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다 법정구속 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장성관 판사가 석방한 것과 관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이게 뭔 짓이야?’ 조현오 보석결정에 대한 판사들의 반응”이라며 “이제 검찰개혁도 모자라 법원개혁도 해야 할 판인가?”라고 통탄했다.
먼저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2010년 3월 서울지방경찰청장 재직 당시 지휘관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자 아무리 변명해도 변명이 안 되니까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로 인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死者) 명예훼손과 유족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이성호 판사는 지난 2월 20일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해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성호 판사는 “피고인이 허위사실을 적시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명예를 훼손했고, 경찰 최고위직에 올라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고 책임 있는 지위가 있음을 스스로 망각하고 법정에서까지 추측성 의혹을 제기하고 사후적으로 침소봉대하는 무책임한 언행을 반복해 온 것에 대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법정구속 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이날 즉각 변호인을 통해 항소했고, 이틀 뒤에는 “증거를 인멸할 여지가 전혀 없고, 사회적 지위와 명성에 비춰 보면 도망할 가능성도 없으며,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법원에 보석허가 청구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달 25일자로 법관 정기인사를 단행했고,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법정구속했던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재판장으로 장성관 판사가 배치됐다. 보석허가 신청을 검토한 장성관 판사는 2월 28일 보석 보증금 7000만원을 납부하고, 거주지를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로 한정해 조현오 전 청장을 석방했다. 법정구속 8일만이고, 사건을 맡은 지 3일만이다.
그러자 사법부와 장성관 판사를 비난하는 여론은 들끓었고, 법조인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급기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은 3일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장성관 판사를 향해 돌직구를 던졌다.
법사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은 민주통합당 박범계, 박영선, 서영교, 이춘석, 전해철, 최원식 의원(가나다순)과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 등이다. 이날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은 이들을 대표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른 의원들은 일정상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 12단독 장성관 판사는 지난 28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보석결정으로 석방했다”며 “국회 법사위원들이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해 온 국민들이 여기에 이목이 집중된 틈을 탄 결정이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평소 국회의원으로서 판사의 재판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왔으나, 이번 결정이 갖는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어 성명을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조목조족 따지며 장성관 판사를 질타했다. 첫째로 “장성관 판사는 이번 보석결정을 할 자격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 이유로 “법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 하더라도, 장 판사는 조현오 전 청장의 사자(고 노무현 대통령) 명예훼손죄 사건을 오랜 동안 심리한 끝에 실형선고와 함께 법정구속한 이성호 판사의 후임 판사”라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조 전 청장이 선고 당일 항소했으니 당연히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로 이송될 예정이어서, 기록송부 전 보석청구를 했더라도, 장 판사는 가능한 빨리 기록을 송부해 항소심 재판부가 사건을 심리한 후에 보석허가 여부를 결정케 하는 것이 옳은 태도였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석허가는 급격하고도 중한 발병과 같은 중대한 사정변경이 있을 때나 할 일을, 조현오 전 청장은 반성도 없고 합의도 없는 등 사정변경이 없는데, 전격적으로 한 것은 오랜 동안 재판하고 법정구속이라는 결단을 내린 종전 재판부의 재판결과에 대한 신뢰는 물론 사법부의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짓”이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아울러 “장 판사는 아무 때나 구속하고 아무 때나 풀어주는, 사법부의 이미지를 원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두 번째로 “조현오 전 청장을 풀어준 장성관 판사가 이성호 판사의 후임 재판장으로 사무분담된 것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들은 “사법연수원 28기로 내년이면 부장판사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장성관 판사는 본인이 서울중앙지법에 단독판사로 더 있겠다고 하면 있을 수도 있으나, 통상적으로는 지방법원의 부장판사로 나가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 판사는 이미 다른 법원에서 형사단독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본인이나 사무분담권자(법원장)나 또 다시 형사단독 재판을 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고, 더군다나 1년 뒤면 부장판사로 지방법원으로 내려갈 판사였기 때문에 그의 단독판사 사무분담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특이사항에 그가 하필이면 조현오 전 청장 사건을 다룬 형사12단독에 배정(25일자부터 업무개시)되고 배정된 지 불과 3일 만에 전격 석방한 것을 보태어보면, 마치 조현오 전 청장의 석방을 위해 형사12단독에 배정된 것 아닌가하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물론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은 원한다고 배정되는 자리는 아니고, 본인의 신청이 있어야하고 기수, 성향과 출신학교, 근무평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원장이 하는데, 많은 판사들이 ‘눈에 보이는 짓’을 했다라고 지적하고 있고, 장 판사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요직에 있었던 인사와 친분이 있었다는 수근거림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음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날선 시선을 보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그러면서 “이제 검찰개혁도 모자라 법원개혁도 해야 할 판인가?”라며 탄식하며 “구속영장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8일 만에 조현오 전 청장을 석방해 줌으로써 판사만 잘 만나면 석방되는 고무줄과 같은 재판놀이! 이것이 진정으로 사법부를 구성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판사들이 원하는 법원의 자화상인가?”라고 개탄했다.
또 “재판을 희극화 해버린 이번 장 판사 퍼포먼스는 차제에 법원의 사무분담이 제대로 된 기준과 형평성을 갖고 이루어지는 지 되짚어 볼 계기를 제공했다”며 “검찰이 잘못하는 것은 법원이 바로 잡아 줄 수 있으나, 법원이 잘못하는 것은 아무런 시정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이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 이재화 변호사 “정상적인 판사라면 조현오 보석허가 절대 못해…뭔가 냄새 난다”
한편, 장성관 판사에 거친 돌직구를 던졌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인 이재화 변호사는 법사위원들에 앞서 의혹을 먼저 내비쳤었다.
이재화 변호사는 지난 1일 트위터에 “1심 재판에 관여하지도 않은 1심 후임판사가, 판결 선고 시 법정구속한 사건을, 항소심에 기록을 보내기 전에 피고인의 보석을 허가하는 경우는 전무후무할 것”이라며 “장성관 판사의 조현오 보석허가는 정상적인 판사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뭔가 냄새가 난다”고 싸늘한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그는 “조현오 보석허가 이유에 대해 장성관 판사는 ‘경찰수장 지낸 사람으로 경찰 전체에 영향 미칠 수 있고,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며 “권력 가진 자의 범죄는 더 악질이고, 2년 동안 불구속으로 수사, 재판받아 충분히 방어권 보장했는데 무슨 헛소리인가?”라고 장 판사에게 돌직구를 던졌다.
이 변호사는 “장성관 판사의 조현오에 대한 보석허가를 기준으로 하면 무죄를 다투는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방어권 보장을 위해 모두 구속을 취소하거나 석방해야 하고, 권력을 가졌던 피고인은 재판 중에는 구속시켜서는 안 된다”라는 논리라며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질타했다.
앞서 보석허가 결정이 나자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법원, 조현오 구속된 지 일주일 만에 석방. 구속영장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보석허가라”라고 씁쓸해하며 “장 판사 제 정신인가?”라고 장성관 판사에게 돌직구를 던진 바 있다.
법사위원들 “조현오 보석허가…판사들 ‘이게 뭔 짓이야’”
“검찰개혁도 모자라 법원개혁도 해야 할 판인가?…이것이 판사들이 원하는 법원 자화상인가?” 기사입력:2013-03-04 11: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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