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에 의뢰해 지난 4일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45.3%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2위 민주당 후보 한명숙 전 총리(23.9%)와 3위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21.7%)을 2배 안팎의 큰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여야 유력 후보들이 망라된 다자구도에서도 안철수 교수가 37.4%를 기록, 14.2%로 동률을 기록한 한명숙 전 총리와 나경원 최고위원을 23.2%p 격차로 앞섰다. 어떤 경우에든 안철수 원장의 당선 확률이 높다는 얘기로 볼 수 있다.
그 다음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5.7%,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3.7%, 정운찬 전 총리가 3.3%,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법무부장관 출신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이 2.1%로 뒤를 이었다.
박원순 변호사와 안철수 교수가 각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나경원 최고위원과 한명숙 전 총리가 맞붙는 4자구도에서는 안철수 교수가 39.9%, 한명숙 전 총리가 22.6%, 나경원 최고위원이 21.7%, 박원순 변호사가 5.2%로 나타났다.
한편 유권자들에게 정치권 내부인사와 외부인사 양자대결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본 결과, 외부인사라는 응답이 52.0%, 내부인사라는 응답이 21.6%로, 외부인사에 대한 지지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서울시 교육감의 단일화 금품수수 혐의 파문으로 야권 지지층에서 정치권 외부인사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같은 맥락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 무소속 안철수 원장이 양자대결로 붙을 경우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물은 결과, 안 원장을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63.0%로, 나경원 최고위원 22.5%를 3배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으로선 안 원장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게 되면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투표율과 관련해서, 이번 보궐선거에 적극적으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들은 40.4%로 지난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보다 8%p 가량 높게 나타났다. 아직 보궐선거 시점이 많이 남았고, 선거열기가 과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최소한 작년 은평(을) 재보궐 선거 투표율인 40.5%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는 9월 4일(일), 서울지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유선전화 800명+휴대전화 200명)을 대상으로, RDD(Random Digit Dialing 전화번호부 미등재가구 포함 임의걸기) 방식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