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조사를 기준으로 BCG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국내 전체 취업자 2천600만명 중 1천만 명이 긱이코노미 종사자(긱워커)인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내 긱이코노미 종사자 중 88%의 응답자가 앞으로도 이 직종에 계속 종사하고 싶다고 한 데에 주목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 70%보다 18%p나 높은 수치이며, 특히 이 중 60%는 ‘정규직 직업을 가져도, 긱이코노미에 계속 종사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긱이코노미가 잠깐 나타났다 곧 사라질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라, 국내 노동시장에서 장기적인 근로 형태로 자리잡을 가능성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또 국내 근로자들이 긱이코노미가 단순히 하나의 근로 형태를 넘어, 삶에 큰 영향력을 미칠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BCG 설문조사에 따르면 “긱이코노미가 미래 근로형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국 근로자의 52%가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으며, 같은 질문에 대한 글로벌 설문 조사 결과보다 23%p 더 높았다.
긱이코노미에 대한 높은 관심은 빠른 시장 성장률로 나타나고 있다. BCG는 국내 업종별 잡매칭 시장 규모 성장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1년 현재 1.2억건인 긱이코노미 시장 채용 건수는 5년간 연평균 35%씩 증가하여, 2024년에는 3.5억건, 2026년에는 5.5억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수치는 도소매, 개인서비스 등 업종마다 성장률 전망치 등의 요인을 감안해 각각 추산한 뒤 합한 것이다.
지금은 배달과 배송이 긱이코노미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앞으로는 도소매와 식음료 업종에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소매∙식음료 업종의 고용주는 최저 시급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을 크게 느끼고, 근로자는 초단기 채용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변하고 있어 폭발적인 성장 여건이 갖춰진 상황이다.
보고서는 긱워커의 업무 만족도를 개선하고, 긱이코노미 확산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잡 매칭과 소득∙금융관리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종합 긱이코노미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긱워커와 긱고용주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종합 긱플랫폼 서비스 제공자가 나타난다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확보돼 잠재 긱워커가 유입될 수 있고, 이는 결국 노동 참여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도 엄연히 존재했으나 공식화되지 못했던 계약직∙단기 형태 근로자가 종합 긱이코노미 플랫폼을 통해 표준화∙정량화∙공식화되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 및 사회보장 시스템과 보험∙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설계하고 제공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2020년 5월 자비스앤빌런즈가 출시한 세금 신고 및 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은 프리랜서 등 긱워커들의 종합소득세 신고 및 환급 신청 과정을 IT기술을 활용해 보다 편리한 고객경험(UX)으로 혁신해왔다. 삼쩜삼은 올해 5월 말 기준 약 1,186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고, 총 4,892억 원의 세금 환급을 도왔다. 나아가 자비스앤빌런즈는 긱워커들의 생활 니즈를 분석하여 구직, 금융, 라이프 등 생활 전반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는 "개성있고 자유로운 근무 형태를 추구하는 긱워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니즈를 반영한 산업 생태계도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긱워커들의 실질적인 부를 늘려드릴 수 있는 생활 맞춤형 서비스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 자비스앤빌런즈의 목표"라고 말했다.
BCG코리아 박영호 파트너는 "전세계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긱이코노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라며 “그러나 복지혜택과 사회보호 시스템 등 긱워커에 대한 정책은 불충분한 상황이며, 현 근로기준법상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긱워커의 권리를 보장할 각종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