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급발진사고'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서 발생했다는 원심 파기환송

대법원, 급발진 사고의 책임을 제조사에 부담 시킬 수 없어 기사입력:2025-08-29 12: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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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마용주)는 자동차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약 200㎞/h)으로 부모가 사망했다며 자동차 수입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원고들의 손을 들어준 원심판결 중 피고 C 주식회사(자동차수입)의 패소 부분과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중앙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0다263758 판결).

원심은 이 사건 사고는 F가 정상적으로 자동차를 운행하고 있던 상태에서 제조업자인 피고 C 주식회사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사고발생 당시 차량의 사용·관리·권한이 전적으로 제조업자 측에 있다는 의미)에서 발생했고, 이 사건 자동차의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라고 추정되므로 피고 C 주식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자동차가 약 200㎞/h의 속도로 주행했던 것이 F가 착오 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가 F이 이 사건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피고 C 주식회사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사정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제조물책임의 증명책임 완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파기 환송했다.

-F는 2018. 5. 4. 오전 10시 50분경 G를 태우고 BMW 528i 승용차(이하 ‘이 사건 자동차’)를 운전해 호남고속도로지선을 회덕 방향에서 논산 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유성IC 부근에서 갓길로 진행하다가, 우측 유성톨게이트 진출로에서 그대로 직진해 전방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추락했다(이하 ‘이 사건 사고’). 이 사건 차량은 전소됐다. 비상경고등은 작동했지만 브레이크 등은 들어오지 않았다.

이 사건 사고로 F(모)과 G(부)가 사망했다.

원고들은 F과 G의 자녀이고, 피고 C 주식회사는 이 사건 자동차의 수입회사이다.

원고 A는 2018. 5. 2. 피고 주식회사 E(이하 ‘피고 E’)의 직원인 피고 D에게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하여 장거리 운행 전 점검을 포함한 캠페인 무상점검 등을 의뢰했고, 피고 D는 2018. 5. 3. 원고 측의 의뢰와 지시에 따른 점검과 정비를 마치고, 이 사건 자동차를 원고 A에게 인도했다.

원고들은, 이 사건 사고는 F가 그 전날 정비를 마친 이 사건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급발진이 일어나서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 C는 원고들에게 제조물책임법에 기해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 F,G의 위자료는 각 1억 원이고 원고들의 위자료는 각 2,000만 원이므로 피고 C는 망인들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위자료로 각 1억2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나 원고들은 일부 청구로서 각 4,000만 원을 구한다고 주장했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8. 22. 선고 2018가단5211948 판결, 김광섭 판사)은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며 이를 모두 기각했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F이 이 사건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자동차의 결함이나 급발진으로 인하여 발생했다고 추정할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자동차의 결함이나 급발진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 C에 대한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배척했다.

또 피고D와 피고 E에 대해서도 피고 C와 같은 금액청구에 대한 판단에서도,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D가 완벽한 정비 의뢰를 받고도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거나, 이 사건 사고가 피고 D나 피고 E가 제대로 정비를 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발생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8. 11. 선고 2019나54506 판결, 정진원 부장판사)은 1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자동차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추정) "피고 C 주식회사는 원고들에게 각 40,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8. 5. 4.부터 2020. 8. 11.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고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 자동차는 이 사건 사고 무렵 약 300m를 200㎞/h 이상의 속도로 고속 주행하면서 다른 자동차들이 달리지 않는 갓길을 굉음을 울리면서 진행했다. 이러한 고속 주행 중 이 사건 자동차에는 비상 경고등이 작동되고 있었다.

