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안이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며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진행되던 필리버스터(합법적 무기한 토론)가 국민들로부터 큰 관심과 호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필리버스터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이 중단 조짐을 보이자 많은 법조인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먼저 변호사 출신인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29일 의원총회에서 “독소조항으로 가득 차 있는, 그야말로 국정원 보호와 정권 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이다”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이것을 재협상해서 국정원 보호가 아니라 국민보호, 정권 안전이 아니라 공공 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으로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그래서 그것이 어느 정도 실현된다고 할 때 우리는 무제한 토론을 자연스럽게 중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이, 청와대가 이런 인권 테러법, 민주주의 테러법의 독소 내용을 심각하게 가지고 있는 테러방지법에 대한 미련을 접어야 한다”며 “선거법 본회의 처리 역시 저희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제 쟁점법안 인질화도 끝내고 의회독재도 끝낼 때가 됐다. 더 이상 정치혼란이 길어지면 정당 간에는 모든 혼란의 책임을 국민들께 정부여당이 책임진다는 것도 꼭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리가 19대 유종의 미를 거둘 때가 왔다. 테러방지법과 선거법, 정부 여당의 전향적인 입장 전환에 아직도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받아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해석상 테러방지법을 수정하기 위한 시간을 벌고 있는 필리버스터가 양당의 합의만 된다면 정회하고 국회법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은 전날 밤 심야 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제안하고 계속 입장을 피력해온 이종걸 원내대표를 설득해 1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편 이종걸 원내대표 의원실에서는 페이스북에 “많은 분들이 의견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필리버스터가 계속되길 원하는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의원실은 “지난 밤 비대위에서 격론을 거쳐 결정된 사항에 대해 오늘 중으로 의원총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현재로선 비대위 결정을 존중해 필리버스터를 오늘 중으로 마칠 예정이라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성명을 발표하며 필리버스터를 계속 이어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SNS(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많은 법조인들도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이다.
김용민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표를 의식해서 필리버스터 중단한다면 오히려 총선 필패일 것이다. 왜 국민들이 재미없는 국회방송을 보고 있었는지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라고 더불어민주당을 질타했다. 국회방송은 필리버스터를 생중계하며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 변호사는 “무제한토론에 대한 역풍이 두려워 중단한다는 게 이유라면,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그렇다면) 야당의 진지한 노력에 열광하던 국민들을 기망한 책임을 져야하고, 그 실망감은 더민주가 두려워한 역풍보다 더 거센 역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선거 어찌해보자는 계산으로 테러방지법 통과시켰다간, 앞으로 모든 선거에서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민 변호사는 “최근 지지율 올랐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그냥 더민주라서 지지율이 오른 게 아니라, 야당다운 모습과 국민편이라는 생각이 들게 행동해서 오른 것”이라며 “그런데 또 그걸 포기하려 하다니”라고 씁쓸해 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국민들을 믿고 그냥 계속 토론해야 합니다”며 필리버스터를 쭉 이어가라고 요구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페이스북에 “더민주 의원들이 참여연대 성명의 논거를 하나하나 읽어보길 희망한다”며 성명을 링크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필리버스터 무한정 할 수 없는 것 알고 있다. 새누리당이 전혀 양보하지 않으면 회기 종료 후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음도 알고 있다. 그런데 나로선 막 지지층이 뜨겁게 반응하며 결집하고 있는 이런 시점에 아무 설명과 설득 없이 중단하는 것 이해할 수 없다. 왜 이렇게 급한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훈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선거 나중에 하면 누가 뭐라 하냐. 국회의원이 뭐하는지 (필리버스터를 통해) 처음 보고 있는데, 더 보게 하면 혁명이더냐. 연설 기록이나 세우는 경주했더냐. 지들이 겨우 앵벌이 해서 얻은 밥그릇도 차는...”이라며 혹평했다.
