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 2003년 4월 19일 밤 11시경 서울 정릉동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자동차를 타고 뒤따라오던 날치기범이 A씨의 핸드백을 낚아채려 했다. 이에 A씨는 핸드백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핸드백 끈을 놓지 않고 질주하는 차량에 끌려갔다. 결국 A씨는 핸드백을 놓치며 넘어져 어깨 인대 등을 다쳤고, 이에 범행 차량이 가입한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자동차손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는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영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인해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때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여기서 ‘운행으로 인해’는 운행과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결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가 승용차를 이용한 날치기범에게 핸드백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차에 끌려오다가 결국 핸드백을 놓치며 뒹글면서 넘어져 상해를 입었다면 승용차의 운행과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며 “따라서 피고는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나아가 “설령, 원고가 범행에 이용된 승용차와 직접 부딪친 사실이 없더라도 이 사건 경위에 비춰 보면 피보험 차량의 운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위법이 없다”고 덧붙였다.