위권 대학과 특성화 대학의 경우, 1호 처분만 있어도 감점 또는 불이익을 명시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경미하다’는 말과 ‘무해하다’는 말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는 장난, 말다툼, 단발성 언쟁이 쌍방폭행 또는 언어폭력으로 판단되어 가해자 조치를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억울함을 주장해도, 초기 대응을 놓치면 기록은 그대로 남는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결정은 확정 판결이 아니다. 법적으로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며,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통해 충분히 다툴 수 있다.

전서현 변호사는 “조치가 내려졌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절차상 하자 지적, 사실관계 정리, 진술의 모순 해소, 증거 재구성, 법리 적용 여부에 따라 처분이 취소되거나 단계가 낮아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한 졸업 전 기록 삭제가 가능한 사안임에도, 시기·절차를 몰라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기록 삭제는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심의 시기, 요건, 준비 서류가 모두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전략 없이 접근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학교폭력은 가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원회에서는 피해자를 위한 보호조치 결정도 내린다. 피해자 역시 학교의 소극적 대응으로 인해 2차 피해를 겪거나, 보호조치 결정을 받지 못하거나,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이 지나치게 낮아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전서현 변호사는 “피해자도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통해 보호조치를 요구하거나, 선도조치 상향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있다”며 “학교가 사건을 축소하거나 중립을 이유로 방치하는 경우, 반드시 법적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은 더 이상 아이들 사이의 감정 다툼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록으로 남고, 평가되고, 인생의 중요한 관문마다 영향을 미치는 법률의 영역이다. 전서현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강조했다.

“학교폭력은 초기 대응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억울함을 참는 것이 아이를 지키는 길이 아니라, 법이 보장한 절차를 정확히 활용하는 것이 진짜 보호다.”

2026학년도 이후, 학교폭력 기록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현실적인 리스크 관리 대상이 되었다.
아이 혼자 감당하게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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