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한진중공업 및 전 대표 등 무죄

직접생산공정업무 담당 인정 부족, 수빅조선소 한진중공업 사업장이라 볼 수 없어 기사입력:2021-03-09 22: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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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법원 종합청사.(사진=전용모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형사10단독 이성진 부장판사는 2021년 1월 28일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파견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진중공업 및 전 대표이사, 근로자들을 파견한 업체 전 대표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0고단1698).

이성진 판사는 특히 고소인들의 근무태양에 관한 사실들과 생산지원 기술용역 계약상 한진중공업과 근로자 파견업체 D사가 기술지원요원의 수, 상주시기, 기한을 사전협의하고, 한진중공업은 기술지원 요원의 적격여부를 검토하기 위하여 D사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등 근로자 선발에도 관여할 수 있는 사실 등을 종합하면, 고소인들의 수빅조선소에서의 노무제공은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소정의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고소인들을 포함한 기술지원요원들은 수빅조선소 노동자들의 교육과 감독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보이고, 직접생산공정업무를 담당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므로, F의 진술을 포함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소인들이 '직접생산공정업무'를 담당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 사건에 있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한진중공업과 자회사 E 사이의 재산과 업무, 대외활동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다거나, 한진중공업이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E를 설립했다는 등의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E의 법인격을 부인할 수 없고, 결국 수빅조선소를 한진중공업의 사업장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A는 서울에 본점을 두고 인력송출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D법인의 대표이사(파견사업주)로 재직(2014. 12. 29.경부터 2017. 7. 26.경까지)한 사람이다.

피고인 주식회사 한진중공업은 부산에 본점을 두고 선박건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피고인 B는 2015년 2월 1일경부터 2017년 10월 31일경까지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사람이다.

한진중공업은 부산영도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다가 저임금 노동력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2006년 2월경 필리핀에 자회사(주식 99.99% 보유)인 E를 설립해 2009년 4월경부터 현지에서 수빅조선소를 운영했는데, 이를 위해 D사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1월경 ‘생산지원 기술용역 계약’이라는 명칭의 계약을 체결해 연평균 100여 명의 D사 소속 근로자들을 수빅조선소로 파견받아 근무하게 했다.

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ㆍ기술ㆍ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하여야 하고, 누구든지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는 2014년 12월 29일경부터 2017년 6월 10일경까지 F 등 D사 소속 근로자 14명을 한진중공업이 운영하는 수빅조선소에 파견해 소조립 취부 등의 업무에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대상으로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했다.

피고인 B, 피고인 한진중공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대상으로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들의 주장)

피고인들은, ①고소인들이 수빅조선소에서 근무한 것은 고소인들의 소속회사인 G(D사의 현지법인) 등과 피고인 한진중공업이 법령에 따라 필리핀에서 설립한 독립된 법인인 E 사이의 도급계약에 따른 것으로서, 고소인들은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소정의 파견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②설령 고소인들을 파견근로자로 보더라도 고소인들이 담당한 업무는 직접생산공정업무가 아니라 위 조선소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에게 기술을 이전하는 교육업무이었으므로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을 위반한 것이 아니며, ③고소인들이 근무한 수빅조선소는 독립된 법인인 E의 사업장이지 한진중공업의 사업장이 아니므로 고소인들의 노무제공에 대하여 한진중공업이나 그 대표이사이던 피고인 B의 책임이 인정될 수 없고, ④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은 국내의 사업이나 사업장에 대하여만 적용되는 것이므로 법인인 E의 소재 사업장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의 노무공급에 관하여 위 법률은 적용될 수 없는 것이고, ⑤피고인들에게는 고의가 없거나 이 사건은 피고인 A가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이전의 행위로서 '불가벌적 사후행위'라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는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자)의 지휘ㆍ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자파견은 근로자의 채용과 사용이 분리되는 노동력이용관계라고 할 것이고, 그 법률관계의 핵심은 사용사업주의 파견근로자에 대한 ‘지휘ㆍ명령권’의 존재라고 해석된다.

구체적으로는 대법원의 판시와 같이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참조).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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