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은 “이에 반해 박근혜 대통령측의 심판대응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은 탄핵심판 법정에는 출석하지 않으면서도, 청와대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장외변론’을 일삼는가 하면, 대리인 서석구 변호사는 탄핵심판의 본질에서 비껴간 채 헌법재판소에서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를 대비하며 이념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선동정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동안 (국회) 청구인측 제출 증거에 대한 의견을 계속 미루다가 최근 증인 39명을 무더기로 신청한 것만 해도 그렇다”며 “이 중 상당수 증인들은 그야말로 시간끌기용 지연전술을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봤다.
민변 특위는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중차대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로서는 이러한 지연전술에 대해 엄중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의 공정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재판의 신속성 역시 놓지 못할 매우 중요한 가치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국정공백 상황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헌정질서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엄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헌법재판소 재판부가 밝힌 바와 같이 탄핵심판은 형사절차가 아니다”며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의 범법행위의 모두를 엄격한 증명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밝혀진 사실관계에 대해 계속 대통령의 직무를 맡기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을 하면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나아가 증인신문에서도 시간 제한이 필요하다. 피청구인 대리인들이 탄핵재판과 상관없이 대량의 질문을 하여 증인신문절차를 재판지연 수단으로 남용하지 못하도록 지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변 특위는 “법률가들의 조직인 우리 모임은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이번 탄핵심판 사건을 국민의 눈높이와 전문가로서의 법률지식을 바탕으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그동안의 여러 결정과 마찬가지로 이번 증인채부결정에서도 재판부의 보다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기대하고 당부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대다수 국민들의 민의에 기반해 진행된 탄핵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보다 책임 있는 판단과 재판진행을 통해 신뢰받는 헌법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더 높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