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 김진환 변호사 "검경수사권조정, 경찰의 수사종결권 통제보완장치 미흡해 걱정"

기사입력:2020-02-23 21: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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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새한양 김진환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새한양)
[로이슈 심준보 기자]

문재인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지나 총선을 앞둔 가운데 취임 당시 공약이었던 사법개혁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공수처 설립과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 방향으로 개혁이 진행되는 모양새다. 이에 로이슈에서는 전직 검사이자 사법계 원로인 법무법인 새한양의 김진환 변호사에게 현재 진행중인 사법·검찰개혁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다음은 법무법인 새한양 김진환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김 변호사는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 (사)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 한국형사정책연구원(KIC) 원장을 역임한 사법계 원로다. 최근 정부가 사법·검찰 개혁을 추진하며 법조계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거운 상태다. 현재 추진중인 사법·검찰 개혁 정책에 대한 견해가 있는지.


사법·검찰 시스템은 대륙법계(독일, 프랑스 등 유럽형)과 영미법계에 따라 제도와 운영에 많은 차이가 있고, 각 제도는 나름대로 전통과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대륙법계를 기본 골간으로 하고 있고, 이미 뿌리가 깊이 내려져 있다.

특히 이번 검찰개혁방향은 형사절차의 근간을 대륙법계에서 영미법계로 전환하는 중차대한 문제다. 외국에서는 범죄와 형벌이 국민의 안위와 밀접한 사안이므로 형법 조문 몇 개, 형사 절차 하나를 바꾸는데도 수년, 수십년이 걸린다. 경우에 따라 초안, 가안이 나오고 국회의 대안도 제시된다.

이번처럼 형사 절차의 근본 구조를 변경할 때는 충분한 전문적 연구와 토론, 의견 조정을 통해 변경의 위험과 폐해를 방지하는 보완수단도 강구되어야 한다. 그 잣대는 오로지 국민의 인권보장과 안전의 강화에 맞춰져야 한다.

이번 개혁 추진의 당부를 떠나 보다 긴 시각에서 냉정하게 제도의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정치적인 타협으로 급히 추진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부의 검찰개혁 중 특히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많은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대해 이야기 해달라.

지난달 13일 국회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이미 검경수사권조정관계 법안이 통과되었으므로 별로 할 말이 없다.

다만, 본인이 독일에서 박사과정 공부를 할 때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독일 막스플랑크 형사법연구소에서 정부의 용역을 받아 검경 관계를 실증적으로 집중 연구한 바 있는데, 독일에서는 실제 일반 수사는 경찰이 주로 수행하지만, 법치주의를 신봉하는 독일 국민은 경찰을 수사·정보·치안을 망라하는 ‘사실적 초권력’(Übermacht)으로 여겨 오히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경찰에 대한 준사법적 통제의 요체인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사각지대의 발생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유례가 없는 경찰의 수사종결권에 대한 통제보완장치가 미흡하여 심히 걱정스럽다. 자치경찰제나 사법경찰의 기능적 분리등 경찰 개혁도 뒤따라 추진한다니 기대를 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 내 수사·기소 판단 주체 분리 검토’를 언급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협의를 제안했으나 윤 총장은 ‘수사·기소 주체를 분리할 경우 권력형 부패 범죄 대응에 장애를 가져올 것’이라며 거절했다. 법조계 역시 수사검사와 기소검사의 분리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원로로써 의견이 있는지.

이 사안에 대하여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헌변)이 지난 20일자로 발표한 성명서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검찰의 기소에 ‘중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여야 한다는 의도는 좋으나, 검찰내에서 수사·기소 주체를 분리하는 기형적인 방법은 검사의 본래적 기능에 반하고 합법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못하다.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하여 검찰 외부에서 공소제기의 적정성을 판단하거나 자문하는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시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미국의 ‘대배심(Grand jury) 제도’, 이를 본떠 1948년 일본이 도입한 ‘검찰심사회 제도’, 우리나라가 2010년 미국과 일본 제도를 참고하여 각급 검찰청에 설치한 ‘검찰시민위원회 제도’등이 비슷한 유형이다. 2011년 일본이 도입한 ‘총괄심사검찰관 제도’, 2018년 우리나라가 도입한 ‘인권수사자문관 제도’도 모두 공소의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다. 제도를 내실있게 운영하겠다는 실천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사·기소주체의 분리는 특검등의 기소에도 일관성을 갖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검찰 공소의 타당성은 결국 법원의 집중 통제를 받고 있고, 검찰 불기소 결정의 타당성도 항고 및 법원 재정신청으로 견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무죄율은 미국이나 독일보다는 현저히 낮은 편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역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수처법은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올해 7월경 설립이 이뤄질 전망이다. 공수처법의 내용 중 공수처장이 사실상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다는 점에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에 관한 견해는?

어떤 새로운 약이 어떤 증상에 뛰어난 약효가 있다손 치더라도 부작용이 너무 크거나 예측불허이면 이를 복용하기 어렵다.

