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 강력 반발해 풍찬노숙을 하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과 결단을 요구했으나, 허사였다.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장은 장관급이다. 그런 이석태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청와대로 행진했으나 경찰에 가로 막혔고, 4월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을 벌였으나, 청와대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세월호 유가족 측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반발하는 내용의 핵심 중 하나는 기존 시행령안에서 ‘기획조정실장’ 권한이 지나쳐 특조위 독립성을 현저히 침해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수정안은 ‘기획조정실장’을 ‘행정지원실장’으로 명칭을 바꾸는 정도였다. 즉 실장이 진상규명 등 각 부서 업무를 총괄하는 기능을 그대로 뒀기에 강력한 반발에 직면한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특조위가 정부의 시행령 폐지를 촉구하며 반대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내일(6일)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인권변호사 출신의 인권법학자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시행과 관련된 마지막 고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세월호 특조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헤쳐나갈 나름의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교수는 “보도에 의하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이 유족과 특조위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곧 국무회의를 통과해 시행된다고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 교수는 “이석태 위원장을 비롯한 특조위원들은 시행령 원안의 폐기를 요구하면서 광화문에서 천막농성을 했고, 대통령 면담을 위해 청와대로 행진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비록 시행령 원안이 약간 수정됐다고는 하지만, 원안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특조위가 제대로 가동될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두 번에 걸쳐 이 문제에 관해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며 “나는 이제 마지막으로, 나의 모든 지혜를 다해, 시행령의 발효와 함께 가동될 특조위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조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먼저 박찬운 교수는 “위원회의 운영 법리를 잘 활용해 시행령의 문제점을 최대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조위 조직은 좁은 의미의 위원회(전원위원회 및 소위원회)와 사무처로 이루어진다. 전원위원회와 소위원회는 위원회의 주요사항을 결정하고, 사무처는 위원장의 통할 하에 이들 위원회를 지원한다”며 “따라서 위원회 법리를 활용한다는 것은 전원위 및 소위 그리고 위원장의 권한을 잘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우선 이석태 위원장은 위원회법이 부여한 위원장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석태 위원장은 사무처 통할권이 있다. 한마디로 위원장은 사무처를 자신의 수족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위원장은 이 통할권으로 사무처 공무원들을 지휘하고 명령하고 감독할 수 있다. 위원장의 지시는 일반지시와 특별지시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사실상 위원장이 만든 일반적 직무규범(이를 훈령이라고 함)이고, 후자는 특별사항에 대한 구체적 지시를 말한다”며 “이 두 개의 지시권을 잘 활용하면 위원장은 사무처를 확실히 장악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만일 사무처 공무원들이 위원장의 정당한 지시나 명령을 거부한다면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복종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위원장은 이런 경우 징계회부, 직위해제(4급 이하 공무원은 임명권자가 위원장이므로 위원장은 직위해제권이 있음) 등의 강력한 칼을 사용할 수 있다”고 위원장의 권한을 행사할 것을 환기시켰다.
박 교수는 “이제까지 문제가 된 기획조정실장(행정지원실장)의 업무는, 실장의 고유한 권한이 아니다. 그것은 위원장의 권한을 보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하며 “시행령상의 다른 직위의 업무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그들의 고유한 권한이 아니다. 위원장 혹은 위원회의 업무를 보조,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업무분장을 해주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여나, 이들이 그것을 자신의 권한이라고 내세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것은 그 누구도 아닌 위원장의 몫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 운영규칙으로 소위원회(상임위원)는 사무처 업무를 지휘ㆍ감독할 수 있다”는 점도 지목해줬다.
박찬운 교수는 “시행령 원안의 가장 큰 문제는 소위원회가 사무처를 직접 지휘ㆍ감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특조위는 위원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상임위원인 소위원장의 사무처 지휘ㆍ감독권이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규정한 특조위 시행령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 문제가 특조위 안대로 시행령 상에서 해결됐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 마당에는, 위원회 운영법리를 활용해 이 문제를 뛰어 넘어야 한다”며 “그것은 사무처를 소위원회가 지휘ㆍ감독할 수 있는 위원회 운영규칙을 만들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즉, 진상규명소위원회 운영규칙을 마련해, 사무처의 해당 국ㆍ과가 소위원장의 지휘ㆍ감독 하에 움직이도록 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런 운영규칙은 특별법 제18조 4항(이 법에 규정된 사항 외에 사무처의 조직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위원회의 규칙으로 정한다) 및 제16조 4항(이법에 규정된 사항 외에 소위원회의 조직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위원회의 규칙으로 정한다)의 법적 근거에 의해 가능하다”고 봤다.
아울러 박찬운 교수는 “이석태 위원장을 비롯한 특조위 위원들이 이제까지 풍찬노숙하면서 요구한 정부 시행령 폐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특조위를 가동시킬 수밖에 없다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만일 위와 같이 법이 허용한 정당한 방법으로 특조위를 운영하고자 함에도 정부가 반대하고, 파견공무원들이 협조하지 않아, 그것이 어려워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박찬운 교수는 “그렇다면 방법은 한가지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석태 위원장을 비롯한 특조위원들이 자진사퇴함으로써 위원회를 사실상 해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이 정부 내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역사는 그것을 또 다른 세월호 참사로 기록할 것이다”라고 정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경고했다.
◆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누구?
박찬운(53) 교수는 스물두 살 때인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률가가 됐다.
20대 후반과 30대 대부분을 변호사로서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과 난민법률지원위원장, 서울지방변호사회 섭외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시국사건 연루 양심범, 수용자 그리고 사형수의 인권을 위해 변호하며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40대 중반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국장으로서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인정 등 국가인권위의 대표적 인권정책 권고에서 실무책임을 맡아 활동했다.
현재는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인권법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세월호 해법…박찬운 “이석태 위원장이 사무처 장악해 인사 칼 사용해야”
“정부와 파견공무원이 협조 않으면 이석태 비롯한 특조위원들 자진사퇴해 위원회 해산시켜야” 기사입력:2015-05-05 20: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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