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발언은 대일 외교의 정당성이 납득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굴욕외교를 더 입증하는 것이며, 윤석열 대통령의 역사에 대한 몰이해로 가득하다.
조목조목 논할 가치가 있는가 싶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배우고 당당하게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힘을 키워내야 하는 교육담당자로서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대목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다.
식민지 피해 국가와 식민 지배를 자행했던 전범국가의 관계를 세계대전에서 서로 총을 겨누었던 독일과 프랑스의 화해로 빗댄, 역사에 대한 몰이해를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대통령이 말하는 윈윈에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절규와 고통의 시간은 어디에 있으며,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에 대해 무엇이라 설명해야 하는가.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벌어진 일을 친구 관계에서 생긴 서먹서먹한 일이니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계속 만나 소통하고 얘기하면 오해가 풀리고 관계가 복원된다는 말인가.
교육의 담당자로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아래와 같이 되돌려 준다.
“하지만 작금의 엄중한 국제정세를 뒤로 하고, 대통령마저 자학적 민족주의와 친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외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전교조부산지부 교사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책무를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2023년 3월 22일
전교조부산지부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