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수용자 3명, 서울구치소 도서반입 불허 국가인권위 진정

기사입력:2020-03-24 14:47:08
[로이슈 전용모 기자]
교정시설 수용자의 도서접근권을 가로막고 있는 법무부 지침에 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제기됐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항의해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서 시위를 벌이다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김모씨 등 3명은 3월 24일 교정시설 수용자의 도서접근권을 가로막고 있는 법무부 지침에 관해 법무부장관과 서울구치소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인들은 우송·차입도서 반입을 허용하도록 서울구치소장에게 권고할 것을 국가인권위에 요구했다. 또한 법무부 지침을 취소하도록 법무부장관에게 권고할 것을 요구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11일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한 우송·차입 방식의 도서 반입을 불허하고 수용자가 영치금으로 직접 도서를 구입하도록 하는 ‘수용자 우송·차입 도서 합리화 방안’(‘법무부 지침’)을 전면 실시한 바 있다.

노동사회과학연구소(대표자 채만수)는 2019년 11월 매월 발간하는 기관지 『정세와 노동 2019년 11월호』와 이론지 『노동사회과학 제12호 자본주의 위기격화와 계급투쟁』을 김씨 등 3명에게 우송했으나 소측이 반송했다.

이후 서울구치소 교도관은 연구소로 전화를 걸어 법무부 지침 실시로 도서 우송을 허가할 수 없으니 앞으로는 우편으로 도서를 보내지 말라고 했다.

노동사회과학연구소는 교정시설에 수용된 양심수들에게 위 도서를 우송해왔는데 법무부 지침 실시 이전에는 한 번도 반송되지 않았다. 구속노동자후원회도 2019년 12월과 2020년 1월 종교서적인 『해방자 예수』(혼 소브리노 지음, 김근수 옮김, 메디치미디어, 2015)를, 2020년 2월에는 건강정보서적인 『몸 펴면 살고 굽으면 죽는다 1』(이범 지음, 백산서당, 2015)을 김씨 등 3명에게 우송했으나 소측이 반송했다.

진정인들은 진정서를 통해 법무부 지침의 실시로 종전과는 달리 외부에서 우송·차입에 의한 도서는 반입이 불허되어 중고서적이나 절판된 도서, 단체 발간자료 등 서점에서 구입할 수 없는 도서에 대한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됐으며, 도서 구매비의 증가에 따라 구입할 수 있는 도서가 실질적으로 제한되는 등 수용자의 알권리와 정보접근권 등이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형집행법 제27조는 금품 교부 신청이 있으면 소장은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를 제외하고는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불허 사유가 없는 한 소장의 허가를 의무로 하고 자의적 불허는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형집행법 제47조 제2항은 소장은 수용자가 구독을 신청한 도서가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 따른 유해간행물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독을 허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른 ‘유해간행물’은 “국가의 안전이나 공공질서 또는 인간의 존엄성을 뚜렷이 해치는 등 반국가적·반사회적·반윤리적인 내용의 유해한 간행물로서…간행물윤리위원회가…심의·결정한 것”을 말하는데, 이를 제외하고는 소장이 자의적으로 구독을 불허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는 것이다.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전쟁없는세상, 천주교인권위원회는 법무부 지침은 법률의 위임도 없이 법무부 차원의 지침으로 수용자의 알권리를 제한함으로써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했다.

법무부는 이번 지침의 추진 배경으로 금지물품의 우송·차입 방지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2019년 11월 김도읍 의원(당시 자유한국당)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수감자의 교도소 내 반입금지물품 반입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적발 건수 194건의 반입 경로는 △수용자 은닉(52건) △외부인 반입(38건) △교도관 반입(10건) 등으로, 그 반입 경로가 다양하고 명확하지 않다.

그동안 수용자가 자비부담으로 도서를 구입해 읽을 수 있도록 열람을 허가하고 독서를 권장하는 등 한국의 교정행정은 사회와의 단절과 범죄 악습의 감염 등 수용생활의 폐해를 방지하고 형집행의 궁극적인 목적인 재사회화를 위해 수용자의 알권리, 학습권, 도서접근권을 인정해 왔다.

그러나 이번 지침의 실시로 △영치금이 없거나 적은 수용자가 외부로부터 도서를 선물 받을 길이 사라졌고 △중고 도서를 민원실 차입이나 우편으로 보내는 것도 금지되어 수용자 가족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법무부 지침은 달성하고자 하는 교정시설의 질서유지라는 공익은 불분명한데 반해 이로 인해 침해되는 수용자들의 알권리 및 정보접근권은 중대하게 침해되므로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여기에 교도소 내 도서관의 열악한 현실을 감안하면, 법무부 지침은 영치금이 있는 수용자만 도서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므로 영치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차별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또 업무 부담 경감이라는 행정적 편의를 위해 수십 년간 시행해 오던 도서 우송·차입을 전면 불허한 것은 법치주의 원리에서 도출되는 신뢰보호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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