이 사건 사고는 오전 10시 50분에 발생했고 당시 날씨는 맑았다. F은 이 사건 사고 장소에 도달하기 전에는 80㎞/h부터 100㎞/h까지의 속도로 이 사건 자동차를 운행했고, 조수석에는 남편 G가 탑승하고 있었다. F은 당시 만 66세의 여성으로 건강상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과속 등으로 과태료 등을 부과받은 사실도 없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는 F가 정상적으로 이 사건 자동차를 운행하고 있던 상태에서 제조업자인 피고 C 주식회사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자동차의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라고 추정되므로 피고 C 주식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차량 엔진상의 결함이 있을 경우 브레이크 페달이 딱딱해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제동등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여 F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자동차의 결함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음이 추정되려면, 이 사건 사고가 F가 이 사건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피고 C 주식회사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음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은 운전자의 조작과는 달리 이 사건 자동차가 급가속 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른바 ‘급발진 사고’ 유형에서 사고가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제조업자의 배타적인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음을 증명하려면 운전자가 급가속 당시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다는 사정, 즉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없었음을 증명하여야 할 것이고, 이에 대하여는 자동차의 결함으로 급발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측에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운전자의 페달 조작에 관한 객관적인 영상이나 기록 등 직접적인 증거가 있으면 이를 통해서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없었음을 증명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페달 오조작이 없었음을 추인시키는 간접사실을 통하여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페달 조작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원고들도 간접사실을 통해서 F가 페달을 오조작하지 않았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들이 들고 있는 사정, 즉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자동차가 비정상적으로 주행했다는 정황, 이 사건 사고 직전에는 이 사건 자동차가 정상적으로 주행했다는 정황, F의 운전경력 등의 사정은 페달 오조작이 없었음을 추인시키는 간접사실로 보기에 부족하다. 이러한 사정은 이 사건 사고가 매우 이례적이었음을 나타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F의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 사고로 이 사건 자동차는 전소됐다. 만약 이 사건 자동차의 급가속이 처음 발생한 시점과 그 당시 도로의 상황, 급가속 이후 속도의 변화와 주행 상황, 급가속이 발생한 상태가 지속된 시간 등 이 사건 자동차의 급가속 경위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정을 알 수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 자동차의 급가속이 F의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것인지 여부를 짐작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자동차가 어느 지점부터 어떠한 경위로 급가속을 하게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자동차에는 이 사건 사고 이전에 결함을 의심할 만한 전조 증상이 있었다거나 동종 차량에서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는 등 이 사건 자동차 급가속의 원인으로 의심할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자동차 주변 차량들의 블랙박스에는 이 사건 사고 발생으로부터 약 10초 전부터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이 사건 자동차의 모습이 녹화되었는데, 위 차량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자동차의 제동등은 점등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에는 제동등 점등과 같이 F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음을 추인할 만한 사정도 없다. 오히려 대부분 차량의 제동등은 브레이크 페달과 연결된 스위치로 작동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제동등이 점등되고 여기에 엔진이나 브레이크 계통의 이상은 간섭할 여지가 거의 없음을 고려하면, 제동등이 점등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정은 이 사건 사고 당시 F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할 따름이다.

원심은 자동차 엔진의 결함이 있을 경우 브레이크 페달이 딱딱해질 가능성을 근거로 들면서 F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자동차 엔진의 결함과 브레이크 페달의 기능 사이의 상관관계가 밝혀졌다고 보기도 어렵고, 그러한 가능성만으로 F가 이 사건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운전하였음이 증명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자동차가 약 200㎞/h의 속도로 주행했던 것이 F이 착오 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가속 페달을밟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가 F가 이 사건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피고 C 주식회사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사정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의 결함을 이유로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경우 제품의 생산과정은 전문가인 제조업자만이 알 수 있어서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하였는지, 그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는 일반인으로서는 밝힐 수 없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 측이 제품의 결함 및 그 결함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과학적․기술적으로 증명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그러므로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하였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한 이상 제품에 결함이 존재하고 그 결함으로 말미암아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부합한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판결 등 참조). 한편 2017. 4. 18. 법률 제14764호로 일부 개정된 제조물 책임법 제3조의2도 ‘피해자가 해당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피해자의 손해가 발생하였고, 그러한 손해가 제조업자의 실질적인 지배영역에 속한 원인으로부터 초래되었으며 해당 제조물의 결함 없이는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는 제조물을 공급할 당시 해당 제조물에 결함이 있었고 그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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