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군대는 위계질서 유지를 위해 ‘상명하복’ 즉 지휘관이나 상급자의 지시가 절대적이다. 병영문화 개선으로 과거에 비해 폭력적 군대문화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군기를 핑계 삼은 상급자의 직권남용과 가혹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로 상급자의 사적 심부름 또는 일명 짬 때리기나 얼차려는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여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서 주로 얼차려와 관련해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육군 규정 제120호 병영생활규정을 통해 얼차려 실시 요령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얼차려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가혹행위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 규정을 위반한 수준이더라도 피해자의 지위와 행위의 목적과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등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군대 갑질행위에 연루된 경우 군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

또한 군형법 상에는 상관, 초병, 직무수행 중인 군인이 아닌 군인을 폭행한 경우에 적용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기 때문에 형법상 폭행 혐의가 적용된다. 특히 반복된 가혹행위의 경우 징역형이 내려져 향후 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수 있다. 민간에서의 폭행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것과 달리 군 사무실이나 행정반, 생활관 등 군사기지나 군사시설, 군용항공기 및 군용에 공하는 함선 내에서 군대 내 폭행이 발생한 경우라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다 하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 만약 폭행한 대상이 상관, 초병이거나 직무수행중인 군인이라면 가중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법리 인정이 까다롭다. 단순히 직권을 남용하는 행위만으로 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며, 일반적 권한에 속하지 않는 행위를 하는 경우인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와 구별하여 무혐의 또는 무죄가 성립되기도 한다.

군검사·군판사 출신인 법무법인 에이파트 김태용 군형사전문변호사는 “사회에서는 당연히 범죄로 인식되는 폭행 등 행위지만, 군대 내에서는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범죄인식이 떨어지는 경우다 많다”며 ”상급자가 하급자를 상대로 가혹 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가 상명하복의 질서가 분명한 군의 특성상 피해자가 이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권 남용을 남용해 가혹행위를 경우 벌금형 없는 징역형으로 처벌된다. 특히 장교나 부사관 등 직업군인이라면 중징계 처분까지 받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반드시 군형사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선처를 호소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