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부대 부적응을 호소하는 우울증 관심사병에게 지휘관들이 군 복무 적응을 돕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면, 비록 입원시키는 등의 세심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더라도 국가에 배상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4월 대학 1학년을 다니다가 육군에 입대했다. A이병은 신병교육 당시 다른 훈련병들과 잘 어울렸고 우수한 사격실력으로 포상을 받는 등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A이병은 2010년 6월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에 배치돼 청와대 주위를 경계하는 경계병으로 복무했는데, 이후 경계병으로서의 업무 및 낯선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 했다.
자대 배치된 지 보름 만에 중대장에게 쓴 마음의 편지에서 왕따가 된 느낌을 토로하며 여기서 벗어나고 싶고, 하루도 못 버티고 미쳐버릴 것 같다고 호소하면서 중대장에게 “제 마지막 한 가닥 끈이 되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간청했다.
이에 중대장은 면담한 결과 A이병이 소대 적응에 힘들어 하며 자신이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우울증 자가진단을 실시한 결과 우울증으로 약물 등 즉각 치료대상으로 나왔다.
그 무렵부터 2010년 7월까지 지휘관들은 A이병을 면담하고, 민간 상담전문가, 군종 목사 등과 상담을 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는데, 지휘관들은 당시 상담전문가로부터 A이병이 아령으로 무릎을 쳐서 자해를 하기도 해 자살 및 자해의 위험성이 있다고 고지 받았다.
2010년 7월 22일 중대원이 총기로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부대 내에서 문제병사에 대한 관리문제가 부각되자 7월 27일 A이병의 보직을 경계병에서 대대본부 CCTV 감시병으로 변경하고, 전담 멘토사병을 지정했다.
우울증 치료를 받아오던 A이병은 2010년 8월 30일과 9월 13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결과 감정기복이 심해진 것으로 진단받았다. 이후 민간 상담전문가와의 상담에서도 산만, 불안, 초조의 증세를 보이고 ‘누가 말 시키면 때리고 싶고, 영창 가서 쉬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다 A이병은 2010년 9월 24일 소속 부대 야외 휴게실에서 전투화 끈으로 스스로 목을 매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이병은 “힘들다. 지친다. 미친다. 모든 것이 불안해. 두렵다. 무섭다. 짜증난다. 화난다. Somebody Help Me”라고 기재한 메모 형식의 유서를 남겼다.
A이병은 당시 멘토사병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었는데 그가 10일간 휴가를 갔으나, 지휘관들은 A이병에게 다른 멘토사병을 지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소속 대대장은 전담 멘토사병이 휴가를 갔음에도 멘토사병을 지정하지 않는 등 자살 우려자에 대한 지도 및 감독을 게을리해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6개월 징계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망인 A씨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34민사부(재판장 박대준 부장판사)는 2011년 7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속 부대 지휘관 등이 망인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군 복무 적응에 도움이 될 만한 조치를 취한 이상, 군 관계자들에게 직무수행 과정에서 당해 직무를 담당하는 평균인이 통상 갖추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28민사부(재판장 김흥준 부장판사)는 2012년 6월 망인의 자살을 막지 못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20% 인정했다.
