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여성 피의자 화장실 열어 본 경찰 ‘성희롱’ 손해배상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는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해” 기사입력:2015-02-16 12:41:00
[로이슈=신종철 기자] 기륭전자 여성 조합원이 들어가 있는 경찰서 형사과 화장실 문을 살짝 열어 본 경찰의 행위는 정당한 직무범위에서 벗어난 위법한 행위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조합원 A씨는 2010년 4월 동작경찰서 로비에서 기륭전자 부사장과 다툼이 있었다 그런데, 부사장은 A씨가 자신을 폭행했다며 고소하겠다고 해서 경찰서 내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인하러 경찰서 내부로 들어갔다가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이날 A씨가 형사과 사무실에서 구금돼 있던 중 잠금장치가 없는 형사과 사무실 내부의 화장실에 들어간 지 4분 정도 지났을 때, 경찰관 K씨는 화장실 문을 약간 열었다가 바로 뒤돌아갔다. 화장실 문이 약간 열렸을 때 A씨와 K씨는 눈이 마주치기도 했다.

A씨는 화장실에서 나와 K경찰관에게 “여자가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데, 왜 문을 열어보느냐”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A씨는 다음날 3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어 “동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형사과 사무실 안에 설치된 화장실에서 옷을 내리고 용변을 보고 있었는데, 조사를 담당하던 형사가 강제로 화장실 문을 열어 몸 전체를 봤다. 견딜 수 없는 모욕감에 손발이 마비돼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밝혔고, 이런 내용이 기사화됐다.

이에 대해 K경찰관은 A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1심 서울중앙지방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사가 항소와 상고를 했으나 모두 기각돼 2012년 6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그러자 A씨는 “경찰인 K씨는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중과실로 옷을 내리고 용변을 보던 화장실 문을 강제로 열고 원고를 보았다. 이로 말미암아 견딜 수 없는 성적수치심을 느끼고 손발이 마비되는 등의 엄청난 정신적ㆍ육체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대한민국은 경찰관의 불법행위책임에 의해 위자료 1000만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또한 “경찰관 K씨는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로 원고를 고소하고 허위사실을 언론에 제보해 보도하게 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줬으므로, 그에 따른 위자료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은 2013년 9월 A씨가 경찰관 K씨와 국가를 상대로 낸 성희롱과 무고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K씨가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서 법정에 나와 위증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신적 고통을 인정해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성희롱과 관련, 재판부는 “화장실 내에서 피의자가 자해하거나 자살을 하는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화장실 문에 잠금장치도 설치하지 않고, 피의자로 하여금 화장실 문을 열어두고 용변을 보도록 돼 있는 경찰서 화장실에서 여성 피의자가 옷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남성 경찰관이 화장실 문을 열었다면 여성 피의자로서는 당혹감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성적 수치심까지 느낀다고 할 수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특히 화장실의 문을 약간 열어둔 상태에서 남성 경찰관이 여성 피의자가 무엇을 하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화장실 문을 약간 더 열었다면 여성 피의자가 느끼는 성적 수치심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며 “따라서 성희롱을 인정할 수 업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제3민사부(재판장 박관근 부장판사)는 2014년 10월 A(여)씨가 경찰관 K씨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나52409)에서 “피고의 행위는 원고에게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주는 행위로서 위법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성희롱을 인정해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소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비록 K경찰관이 나름대로 피의자인 원고의 신병을 확보하고 자해나 도주를 막기 위해, 또는 원고를 불러내기 위해 화장실 문을 약간 열었다고 해도 일단 화장실 밖에서 원고를 불러보거나 불응시 화장실 문을 열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리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를 배려하지 않은 채 갑자기 문을 연 이상,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K씨가 화장실 문을 연 것이 아니라, 이미 열려있던 문틈으로 봤다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비록 피고 K씨가 원고에게 수치심이나 모욕감 등을 주려는 목적이나 불순한 의도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미필적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의해 이루어진 행위로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이로 말미암아 원고가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는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위자료 액수와 관련, 재판부는 “사건 발생경위(피고 K씨가 원고를 화장실 밖으로 불러내려고 하는 과정에서 경솔하게 행동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당시 원고가 느꼈을 수치심이나 모욕감 등 정신적 고통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위자료의 액수를 300만원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했던 위증에 따른 위자료는 인정하지 않았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원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A(여)씨가 경찰관 K씨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231941)에서 “A씨에게 위자료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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