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부부싸움 중에 쌍방 폭행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두 사람에게 재판부가 국선변호인으로 같은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을 진행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A(여)씨와 B씨는 50대 부부다.
그런데 B씨는 2012년 11월 자신의 집에서 처인 A씨가 외도한 것으로 의심해 말다툼을 하던 중 주먹으로 얼굴을 수회 때려 비골(코뼈) 골절 등 전치 6개월의 중상을 입혔다. 또한 흉기(칼등)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A씨는 남편의 폭력에 대행해 몸싸움을 하다가 흉기로 남편 B씨의 허벅지를 1회 찌르고, 가슴 부위를 1회 휘둘러 전치 4주의 상해를 가했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집단ㆍ흉기 등 폭행), 상해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지난 3월 A(여)씨에 대해 남편으로부터 먼저 심한 폭력을 당해 범행에 이른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B씨에게는 “처인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해 입힌 상해의 정도가 중하고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B와 싸우면서 흉기를 붙잡고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B가 상해를 입은 것이므로 상해의 고의가 없으며, 형량도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B씨도 “1심 형량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은 지난 9월 A씨가 흉기를 휘두른 사실을 인정해 항소를 기각했다. 반면 B씨의 항소는 받아들여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B)이 피해자(A)에게 가한 상해의 정도가 중하고, 눈은 후유증까지 남아 있는 등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은 점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당심에서 범행을 자백하면서 반성하는 점, 피해자와 합의된 점, 동종 범행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1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감형했다.
그러자 A씨가 “항소심 재판부가 자신과 피고인 B를 위해 국선변호인으로 같은 변호사(C)를 선임해 재판을 진행한 것은 위법하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1심에서 A씨는 국선변호인이 선임됐고, B씨는 법무법인의 사선 변호사를 선임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A씨의 상고(2014도13797)를 받아들였다. 이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ㆍ흉기 등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여)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라”며 대구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공범관계에 있지 않은 공동피고인들 사이에서도 공소사실로 봐 어느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변론이 다른 피고인에 대하여는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사건에서는 공동피고인들 사이에 이해가 상반된다”며 “공동피고인들에 대해 선정된 동일한 국선변호인이 공동피고인들을 함께 변론한 경우에는 형사소송규칙 제15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A)과 공동피고인(B)이 공범관계에 있지는 않지만, 서로 상대방에 대해 상해를 입혔다는 내용으로 각자에 대한 공소사실 범행의 피해자가 상대방 피고인이므로, 어느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변론은 다른 피고인에 대한 유죄 인정 여부나 범행의 죄질 등 정상에 대해 당연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돼 공소사실 자체로서 피고인과 공동피고인은 이해가 상반되는 관계에 있음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원심이 피고인(A)과 공동피고인(B)을 위해 동일한 국선변호인을 선정한 다음 그 국선변호인의 변론을 거쳐 심리를 마친 과정에는 소송절차에 관한 형사소송규칙 제15조 제2항을 위반해 피고인으로 하여금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옴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재판부는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며,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쌍방폭행 피고인들에게 재판부가 같은 국선변호인 선임은 위법”
항소심 재판부가 부부싸움 쌍방 피고인들에게 같은 국선변호인 선임해 재판 진행 기사입력:2015-01-01 1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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