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기획] 인천의 숨은 섬들③ '백령도', 서해 최북단 바람과 파도가 속삭이는 신비로운 섬

- 역사와 자연이 함께 숨쉬는 ‘백령도’
- 푸른 파도와 흰 모래가 빚어낸 시간의 풍경 속에서, 평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신비의 섬
기사입력:2025-10-27 12:15:01
[로이슈 차영환 기자] 대청도에서 배로 30분, 바람의 결이 달라지는 순간 백령도의 품속으로 들어선다. 누구나 갈 수는 있지만, 아무나 쉽게 닿을 수 없는 섬. 잔잔한 파도 위로 천연기념물 콩돌이 자르락거리고, 두무진의 절벽은 거친 세월에 할퀴인 듯 날카로운 속살을 드러낸다. 바람이 친구가 되고, 파도가 벗이 되는 곳,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섬, 백령도다.

백령도(白翎島)는 인천항에서 123마일, 약 4시간의 항해 끝에 닿는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에 속하며, 면적 51.12㎢, 인구 약 5천 명으로 우리나라에서 15번째로 큰 섬이다.

두무진의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두무진의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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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황해도에 속했으나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서해 5도와 함께 대한민국에 남게 되었고, 지금은 북한과 불과 몇 킬로미터를 사이에 둔 군사 요충지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다. ‘흰 깃의 섬’이라는 이름처럼, 순백의 모래와 푸른 바다, 그리고 노래하듯 흐르는 바람이 백령도를 정의한다.

최근 백령도는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의 핵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8억 년 전 선캄브리아기의 지층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곳으로, 한반도 서쪽 지각 변동의 역사를 읽을 수 있는 귀중한 지질학적 연구지다. 인천시는 이를 기반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추진 중이며, 주민과 함께 세계적 자연유산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최근 북한이 유네스코에 ‘등재 반대 의견’을 공식 제기하면서 절차가 잠시 중단된 상태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신청은 주민이 함께 만들어낸 소중한 성과”라며 “국제 협의 절차가 원만히 마무리되어 최종 등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령도 북서쪽 끝, 연화3리 해안에는 ‘제2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두무진(頭武津)이 있다. 병풍처럼 펼쳐진 기암절벽 사이로 신선대·형제바위·코끼리바위 등이 장관을 이루며, 파도 위에 떠오른 바위들은 신선이 머물다 간 듯 신비로움이 예사롭지 않다. 배를 타고 해상에서 바라보는 절벽의 실루엣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기 충분하다.

두무진 맞은편으로는 북녘의 장산곶과 몽금포 해안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며 찾는 평화의 상징지로도 알려져 있다. 인근의 ‘선대암’과 ‘형제바위’는 신선이 놀다 간 전설이 깃든 바위로, 섬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인천의 상징은 점박이물범을 보이며 해설사가 설명을 하고 있다.

인천의 상징은 점박이물범을 보이며 해설사가 설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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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의 대표 명소 사곶천연비행장(천연기념물 제391호)은 규조토로 이루어진 단단한 해변 위에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천연 활주로다. 이탈리아 나폴리와 함께 전 세계에서 단 두 곳뿐인 자연 해변 활주로로,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듯한 백령도의 상징적 풍경을 이룬다. 곱고 완만한 백사장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인기 있는 명소다.

아쉬운 점은 작년까지 활주로로 사용되었으니 조류와 풍향의 변화로 인해 사용이 중단된 상태다.

남포리의 콩돌해안은 파도에 깎인 자갈이 해변 가득 덮인 독특한 지형이다. 백색·적갈색·청회색 등 다양한 색의 자갈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며, 파도에 부딪히며 내는 ‘찰랑찰랑’ 소리는 백령도만의 천연 음악이다.

이 자갈들은 백령도의 모암인 규암이 오랜 세월 파식작용으로 마모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섬의 지질학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가운데 물범이 서식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너머는 북녁의 장산곶이다.

가운데 물범이 서식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너머는 북녁의 장산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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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진촌마을 일대에는 약 4㎢ 규모의 현무암 지대가 분포하고, 두께 5~10m의 용암층이 겹겹이 쌓여 있다. 이는 한반도 서부지역의 화산활동을 증명하는 중요한 지질학적 증거로 평가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추진한 ‘i-바다패스’ 사업은 섬 관광 활성화에 큰 전환점을 가져왔다. 올해 8개월 동안 인천과 섬을 오간 여객선 이용은 56만9,943건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이 중 인천시민 이용객은 30%, 타지역 이용객은 52% 늘었고, 관광 매출은 213억 원으로 전년보다 35.6%(56억 원) 상승했다. 인천섬을 찾는 관광객은 “교통비를 절약한 덕분에 현지 숙박과 체험을 더 즐길 수 있었다”고 만족해 하고 있다.

백령도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지질과 생태, 안보와 평화, 그리고 섬 사람들의 삶이 함께 숨쉬는 살아있는 기록의 섬이다. 푸른 파도와 바람이 그려낸 시간의 풍경 속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마주한다. 백령도의 바람은 차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따뜻하다. 청소년들의 교육적인 관점에서도 꼭 한번쯤은 방문해야 할 장소다.

차영환 로이슈 기자 cccdh76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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