제도의 도입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희귀한 국가기관인 만큼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를 인지하면 공수처에 통보해야 하고, 공수처가 이첩을 요청하면 이에 응해야 한다. 무소불위의 최고권력기관이 될 우려가 있다. 공수처의 전횡에 대한 통제장치로 구상하였던 공수처장에 대한 국회임명동의제도, 기소심의위원회는 삭제되었다.

모든 제도는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공수처장에 정치적 사심과 편견이 있는 사람이 임용되면 그 전횡을 막을 방도가 마땅치 않아, 그럴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검찰개혁은 검찰권의 남용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는데 가장 궁극적인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검사가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검증되지 않은 제도의 무분별한 도입보다 검찰 인사를 객관적으로 공정히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검사를 지망하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공익의 대표자, 법치주의의 감시자로서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불편부당, 공평무사, 불기(不羈)독립이라는 검찰정신대로 일하고 싶어한다. 다른 것은 두려워 하지 않고 인사에는 자존심 때문에 꽤 신경을 쓴다.

독일의 검찰처럼 ‘세상에서 가장 객관적인 기구’로서 여의 편도, 야의 편도 아닌 국민의 편, 정의의 편에 서게 하려면 검찰총장 임용부터 검사장 등 주요 간부의 인사에서 정치색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어느 정권이든 청와대등 정치권이 개입을 자제하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인사위원회에서 신중히 심사하여 추천하면 그대로 임용하는 방식을 택하면 된다.

실력과 실적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토대로 검찰 인사가 이뤄지면 검찰이 바로 서고 나라도 바로 선다.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이 불구속 기소한 13인의 공소장을 법무부가 공개하지 않으면서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공소장 공개를 결정한 뒤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에 관한 의견은?

헌법(제 109조)에는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소제기 후에는 법원은 공소제기 후 지체없이 공소장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송달하고, 검사는 보관하고 있는 공소장등 서류의 열람 등사를 허용해야 한다.

또한, 형법 제126조 ‘피의사실공표죄’는 ‘피의사실을 공판청구전에 공표한 때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판청구(공소제기)로 피의자가 피고인이 되어 공개 재판 대상이 되기 때문에 공소제기 후 공소장의 공개는 ‘피의사실공표죄’의 규율대상이 아니다. 구체적 재판 개시 전후로 나누어 그전에는 요지만을 공개하는 것도 너무 기교적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대원칙이므로 이를 존중하여야 하나, 이 문제 판단의 기준은 아니라고 본다.

로스쿨이 기회의 평등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를 폐지하고 사법고시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이 불공정 해소를 위한 길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는지.

로스쿨제도는 한마디로 변호사 양산체제다. 법률수요가 많은 미국에서 발전된 제도이고, 일본, 한국등 몇 나라만이 도입되었으나, 유럽국가에서는 일부 실험 시행 후 폐기됐다.

본인이 1995년경 청와대 법률비서관으로 근무할 때 로스쿨 도입이 논의되었으나, 개인적으로는 반대 입장이었다. 법무사·세무사·관세사·중개사등 법조 유사직역을 먼저 정비하고, 국가·지방단체와 대기업의 법무관·감사관등 법조직역을 확대한 후 변호사 양산체제를 도입하여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없이 2009년 이 제도를 도입하였다. 로스쿨의 학비가 비싸 독학으로 법조인이 되는 길이 봉쇄되는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시행 10년 밖에 되지 않았고, 일본과 달리 학부를 폐지하여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

각 로스쿨이 장학제도를 더욱 활성하여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우수한 학생이 학비 부담없이 변호사가 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5차 공판이 연기되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준법감시제도 같은 경우 사법계와 재계, 정치권까지 엮인 이슈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편에선 ‘재벌 봐주기’라는 지적이 제기되는가 하면 반대로 정치권이 총선을 겨냥하고 이 부회장을 ‘마녀사냥’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준법감시제도 같은 경우 이를 감안할 지 여부는 사법부에서 판단할 영역이다. 그런만큼 정치권이나 시민단체가 이를 두고 미리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에 준법감시제도가 양형 사유가 되느냐 역시 사법부의 판단이고 그래서 작량감경 여부도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그 판단의 옳고 그름은 최종적으로 상급 법원에서 다시 가릴 수 있다고 본다.

끝으로 김 변호사가 현재 대표 변호사로 재직중인 법무법인 새한양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대규모 로펌인 법무법인 충정의 대표변호사로 10여년간 일하다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으로 3년 근무를 마치고 공증인가 법무법인 새한양에 합류했다.

새한양은 30여년전인 1989년 김용철 전 대법원장등이 설립한 공증인가 ‘한양합동법률사무소’로부터 장소, 물적 설비를 인수받아 1999년 법인으로 도약한 오랜 전통의 로펌이다.

실력과 경륜,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이 모든 형태의 소송과 기업자문, 공증업무등을 처리하고 있다. 본인이 대한공증인협회장을 역임한 바 있어 현재 진행중인 협회장 선관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러 송무사건 외에도 유언공증등 제반 공증을 위임하시면 성실하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

대담: 김영삼 편집인
정리: 심준보 기자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sjb@r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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