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화폐 '동백전', 지역공동체정신 결여된 단순소비결제 대체수단으로 전락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증대라는 본연의 취지 달성 못해 기사입력:2020-05-13 12:12:36
동백전 업종별사용액/교육 및 의료·보건 업종별 사용액/ 쇼핑·유통 사용액현황.(표제공=부산경실련)

동백전 업종별사용액/교육 및 의료·보건 업종별 사용액/ 쇼핑·유통 사용액현황.(표제공=부산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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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시 지역화폐 '동백전'이 지역공동체 정신이 결여된 단순소비결제 대체수단으로 전락했고, 입시학원, 치과, 피부과 등 지역 승수효과(乘數效果)없는 고액소비처에 사용이 몰린 참담한 결과가 초래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지속가능한 방안 마련과 지역화폐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부산시는 특정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동백전’ 이라는 이름의 지역화폐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에 부산경실련(공동대표 한성국 김대래 김용섭 혜성)은 작년 12월 말부터 사용된 ‘동백전’의 실상과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하여 동백전 구군별 사용현황, 업종별 사용액, 사용규모별 사용현황, 연령대별 사용현황을 분석했다. 이에 따른 동백전 사용현황과 해결과제를 밝혔다.

부산시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4월말 기준 동백전의 사용금액은 4540억 원으로, 업종별 사용액과 현황을 보면 식생활 35.5%로 가장 높고, 의료·보건 19.4%, 쇼핑·유통 13.9%, 교육 8.7%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별사용액) 중 특별히 이목을 집중시키는 분야는 의료·보건의 경우 882억 원 중 치과, 피부과 등에 242억 원이 사용됐고, 교육은 392억 원 중 136억 원이 입시학원, 보습학원에 사용됐다.

이는 10%의 캐시백 혜택을 부산시 재정으로 충당하는 것을 감내하면서 지역의 영세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동백전이 단순한 소비결제 대체수단으로 전락했으며, 비생계형 고액지출 업종에 사용되었다는 증거이다.

원래 지역화폐는 시행초기에 지자체에서 마중물로 예산지원을 해주고 그 혜택이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매출증대로 이어지면 다시 강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체할인 행사 등을 통해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방지, 지역경제의 활력제고와 같은 지역경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용현황은 지역화폐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나 지역공동체 정신을 망가뜨리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동백전의 쇼핑·유통 사용현황)을 보면,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증대라는 본연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동백전은 편의점, 전통시장, 주유소, 동네슈퍼에서 사용할 수 있고,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그런데 쇼핑·유통 소비액 629억 원 중 편의점 사용액은 179억 원으로 슈퍼마켓, 마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소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편의점은 다양한 물건들이 있고 접근성면에서 소비가 많이 일어나는 업종에 해당하는데 굳이 지역화폐로 지원할 필요성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용액 규모별 사용현황)을 살펴보면 50만 원 이하 소액이 전체의 32.2%이고, 50만 원 초과 100만 원 이하와 100만 원 초과가 각각 41.5%, 26.3%로 전체의 67.8%에 해당한다.

많은 사람들이 캐시백 혜택을 누리기 위해 소액보다는 고액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액사용은 캐시백으로 책정된 예산을 빠르게 소모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다른 지역의 지역화폐는 사용액 규모별로 캐시백 요율을 차등화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으나 부산시는 전혀 준비 없이 시행해 온 것이다. 작은 금액을 사용할수록 캐시백의 요율이 높이고 큰 금액을 사용할수록 캐시백의 요율을 낮추는 하후상박의 혜택을 주는 것이 지역소상공인의 영업장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하도록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가입자연령별 현황)을 보면 20대 이하의 경우 전체의 22%이고 30~40대 49%, 50대 18%, 60대 이상의 연령에서는 11%의 가입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동백전 사용액별 사용현황/ 가입자 연령별 현황.(표제공=부산경실련)

동백전 사용액별 사용현황/ 가입자 연령별 현황.(표제공=부산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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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가입이 필수인 동백전의 경우 노인층의 이용이 어려운 점이 현실로 나타났다. 은행창구에서 오프라인 발급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은행거래가 어려운 계층 역시 동백전 사용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화폐의 사용에 있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노인층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동백전은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예산부족으로 100만원 한도 10% 캐시백을 5월부터는 50만원 한도 6% 캐시백으로 전환하였다. 그런데 이런 제도의 변경에 시의회와의 협의, 시민과의 소통이 부재한 상태에서 부산시에서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고 시민들에게 통보하는 형태로 행정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는 부산시의 행정이 소통과 민주성이 결여되어 있는 일방통행식일 뿐만 아니라 지역화폐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역화폐는 특정지역에서 사용가능한 화폐로써 그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적인데 이는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되고 도입 당시부터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정책방안을 강구했어야 한다. 고액의 사용한도와 높은 캐시백, 정률식 수수료 지급방식으로 예산을 빠르게 소모하는 이런 행정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안으로 ‘동백전 공공 모바일마켓’을 계획하고 있다. 공공 모바일마켓은 이미 동백전앱에 가입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기존 동백전 인프라를 활용하여 지역경제 주체별로 개별앱을 구축, 이를 동백전에 링크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플랫폼 중 공공배달앱 기능도 더해질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이미 시민들이 한도 및 캐시백 요율이 하향된 상황에서 이용이 줄고 있는데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제도를 만들 때는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부산경실련은 "동백전은 소상공인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산시가 2020년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으로 지금까지의 성과와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개선책을 마련함으로써 어려운 지역경제에 마중물 같은 역할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부산시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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