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민중당은 특성화고 재학생과 졸업 노동자 100명이 22일 민중당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그간 고졸 노동자들이 개별적으로 진보정당에 가입한 적은 있지만, 100명이 넘는 당사자들이 사회적인 고졸 차별과 불평등을 바로 잡겠다고 정당에 가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입당한 당사자들은 모두 10~20대 청년노동자·학생들이다.

이들은 입당 선언문을 통해 “고등학교 졸업노동자들은 ‘고졸’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힘든 업무와 단순 노동을 맡고, 동일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대졸자들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며 “우리에게 처한 차별과 불평등한 현실을 직접 바꾸기 위해 민중당에 입당한다. 100명의 고졸 노동자, 특성화고 학생, 졸업생들이 당당하고 존중받는 사회, 민중당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는 계속해서 청년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고졸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은 매우 부실하며, 이벤트성 지원에 불과하다”면서 “대부분의 고졸 노동자들이 열악한 중소기업과 하청업체 현장으로 내몰리며 안전 장비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하루하루 위태로운 노동을 하는 것을 알기나 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고졸 노동자들과 특성화고 재학생들이 받고 있는 차별은 매우 심각하다. 1년 4개월을 방송제작 회사에서 근무하다 이직을 준비 중인 21살 고졸 노동자는 “한 달 내내 주말 없이 근무하고, 하루 2시간씩 자며 일을 했지만 월급은 165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며 “인원은 절대 뽑지 않고 적은 임금, 적은 사람으로 일을 해결해야 했고 개선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21살 고졸노동자는“11급 고졸사원으로 시작했던 저는 대졸신입은 8급으로 출발하는 것을 알았고, 옆 팀 고졸선배는 10년간 일했지만 9급 사원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급여차이는 기본이고, 고졸 사원을 못 벗어난다는 현실이 너무 힘들었다”고 전했다.

20~34세 기준으로 고졸노동자들은 218만명(21.9%)이다. 고졸노동자는 불안정 노동으로 고통 받고 저임금·장시간노동, 학력 차별에 시달리지만 정치권은 이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중당은 지난 1월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지워진’ 고졸 노동자의 편에 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고졸노동자지원센터 설립, 특성화고 교육 내실화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자 그간 임금 차별에 시달리고 승진 기회를 박탈당한 고졸노동자들과 예비 노동자인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거 입당 의사를 밝혀왔다.

민중당은 특성화고 재학생과 졸업 노동자들과 고졸노동자 차별을 해소하는 첫 걸음을 떼려고 한다고 했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고졸 노동자들이 겪는 불평등은 대한민국 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해결이 안된다”며 “특성화고 재학·졸업노동자들의 정치 활동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인 민중당 김해정 비례대표 후보는 “학업과 배움 위치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현실을 바꾸고자 나선 고졸 노동자들을 보며 우리가 승리할 수밖에 없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