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2015년 시무식사 전문

대법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5년 시무식 갖고 공식 집무 시작 기사입력:2015-01-02 14:15:55
[로이슈=손동욱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대법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5년 시무식을 갖고 공식 집무를 시작했다.

▲2015년시무식에참석한양승태대법원장(사진=대법원)

▲2015년시무식에참석한양승태대법원장(사진=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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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무식사 전문]

친애하는 전국의 법원 가족 여러분!

2015년의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은 항상 희망과 기대로 설렙니다. 착하고 평화로움을 상징하는 양의 해를 맞아 모든 법원 구성원 여러분의 가정에도 따사로운 사랑과 정이 넘치고, 마음속에 담고 있는 아름다운 꿈과 소망이 현실로 다가오는 한 해가 되기를 빕니다.

무엇보다 먼저, 큰 사건으로 유난히 어려움이 많았던 지난해에도 꿋꿋이 각자의 임무를 완수한 법원 가족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합니다. 법원으로 쏟아지는 그 많은 사건을 때를 놓치지 않고 처리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면서도 합리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틈틈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은 많은 법원 구성원의 모습이 사법부의 미래를 비추는 빛이 됩니다. 외국의 권위 있는 기관이 우리나라의 사법절차의 효율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여러분의 이러한 노고에 기인한 것이라 믿습니다.

사법부 구성원 여러분!

현대 사회에서 사법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사회구조와 가치관이 날이 갈수록 복잡 다양해져 이해 충돌의 소지가 넓어짐에 따라 상호간 갈등의 기회는 늘어만 가고 그 양상도 더욱 치열해져 갑니다. 따라서 이로 인한 분쟁을 적법하게 해소하여 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여야 할 사법의 책임도 점점 커져갈 수밖에 없습니다. 양적, 질적인 사건 부담의 증가로 인한 어려움은 그 필연적인 결과이지만 양보와 타협정신이 엷어진 사회풍조는 사법부에게 한층 더한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상반된 이해관계의 치열한 각축 속에서 각자 자기 측에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여론을 오도하는 등 부당하게 재판부에 영향을 미치려는 다양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회적 마찰이 대립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재판은 무조건 비난하고, 자신이 믿고 싶은 사실과 정보만 선택한 ‘이기적 진실’을 내세워 재판을 왜곡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일은 모두 적정한 사법절차를 방해하고 사법정의의 구현을 저해하는 것으로서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오늘날 정치적인 압제가 사라진 많은 민주국가에서 호도된 여론으로부터의 독립이야말로 재판의 독립 중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이럴 때에 사법을 이끌어 주는 등대는 바로 객관적인 법의 정신과 원칙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이념은 오직 법치주의일 뿐이고, 오로지 법에 따라 불편부당하고 공평무사한 결론을 찾아내어야 합니다. 편향된 논리에 현혹되지 않는 냉철한 이성과 집단의 이름을 빌린 공세에 맞서는 의연한 용기를 가지고 진정한 법의 원칙을 탐구해야 하는 것이 사법부 구성원의 임무입니다. 우리는 오늘, 각자에게 맡겨진 책무를 재확인하며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치 종교적 열정에 모든 것을 바치는 성직자와 같은 마음으로 사법부의 사명을 달성하는데 헌신하고자 하는 각오를 다지는 것으로 한 해를 열어갑시다.

법원 가족 여러분!

사회의 변화 속도는 날이 갈수록 더욱 빨라져 갑니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1980년대에 초 우량기업으로 거명되던 46개 기업 가운데 현재 생존해 있는 기업은 1할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어떤 강자라도 도태되고 마는 것이 냉엄한 현실입니다. 사법부 역시 규모와 외형이 현저하게 커짐과 동시에 법조일원화의 전면적 시행, 평생법관제의 정착,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의 법조인 배출에 따라 실질도 크게 달라지는 등 모든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일었습니다. 사회 전반의 폭발적인 발전과 의식의 변화는 사법부에 새로운 역할과 기능을 요구하고도 있습니다. 사법부가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진화하지 못하면 발전은커녕 현상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재판절차, 인사운영, 심급제도, 법원조직 등 사법 운영의 모든 측면에서 새로운 감각으로 변화된 상황에 맞는 방안을 찾음과 아울러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사법의 새로운 기능도 개발해 가야 합니다. 우리 사법부 구성원들은 결코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거부하지 말고 모두 한 마음으로 창의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사법의 모습을 만들어 가는데 동참하여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사법부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재판업무이니만큼 재판이야말로 법원에 대한 신뢰의 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뢰받는 재판이라면 충실하고 만족도 높은 심리에 의해 1회로 분쟁을 끝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재판은 으레 3심을 거쳐야 한다는 고정관념적인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우리 사법제도의 원류인 서구 여러 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선진 사법 어느 나라에서도 심급제도가 그와 같이 소모적으로 운영되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단지 거치기 위한 재판은 아무 가치가 없는 절차일 뿐입니다. 우리도, 대부분의 분쟁은 제1심에서 하는 한 번의 재판으로 끝나고 상소심까지 가는 사건은 예외적인 일부에 불과한 선진 사법의 모습을 하루 빨리 만들어가야 합니다. 사실심, 특히 1심의 강화는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로서 조직ㆍ제도ㆍ절차의 모든 면에서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하드웨어적 개선을 하더라도 당사자의 승복을 얻으려는 재판부의 절실한 마음이 없다면 아무 목적을 달할 수 없습니다. ‘以聽得心’이라고 했습니다. 귀 담아 들음으로써 마음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넓은 포용력과 인내심으로 당사자의 주장을 끝까지 경청하며 두 번, 세 번 생각하는 모습이 가장 중요한 신뢰의 터전임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됩니다.

친애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우리는 지난 수년 간 국민과의 소통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다가가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그 노력에는 언제나 진정성과 참신성을 잃어서는 아니 됩니다. 진솔한 마음이 빠진 반복적, 전시적 행사는 오히려 거부반응만 더할 따름입니다.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국민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향을 모색함과 아울러 소통을 통해 얻어진 성과는 신속히 업무에 반영함으로써 가시적인 성과가 두드러지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법원가족 여러분!

좋은 일은 잊히기 쉽지만 나쁜 추억은 오래 가는 법입니다. 물체의 강도는 그 약한 연결부위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이른바 최소율의 법칙은 사법부에게도 적용될 것입니다. 어렵사리 쌓아 올린 신뢰의 탑도 작은 사건 하나로 무너지고 마는 것을 우리는 뼈저리게 체험하였습니다. 오랫동안 내려온 관행이라고 무관심하지 말고 정당성을 항상 재점검하면서 어떤 업무가 우리의 약한 부위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재판의 근본은 성의에 있고 성의의 근본은 신독(愼獨)에 있다고 했습니다. 언제나 자신을 돌아보며 행동을 조심하고 마음을 다해 재판에 임해야 한다는 옛 현인의 말씀은 오늘날에도 변함없는 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우리는 사법의 발전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사무치는 한겨울의 추위를 거치지 않으면 달콤한 매화향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추진할 혁신의 길이 모두 평탄하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뜻을 모은다면 모든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새해에도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늘 함께하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5. 1. 2.
대법원장 양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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