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주거침입준강간 등 징역 7년 원심 확정

기사입력:2024-05-21 12:00:00
대법원.(사진=대법원홈페이지)

대법원.(사진=대법원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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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준강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사건 상고심에서,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판결(징역 7년 등)을 유지한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4도2550 판결).

대법원은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소장일본주의, 공모공동정범 및 방실침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A에게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또 피고인 B에 대한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방실침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인정했다.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 A가 모텔 객실에서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진 다음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자 객실 방문을 열어 둔 채 나와 피고인 B에게 이를 알려주어 범행을 공모하고, 피고인 B가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자고 있는 모텔 객실에 침입하여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다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한 것이다.

원심[서울고등법원 2024. 1. 25. 선고 (춘천)2023노195 판결]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준강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B에게 모두 징역 7년 등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해 1심을 유지했다.

1심(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3. 8. 8. 선고 2022고합5 판결)은 이 사건 공소장에는 피고인 A가 피해자를 데리고 나가 이 사건 모텔 객실에 입실한 다음 피해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들이 주고받은 메시지가 그대로 기재된 부분이 있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범행에 있어 피해자의 상태 및 피고인들의 공모관계, 범행의 경위 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 법관으로 하여금 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에 장애가 될 만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을 배척했다.
원심(2심) 역시 이 사건 공소장은 '공소장 일본주의'(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에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의 서류나 증거물은 일체 첨부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법관에게 선입견을 주어서는 안된다)를 위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원심을 인정했다.

피고인 B가 피고인 A와 공모해 이 사건 객실에 침입해 술에 취하여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했다. 피고인 A는 이 사건 객실에서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진 다음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하고 이 사건 객실 문을 열어 둔 채 나와 피고인 B와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인정된다.

1심은 피고인 B가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들어 있던 이 사건 객실에 침입하고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간음하는 것에 대하여 피고인들 사이에 묵시적으로나마 공모관계가 있다고 보아 피고인 A의 주장을 배척했다.

피고인들은 같은 E 소속 축구선수들로 친밀한 사이이고 이 사건 전후로 SNS를 통해 만난 여성들과 함께 술을 마신 후 성관계를 갖는 내용에 대해 대화를 하기도 했다.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피해자의 친구 2명을 만나 술을 마시고 강릉시로 이동할 무렵, 피해자 일행 중 누구와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 확인하는 의미로 해석되는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즉 피고인들은 피해자 등과 강릉시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술에 취한 여성과 성관계를 가질 목적 내지 의도를 공유하고 있었다.
피고인 A은 이 사건 객실 문을 열고 나온 것과 관련해 축구선수 생활을 하면서 생긴 습관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인식한 피고인 A이 피고인 B으로 하여금 이 사건 객실 안으로 용이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객실 문을 열어놓았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피해자는 2021. 9. 30. 오후 8시경부터 같은 날 오후 11시 41경까지 주점에서 피해자의 친구 2명, 피고인들 및 피고인들의 동료 선수 G, 총 6명이 소주 11병과 맥주 5병을 나누어 마셨다. 피고인들을 포함한 위 6명은 강릉시 소재 피고인 B의 집에서 술을 더 마시기로 하여 피고인 B의 집으로 이동했고, 2021. 10. 1. 0시 12경 피고인 B의 집 부근 편의점에서 소주 3병과 500ml 캔맥주 3캔을 구입한 다음 피고인 B의 집에서 술을 더 마셨다.

한편 피고인 A는 2021. 10. 1.오전 3시 40경 피해자와 함께 피고인 B의 집을 나와 같은 날 오전 3시 47분경 이 사건 객실에 입실하여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고, 2021. 10. 1. 오전 4시 30분경 이 사건 객실에서 혼자 퇴실했다.

피고인 A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피고인 B가 3명의 성관계 제안을 거절했다는 말을 듣고,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객실에서 쉬었다가 가겠다고 했을 뿐 나아가 피고인 B를 이 사건 객실로 불러 달라는 의사를 표시한 적은 없다. 그런데 피고인 A는 이 사건 객실 문을 열어 둔 채 이 사건 객실을 퇴실한 다음 피고인 B에게 연락해 피고인 B의 집 근처로 피고인 B를 불러낸 다음 피해자가 찾는다며 이 사건 객실로 가라고 했다.

피고인 A의 위와 같은 행위가 없었다면 피고인 B가 주거침입준강간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 A은 위 범행에 대하여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 주거침입준강간 범행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공동의 실행행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A은 피고인 B 명의의 카드로 이 사건 객실의 숙박료를 결제했다. 그러나 이 사건 객실은 주거에 준하는 사적인 공간이므로, 숙박료를 결제한 사람이 아니라 실제 이 사건 객실에 투숙하거나 입실한 사람을 점유자로 보야야 한다.

피고인 B는 출입문이 잠겨있는 이 사건 객실 앞에서 여러 차례 벨을 누르거나 문을 두드려도 피해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음에도 모텔 관리자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 객실에 들어갔고, 위와 같은 피해자의 당시의 상태나 그 무렵 피고인들이 주고받은 메시지의 내용 등으로 볼 때, 피고인 B의 이 사건 객실에 출입에 대해 피해자가 명시적인 승낙은커녕 묵시적인 승낙을 했다거나 피고인 B이 그러한 승낙을 예상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 B의 행위는 이 사건 객실에 ‘침입’한 것에 해당한다.

피고인 B은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생각하여 이 사건 객실에 출입하는 것에 대하여도 승낙한 것으로 알았다고 하나, 성관계 동의 여부에 대하여 피해자로부터 직접 확인한 것도 아니고 피고인 A으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에 불과하다.

1심은 이 사건 각 범행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추어 죄질이 불량한 점,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 직후에도 후회나 반성 없이 다른 여성과 만나자고 대화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점, 피해자는 잠에서 깬 후에도 자신에게 벌어진 피해를 한동안 이해하지 못할 만큼 범죄에 취약했고, 피고인들의 범행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성적 불쾌감을 느꼈다고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는 피고인들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원심(항소심)에서 1심과 양형 판단을 달리할 정도로 의미 있는 새로운 정상이나 중요한 사정변경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 B는 수사단계에서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성폭력범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주거침입준강간) 범행을 다투었고, 그 결과 피해자는 법정에 출석하여 피해사실에 관하여 진술하는 추가적인 고통을 겪은 점, 피해자는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가 전혀 없고 피고인들의 강력한 처벌을 원할 뿐이라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점, 이 사건 각 범행의 내용과 죄질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위와 같은 형사공탁 사실이 1심의 양형을 감경해야 할 정도의 새로운 양형자료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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