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보호와 피의자 방어권의 균형… 성범죄 사건이 까다로운 이유

기사입력:2025-12-10 13:58:49
신승우 변호사

신승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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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최근 성범죄 수사가 늘어나면서 무고 또는 사실관계가 불명확한 사건에서 피의자가 억울하게 처벌 위기에 놓이는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성범죄는 침해되는 법익의 특성상 피해자 진술이 수사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되며, 물증이 적은 사건에서는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논란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외상이나 영상, 목격자 없이도 ‘진술의 일관성’만으로 피해 사실이 인정될 수 있지만, 피의자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여러 단계의 방어논리를 갖추어야 한다. 결국 한쪽은 진술을 통해 사실을 구성하고, 다른 한쪽은 이를 논리와 근거로 깨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성범죄는 다른 형사 사건보다 변호사의 역할이 훨씬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범죄 사건 방어의 핵심은 단순히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발생했다는 전제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메시지 기록, 동선, CCTV, 통화 내역, 위치기록 등 객관적 자료 확보가 우선된다. 때로는 대화 방식·언어 표현·사후 행동과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유력한 증거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피의자들은 수사 초기 불안과 당황으로 인해 장문의 사과 메시지나 모호한 표현을 남기며 스스로 불리한 정황을 제공하는 실수를 반복한다. 이 단계에서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하면 수사 초기 진술이 재판 내내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압박감 속에서 한 차례의 진술만 잘못 남겼을 뿐인데, 그 말이 ‘범죄사실 인정’으로 해석되어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법무법인(유한) 안팍의 신승우 변호사는 “성범죄변호사는 억울함을 주장하는 피의자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법적 판단 구조 안에서 사실을 재구성하고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검토할 때는 진술 간 시점의 불일치, 동기, 기억 왜곡 가능성, 주변 정황과의 논리적 충돌 여부 등을 하나하나 비교하며 사실관계를 다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때로는 피해자와 피의자의 대화 내용이 곧바로 ‘동의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 단서가 되기도 하지만, 동일한 표현이라도 맥락과 시점에 따라 법적 의미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범죄는 기록, 언어, 정황, 심리 모두가 증거로 작동하는 복잡한 영역이기 때문에, 단순 해명만으로 사건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더하여 신승우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의 진실은 한쪽의 주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무죄를 주장한다면 수사 초기부터 증거 확보가 병행돼야 하고, 피해자의 진술과 충돌하는 지점을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억울한 피의자라 하더라도 대응이 늦으면 진실이 왜곡된 채 굳어질 수 있고, 반대로 초기 방어가 체계적으로 진행되면 무죄 입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성범죄는 피해자에게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기고, 피의자에게는 낙인과 사회적 파장을 남긴다. 따라서 모든 성범죄 혐의는 가볍게 취급할 수 없으며, 그렇기에 더욱 정밀한 법적 판단 구조 위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피해자 보호는 분명 중요하지만, 피의자의 방어권 또한 동일하게 존중되어야만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 기록 하나와 말 한 줄이 모든 결과를 뒤바꾸는 사건이기 때문에, 성범죄 사건은 감정이 아니라 법률과 근거로 다루어야 한다. 진실은 주장으로 입증되지 않는다. 논리와 기록으로만 검증될 수 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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