재판부는 “망인과 같은 장병은 헌법에서 부과하고 있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징집돼 군복무를 하게 되고, 군대의 특성상 장병은 복무기간 동안 외부 사회와의 접촉 내지 소통이 제한되고 엄격한 규율에 의해 행동이 통제되는 반면, 그 업무의 내용이 신체적ㆍ정신적으로 힘든 경우가 많아 군인 개인이 체감하는 정신적ㆍ신체적 고통이 일반 사회에서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고 이로 인한 극단적 선택으로 군내 자살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으므로, 국가로서는 장병이 복무기간 동안 신체적ㆍ정신적 건강을 유지ㆍ보존해 건강한 상태에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배려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망인은 입대 전에 아무런 정신병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군에 입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선 환경과 경계병 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자대에 배치된 이후 2주 만에 자살을 고려할 정도로 우울증이 심각했으며, 자가 심리검사에서 우울증으로 즉각 치료대상이라는 결과가 나왔으므로 지휘관들은 신병인 망인을 세심하게 보호ㆍ관리하고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휘관 및 상담전문가의 면담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특히 본부중대장은 망인이 비전캠프를 다녀온 이후 증세가 다시 악화된 사실을 알고 있었고, 민간 상담전문가의 상담과정에서 망인의 자살가능성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망인을 입원 조치하는 등 자살가능성을 사전에 봉쇄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망인이 의지하던 멘토사병이 휴가를 가게 됐다면 다른 멘토사병을 지정해 이전의 멘토사병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해야 했음에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당시 지휘관들이 문제사병에 대처하는 군대 내부의 매뉴얼에 따라 상당한 조치를 취했다 하더라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엄격한 규율이 지배하고 행동과 거주이전의 자유가 제한되는 군대에 입대한 장병들에 대한 보호 및 배려의무를 다한 것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며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휘관들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 망인과 유족인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비록 지휘관들이 적응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망인을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한 잘못이 있으나 지휘관들도 망인의 부대적응을 돕기 위해 수시로 상담하고 상담전문가와 주기적으로 면담을 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망인으로서도 군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은 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잘못이 있으므로, 피고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망인이 선임 병사들로부터 가혹행위와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는 가족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군대에서 자살한 A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56375)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부대 지휘관 등이 망인이 자살할 위험이 있는지에 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고 망인의 군 복무 적응을 돕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사정이 존재하는 이상 비록 망인을 입원시키거나 대체 멘토사병을 지정하는 등의 좀 더 세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군 관계자들에게 직무수행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망인이 자살할 수도 있다는 특별한 사정에 관한 예견가능성 역시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망인의 자살에 대해 피고에게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망인이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를 비롯해 망인 소속 부대 지휘관 등이 망인에게 우울증의 악화 등으로 인한 자살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한 것인지, 망인에 대한 따돌림이나 괴롭힘 등이 존재했는지 등에 관해 좀 더 면밀하게 심리한 후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살펴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원심이 그와 같은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망인의 자살에 대해 피고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며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심사병 자살…지휘관 관심 가졌다면 국가책임 못 물어”
“비록 입원시키는 등의 세심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더라도 국가에 배상책임을 묻기 어렵다” 기사입력:2015-02-21 18:20:23
<저작권자 © 로이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ㆍ반론ㆍ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law@lawissue.co.kr / 전화번호:02-6925-0217
메일:law@lawissue.co.kr / 전화번호:02-6925-0217
주요뉴스
핫포커스
투데이 이슈
투데이 판결 〉
베스트클릭 〉
주식시황 〉
| 항목 | 현재가 | 전일대비 |
|---|---|---|
| 코스피 | 5,450.33 | ▲73.03 |
| 코스닥 | 1,047.37 | ▼16.38 |
| 코스피200 | 811.84 | ▲13.52 |
가상화폐 시세 〉
| 암호화폐 | 현재가 | 기준대비 |
|---|---|---|
| 비트코인 | 104,003,000 | ▼769,000 |
| 비트코인캐시 | 657,000 | ▼3,500 |
| 이더리움 | 3,194,000 | ▼30,000 |
| 이더리움클래식 | 12,750 | ▼110 |
| 리플 | 1,998 | ▼15 |
| 퀀텀 | 1,394 | ▼11 |
| 암호화폐 | 현재가 | 기준대비 |
|---|---|---|
| 비트코인 | 104,020,000 | ▼693,000 |
| 이더리움 | 3,192,000 | ▼32,000 |
| 이더리움클래식 | 12,740 | ▼110 |
| 메탈 | 435 | 0 |
| 리스크 | 188 | ▼1 |
| 리플 | 1,999 | ▼15 |
| 에이다 | 375 | ▼3 |
| 스팀 | 88 | ▼0 |
| 암호화폐 | 현재가 | 기준대비 |
|---|---|---|
| 비트코인 | 104,020,000 | ▼780,000 |
| 비트코인캐시 | 655,500 | ▼5,000 |
| 이더리움 | 3,192,000 | ▼33,000 |
| 이더리움클래식 | 12,760 | ▼90 |
| 리플 | 1,997 | ▼16 |
| 퀀텀 | 1,400 | ▼5 |
| 이오타 | 88 | 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