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을 비난하는 보수언론과 정치인들, 김제동 정도의 헌법적 지식은 있는가?>
사드(THAAD) 배치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는 성주를 방송인 김제동씨가 찾아갔다. 성주에서 김제동씨는 사드배치와 관련하여 주민들에게 우리 헌법 조문을 하나하나 제시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강의하듯 설명하였다. 위와 같은 김제동씨의 발언이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자 조선, 중앙, 동아 등 이른바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의 정치인들이 김제동 때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들이 비난하는 내면에는 연예인에 불과한 당신(김제동)이 뭘 아느냐는 힐난조의 언사다. 그러면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그런 정치적 발언을 하면 국가의 중대사가 희화화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한다.
김정범 변호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미지 확대보기김제동씨는 분명히 대한민국 헌법을 가지고 나름대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해석을 하면서 성주에 사드배치를 하는 것이 왜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정부와 일부 정치권에서 사드 반대세력을 모두 외부세력이라고 폄하하는 것이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조중동의 보수언론과 정치인들은 ‘연예인인 당신이 뭘 알아서 국가의 중차대한 문제를 희화화시켜?’라고 불편해 할 것이 아니라 김제동씨의 발언 중 어느 부분이 우리 헌법의 해석과 맞지 않는지 객관적인 근거를 들어서 반박하면 되는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졌으면서도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계층을 위해서 정의로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주류 편에 서서 정의롭지 못한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우리 사회를 좀먹는 행위다. 국가권력을 가진 자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거나 국민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일 때 이를 꾸짖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고 방송에 출연하는 패널들의 임무다. 자신들만 전문적인 식견을 가졌고, 다른 사람들은 그러한 식견이 없기 때문에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오만이고 편견이다. 비록 전문적인 지식은 조금 부족할지라도 균형감을 가지고 정의롭고 용감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사회발전에 도움이 된다.
지금 보수언론과 정치권의 김제동씨에 대한 조리돌림(형벌의 일종으로서 육체적 체벌은 없지만 해당 죄인의 죄상을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내서 죄인으로 하여금 수치심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고의로 망신을 주는 행위)은 우리 사회에서 전문가로 자처하는 자신들이 김제동씨 보다 훨씬 식견이 부족한 것이 드러나자 불안감에서 허둥대는 꼴에 불과하다. 자신들이 김제동씨의 헌법해석을 반박할 전문적 지식이 부족하거나, 김제동씨의 헌법해석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아무런 식견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편협한 생각, 자신만이 진정한 전문가라고 단정 짓는 옹졸함, 자신의 뜻과 다르다고 해서 내용이 아닌 외견상의 형식에만 몰두해서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진정한 지식인의 자세가 아니다. 정말로 용기 있는 지성인이라면 김제동씨에게 지상토론이나, 공개된 장소에서 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해 봐라. 누구의 이야기가 맞는 것인지 진검승부를 펼쳐보라는 이야기다. 그런 정도의 용기가 없다면 언론이나 패널들은 비겁한 방식으로 김제동씨를 더 이상 조리돌림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