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이 가상·증강현실을 실감나게 구현할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의 핵심기술인 극미세 풀컬러 마이크로 LED 화소 제조 원천기술을 개발해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디스플레이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세종대 홍영준 교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김지환 교수, 미국 버지니아대 이규상 교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정광훈 교수, 유럽 조지아공대 압달라 오가자덴 교수 공동연구팀이 웨이퍼에서 쉽게 떼어낼 수 있는 신개념 에피택시 기술과 이를 이용한 초고밀도 배열의 마이크로 LED 수직화소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에피택시란 웨이퍼 위에 단결정성을 가지는 트랜지스터, LED 등의 반도체 소자를 제조하는 공정을 뜻한다.
모바일 기기와 가상·증강현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공간의 제약 없이 사용자에게 높은 몰입감을 제공할 초고해상도, 초실감형, 초소형 디스플레이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LED를 작은 칩 형태로 만들고 전사해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 기존의 방법은 칩이 작아질수록 전사 위치 정확도와 성공률이 낮아져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구현에 한계가 있다.
또한 웨이퍼에 화학적으로 강하게 결합된 LED를 분리하려면 화학적 식각이나 고파워 레이저를 사용해야 해 대면적 고수율의 LED 분리가 어렵고 공정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웨이퍼 표면을 나노소재로 코팅한 후 단결정 반도체를 제조하는 신개념의 '원격 및 반 데어 발스 에피택시법'을 개발해 웨이퍼에서 적·녹·청색 발광 LED층을 대면적의 멤브레인 형태로 쉽게 떼어낼 수 있도록 LED를 제조하고 초미세 화소 제작에 활용하였다.
'원격 및 반 데어 발스 에피택시'란 새로운 에피택시 방법으로 그래핀과 같은 2차원 나노소재가 코팅된 웨이퍼를 사용해 에피층을 제조한다. 에피층을 기판에서 쉽게 떼어낼 수 있으며 겹겹이 쌓아 3차원 구조의 다기능 고집적 소자로 제조할 수 있다. 멤브레인은 수백 nm~수 ㎛ 두께의 아주 얇은 필름 형태의 막을 뜻한다.
더불어 웨이퍼에서 분리한 적·녹·청색 발광 LED 멤브레인을 팬케이크처럼 수직으로 쌓고 고정밀 광식각 공정으로 4 마이크로미터 크기로 화소를 패터닝하여 5100 PPI급 총천연색을 구현하는 극미세수직화소를 제작했다. PPI(pixels per inch)이란 디스플레이 1인치 당 화소 수로, PPI 값이 높을 수록 동일면적 대비 화소 수가 많기 때문에 정교하고 섬세한 영상 표현이 가능하다. LED를 떼어낸 웨이퍼는 동일한 품질의 LED를 반복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 제작비용 절감도 기대된다.
홍영준·김지환 교수는 “적층형 마이크로 LED 수직화소는 기존 수평 측면 배열형에 비해 화소 밀도를 최소 3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어 고해상도 초실감형 AR·XR 및 메타버스 디스플레이 응용과 제작에 적합하다”고 연구 성과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및소재기술개발사업, 선도연구센터, 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월 2일 게재됐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