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국회의원이 2월 25일 울산시의회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제공=김종훈의원실)
이미지 확대보기하청노동자들은 매달 20~30%씩 임금이 체불되고, 작년 물적분할 반대투쟁 당시 대량징계는 사측 반대로 노사합의를 보지 못했다. 그 결과 임단협은 해가 지났지만 기약이 없고, 조선업 수주가 늘어 살림살이 좀 나아질까 기대했던 주민들 체감경기는 여전히 바닥에 바닥을 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1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서 정몽준, 정기선 부자에게 각각 777억과 153억을 고액배당 한다고 밝혔다. 향후 3년 간 70% 이상의 배당 성향도 유지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뿐만이 아니다. 발행주식 총수의 3%인 자사주 48만8천주를 1,293억원 가량에 매입하고 소각해 재벌일가 지분율을 올려줄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정몽준 이사장 지분은 25.8%에서 26.6%로, 정기선 부회장은 5.1%에서 5.3%로 높아지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노동계와 지역사회는 최근 몇 해 동안 강행된 인적분할과 대량해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물적분할 등이 정몽준에서 정기선으로 이어지는 재벌승계가 이유라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회사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작년 836억 원에 이어 올해도 930억 원 가량의 배당잔치를 벌이고, 자사주 매각을 통한 지분율 확대 등은 그간의 의혹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현대중공업을 세계 일등 조선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400명이 넘는 산재사망에도 노동자들은 피땀 흘려 일했고, 시민들은 페인트 분진과 공해, 소음과 교통 불편을 감내하며 밀어 줬다.
그 결과는 세계 일등 조선소는 쪼개지고 본사는 서울로 옮겨 갔다. 자금과 특허, 연구 인력 등 알짜는 역외로 빼가고, 울산은 생산기지로 전락시켰다.
정몽준, 정기선 부자에게 현대중공업은 재벌일가의 단순한 돈벌이일지 모르지만,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현대중공업과 동구는 자부심이자 산역사다.
김종훈 의원은 “재벌일가 이윤추구에만 매몰돼 지역경제를 망치고, 노동자와 주민들은 희망마저 뺏기는데 세습의혹은 더욱 커져만 간다. 당장 배당잔치와 자사주 매각을 의결할 주주총회가 관건이다. 온갖 편법과 날치기로 진행된 작년 법인분할 주총이 재탕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