김영희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더민주가 삼일절인 오늘 오전 중에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테러방지법’ 등 쟁점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한다”며 “중요하게는, 더 이상 필리버스터를 끌어갈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 선거구 공백사태의 책임을 뒤집어 쓸 수 있다는 분석이라는데요..”라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김 변호사는 “테러방지법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임이 분명하건만, 정치적 명분으로 그들은 타협하려고 한다”며 “국민의 자유를 희생하더라도 나만 살면 되겠다는 건지 묻고 싶다. 결국 당신도 그 중의 하나인 것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태환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그래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님들께서는 (새누리당) 빨간색을 못 이기는 겁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빨간색만 찍는 사람들 욕할 필요도, 아니 자격도 없습니다. 결국은 계산기를 두드리시는군요. 어찌 한 치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지”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때로는 지는 걸 알지만 끝까지 가야하는 경우가 있고, 이번이 그때라 생각했는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님들도 그렇게 생각했으니 10시간 넘게 졸음과 배고픔과 고단함을 참고 국민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려고 했던 거 아닌가요?”라고 따져 물으며 “답답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덕우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선거구 획정, 3월 24일까진 시간 있다>는 기사를 링크하며 “국회의원 선거 미루더라도 테러법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김종인, 이종걸 이 양반들 경제문제 민생문제가 중요하니 선거는 치러야 하고 다수당 만들어 달라고? 그래 선거 치루고 당신들에게 의회권력 입법권을 주면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달며 “우선 테러빙자법 개정이나 폐지라도 할 능력이 없다. 국가보안법을 보면 알 수 있다. 국가보안법에 테러방지법이라 금상첨화, 화룡점정 이런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고 더불어민주당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덕우 변호사는 “김종인, 이종걸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킨다면 매국노 이완용이 나라 팔아먹은 것보다 더 나쁜 짓이다”라며 “선거 치루고 다수당 만들어 달라고 호소한다고? 당신들은 멍청하거나 비겁하다. 아니면 새누리당 샴쌍둥이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기탁 변호사는 자신의 페친의 “필리버스터 중단 이유가 역풍이랍니다. 20% 초반 지지율을 갖고 있는 더민주당이 맞을 역풍이 어떤 건지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아도 찾을 수가 없네요. 역풍은 앞서가던 자가 맞는 거지요. 배 가까이 뒤져있는 자가 역풍이라뇨? 더구나 언론에 관심이 필요한 야당이 무슨 이슈로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라는 글을 공유하며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라고 공감을 표시했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가 공동 발표한 <필리버스터는 지속되어야 한다. 죽은 정치의 위협에 진짜 정치를 포기하지 말라>는 성명을 링크했다.
최영동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민주당 돕자는 의견이 불길처럼 일어나 후원금도 보내고 박수도 치고 난리가 났는데, 갑자기 더민주당과 새누리당이 손잡고 화해한 상황 -- 이게 나와 주변 이야기”라는 말을 남겼다.
정환희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한갖 쇼(선거) 때문에 진짜 정치(필리버스터)를 멈추지 마라”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이번 선거 포함해서, 어차피 당분간 (더불어민주당) 당신들이 다수당이 되는 경우란 없을 것”이라며 “설사 다수당이 된다고 해도, 새누리당은 이번 필리버스터를 보고 배운 게 있어서 온갖 입법방해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인 김정범 변호사는 트위터에 “더민당이 필리버스터링을 중단한단다. 테러방지법을 합의해 줘 새누리당이 만들도록 하고, 무제한토론을 하면서 극렬투쟁을 이어가더니 이제는 역풍을 우려해서 중단한단다”라며 “차라리 처음부터 하지 말 것이지, 이게 뭔 꼴이란 말인가? 국민사찰과 더불어, 야합과 더불어”라고 비난했다.
현근택 변호사는 SNS(트위터, 페이스북)에 “협상은 버티는 쪽이 이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원에서 재판이나 조정을 할 때에도 판사나 조정위원은 가능하면 빨리 끝내려고 하기 때문에 버티는 쪽의 입장을 더 반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버티고 이겨본 쪽이 또 버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 상대방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라고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한웅 변호사는 “필리버스터 중단이 문제가 아니라 투쟁의 방법과 전략의 부재를 탓하는 것이다! 파국을 경고하고 옥쇄작전압박도 있는데 더민은 이미 싸움방법을 잊었다!”라고 비판했다.
필리버스터 중단…법조인들 “국회방송 보고, 후원금내고 박수쳤는데”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성명…변호사들과 법대교수들 비판 목소리 쏟아내 기사입력:2016-03-01 12: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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