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덜란드 연구진은 교도소 내에서 중대한 사건을 일으킨 뒤 최고 수준의 통제를 받는 수용시설로 이송된 수감자들의 생애 범죄 경로를 분석했습니다. 기사에서는 국제학술지 Criminal Justice and Behavior에 Van der Vorst 외(2024)가 발표한 논문 'Exploring the life course of uncontrollably violent detained persons'의 연구 결과를 통해 교도소 내 극단적 폭력성을 보이는 수감자들의 특성과 생애 범죄 패턴, 그리고 효과적인 관리 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네덜란드 연구진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교도소 내에서 극단적 폭력성을 보이는 수감자들은 일반 수감자에 비해 첫 범죄 시점이 빠르고 전과 횟수가 현저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교도소 내 폭력 가능성을 평가할 때 현재 수감 사유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친 범죄 이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이미지 출처=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중 한 장면
이미지 확대보기네덜란드에는 'Violence Facility'라 불리는 고위험군 전용 수용시설이 있다. 이 고강도 통제시설에 수용되는 수감자들은 '통제 불가능한 폭력성을 지닌 수감자'(Uncontrollably Violent Detained Persons)로 분류된다. 수감 사유가 된 범죄 유형과 무관하게 교도소 내에서 심각한 공격성이나 문제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여 일반 수용동에서 관리하기 어려운 경우다.
시설의 주요 목적은 격리(incapacitation)이며, 고강도 제한을 통해 폭력적 또는 파괴적 행동의 기회를 최소화하는 데 있다. 연구진은 해당 시설에 수용된 남성 수감자 383명을 대상으로 일반 교도소 수감자 및 교정심리치료시설('정신과 수용시설') 수감자와 비교하여 폭력적 수감자들의 범죄 생애 경로를 분석했다.
■ 더 빠른 시작, 더 잦은 범죄
고위험 수용시설 수감자는 일반 네덜란드 교도소 수감자에 비해 평균 연령이 더 낮고, 첫 범죄와 수감 시점이 더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폭력범죄를 포함한 전과 횟수도 현저히 많았다.
정신과 수용시설 수감자와 비교했을 때에도 첫 범죄, 첫 폭력범죄, 현재 수감 시작 시점 모두 더 이른 경향을 보였다. 살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범죄 유형에서 전과율이 더 높았으며, 현재 수감 사유 역시 더 심각했다. 폭력 관련 전과 요인(violence related historical risk factors) 점수 또한 높았으며, 범죄 이력은 폭넓고 이른 시점부터 축적되는 양상이었다.
연구 결과는 수감 전 특성이 교도소 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import model)을 뒷받침하며, 젊은 수감자일수록 교도소 내 폭력 행위 가능성이 높다는 기존 연구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고위험 수용시설의 폭력적 수감자들은 반복적인 수감 경험과 만성적 범죄 성향을 보이며, 직업·가족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능 저하와 피해 경험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 현재 범죄만 보지 말고, 전 생애 범죄 이력까지 평가해야
네덜란드 연구는 교도소 내 폭력 가능성 평가 시 현재 수감 사유(index crime)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친 범죄 이력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고위험 수형자는 어린 시절부터 폭력 행동을 보여온 경우가 많아, 맞춤형 개입이 필수적이다.
다만, 고위험 수감자들의 탈범죄화(desistance)에 효과적인 교정 개입이 무엇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위험군에는 범죄유발요인(criminogenic needs) 및 치료 반응성(responsivity)을 모두 포함하는 가장 강도 높은 맞춤형 개입 및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고위험 수감자 내에서도 하위 유형을 구분하여, 유형별로 차별화된 맞춤형 위험관리, 치료개입, 모니터링 전략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는 네덜란드 수감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이므로, 각국의 사법체계, 문화, 인구 특성, 양형 제도 차이를 고려한 해석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교정시설 내 폭력 가능성이 높은 수감자의 특성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
▶연구논문
Van der Vorst, E., van Koppen, V., Kuin, N. C., & Harte, J. M. (2024). Exploring the life course of uncontrollably violent detained persons. Criminal Justice and Behavior, 51(12), 1899-1917.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