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대통령 지지율은 폭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서서히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일치된 예측이 계속 틀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가 잘해서 그렇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갈 것이다’는 인식을 갖고 국정을 운영할 경우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고비들이 많았고 지금도 많으며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홍종학 후보자의 경우 추가적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본연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될 경우 본인의 문제는 곧 사그라질 수 도 있다.
하지만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은 자신의 기득권에 결부되지 않는다는 좋은 뜻”, “그에 대한 공격은 기득권 세력의 저항” 등 여권에서 나온 여러 논리들은 분명히 무리했다. 특히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강화되는 것은 향후 국정운영의 동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적폐청산’이슈 역시 기로에 서 있다. 관련된 여러 우려를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만 돌릴 일도 아니다. 문제점은 이런 것이다. 첫째 범위가 너무나 불분명하다는 것. 애초에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해놓았다면 그것 자체가 정치적 기획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정과제의 중심축으로 설정해놓은 상황에서 “나오는 데로 다 한다”는 식은 무책임할 수 있다. 한국 공직사회 특성상 “계속 나오게 만들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청와대에서 나오는 ‘이번 정부에서 다 못하면 다음 정부까지 간다’는 이야기는 여권 내에서라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가?
정무수석 문제 같은 것, 스스로가 들고 있는 잣대를 스스로에게 들이대면 어떠한가? 검찰의 의도를 떠나 ‘팩트’가 조작인가? 불거지고 있는 인사 문제 역시 그렇다. 프레임이 “그래도 우리가 너희들 보다는 낫다”로 바뀌면 그건 오래가기 어렵다.
국민의당, 매우 독특한 점이 있는데
따져보면 구멍이 많은데도 여권이 전혀 흔들리지 않는 것은, 역시 야당 덕이 크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민의당 역시 마찬가지다.
안철수 대표를 차치해놓고 보더라도 국민의당은 상당히 독특하다. 국민의당 의원들 중 상당수는 평소 상임위나 국정감사 등 본연의 의정활동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원래부터 유명한 정책통들 외에 일부 초선 의원들도 개원 직후부터 줄곧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쌍소리에 가까운 막말과 무반응의 교차를 ‘공존’이라고 부를 순 없는 노릇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 발 더 나아가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